[Dispatch=구민지기자] 미연은 '(여자)아이들'의 비주얼이다. 그녀의 별명은 '면프로디테'(미연+아프로디테). 미의 여신이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눈부신 미모를 갖고 있다.

그러나 진짜 미연의 매력은, 미모가 아니다.

사실 그는, 외모에 실력이 가려진 가수다. 그는 팀의 메인보컬. 라틴, 탱고, 힙합, R&B, 트랩, 록…. 그간 (여자)아이들의 강렬한 음악을 자신의 목소리로 표현해왔다.

미연은 욕심이 많은 가수이기도 하다. 데뷔 5년차, "아직도 더 보여줄 게 많다"고 말한다. (여자)아이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음악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싶다는 것.

그 첫걸음이 바로, 솔로 앨범 '마이'(MY)다.

"(여자)아이들은 개성이 강한 팀이에요. 솔로 앨범으로는 어떤 음악을 보여드릴지 고민이 많았죠. 함께 즐길 수 있는, 편안한 음악으로 시작해 보기로 결정했습니다." (미연)

'디스패치'가 최근 미연을 만났다. '마이'(MY)로 말하고픈, 미연(MY)의 진짜 이야기를 들었다.

◆ "공백기, 초심으로 돌아갔다"

미연의 가수 생활은, 돌이켜보면 다사다난하다. 일단, 연습생 시절부터 길었다. 'YG'에서만 5년을 갈고닦았다. '블랙핑크' 데뷔 조에 들 정도. '큐브'에서도 1년을 연습했다.

심지어 데뷔 3년차부터는 팀이 위기를 맞았다. 멤버 수진(탈퇴)이 학폭 논란에 휘말렸던 것. 아이들은 1년 2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활동을 멈춰야 했다.

그래서 더 신중해야 했고, 더 공을 들여야 했다. 미연은 멤버들과 "공백기가 긴 만큼 더 오랜 시간 (새 앨범을) 준비하면 돼. 우리 잘 할 수 있어"라며 서로를 다독였다.

그룹의 새 앨범 '아이 네버 다이'(I NEVER DIE)를 준비하며,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어쩌면 마지막일지 모른다는 불안감까지 들었다.

동시에, '초심'을 되새기게 됐다. 아이돌이 되기로 결심한 시점이 떠올랐다. 기나긴 연습생 시절도 리플레이됐다. 데뷔 후 행복했던 순간들도 차례로 생각났다.

"제가 왜 가수가 되고 싶었는지, 왜 음악을 하고 싶었는지 다시 생각하게 됐어요. 저는 노래를 좋아하고, 노래로 힘을 얻던 아이였거든요. 저 역시 누군가에게 위로와 위안이 되고 싶었어요."

◆ "MY, 진짜 미연의 이야기"

자연스럽게, 솔로 앨범의 방향이 정해졌다. (여자)아이들의 강렬한 그룹 색을 잠시 내려놓았다. 리스너들에게 기분 좋은 휴식을 선사할 수 있는 앨범을 준비하게 됐다.

그는 "아이들이 했던 음악과는 다르다. 저 자체를 담아낸 앨범"이라며 "대중에게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드리고 싶었다. 드라이브 떠날 때 듣기 좋은 플레이리스트"라고 밝혔다.

첫 솔로 앨범의 타이틀은 'MY'. 미연의 이니셜이다. '나의'라는 이중적 의미도 담는다. (우리가 몰랐던) '진짜 미연'을 알리는 앨범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네버랜드'(팬덤)의 영향이 컸다.

"돌이켜보면 제가 좋아하는 걸 할 때 팬분들의 만족도도 높았어요. 특히 네버랜드는 제가 노래하는 모습을 가장 응원해 주시죠. 제가 좋아하고 잘 하는 음악을 하는 게, 팬분들이 원하는 것 아닐까요?"

아이들로서의 자부심도 의욕에 불을 붙였다. "제가 아이들의 3번째 솔로 주자다. 앞서 우기와 소연이 지나치게(?) 잘 해줬다"며 "저도 두 멤버에 못지 않은 앨범을 내려 노력했다. 자랑스러운 멤버가 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 "MY, 미연으로 힐링하자"

먼저, 첫 트랙 '로즈'(Rose). 봄 내음이 물씬 담긴 러브 송이다. 미연은 "너의 꽃말을 알려줘"라며 달달하고 수줍은 고백을 한다. '마이'의 인트로로 딱 어울리는 노래다.

그는 "로즈는 앨범의 시작을 여는, 소개 같은 곡"이라며 "제 이름의 미가 장미를 뜻하는 '미'다. 그래서 타이틀곡만큼 좋아했던 노래"라며 미소 지었다.

타이틀곡은 '드라이브'(Drive). 가볍고 경쾌한 록 장르의 곡이다. 미연의 맑고 깨끗한 고음이 돋보인다.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을 지켜내는 이들을 위한 응원이 담겼다"고 알렸다.

이는, 미연이 스스로를 위로하는 주문이기도 하다.

< 내 맘 가는 대로 가로질러 가볼래 날 위해 / 그곳이 어디든 날개를 펼치고 I'm flying / 저 쏟아지듯 펼쳐진 길 위로 내 모든 걸 던져 / Run run run higher, fly fly fly higher / I, I find myself 다시 빛나는 나를 봐 >

'소프틀리'(Softly)는 알앤비&펑크. 역시 봄을 닮은 노래다. 살랑살랑하고 간지럽다. 새침한 가사가 돋보인다. "멜로디가 확 꽂혀서 좋아했던 곡"이라고 말했다.

'차징'(Charging)에도 앨범 취지를 담았다. 이번엔 부드럽게, 편안하게 노래한다. "제목 그대로 충전을 해주는 곡이다. 위로를 받을 수 있다"고 알렸다.

◆ "MY, 미연으로 감성돋자"

반대로, 미연의 촉촉한 감성도 느낄 수 있다. 우기가 선물한 '소나기'. 기타 선율이 아름다우면서도 처량하다. 미연은 이별을 예감하는 연인의 복잡한 마음을 노래했다.

 <예고도 없이 쏟아진 소나기에 / 오도 가도 못하고 멍하니 서서 그저 바라보고 있어 / 비조차도 피하지 못하는 우리가 식어가는 마음을 둘 곳이나 있을까 / 젖어서 무거워진 사랑이 짐 같아 / 이렇게 변해버린 마음이 참 밉다>

미연은 '소나기'로 데뷔 후 첫 작사에 도전했다. 가사를 위해 20대 초반에 직접 썼던 일기장을 꺼내들었다. 덕분에 감성 짙은 가사들을 적어낼 수 있었다.

미연은 "사실 오래된 일기장을 들킨 기분이라 부끄럽긴 하다. 제가 그 시절 엄청 감성적이었더라"며 "그래도 그 당시 제 생각과 삶을 돌아보게 됐다. 조금씩 다시 글을 써보려 한다"고 말했다.

'떼 아모'(TE AMO)는 앨범 중 가장 강렬한 노래다. '로즈'가 핑크빛 장미라면, '떼 아모'는 짙은 흑장미를 연상케 한다. 웅장한 스트링 사운드에 미연의 매혹적인 보컬이 어우러졌다.

그는 "떼 아모는 가장 파워풀하고 센 곡이다. 이런 스타일을 정말 해 보고 싶었다"며 "정말 제가 하고 싶은 것을 모두 다 담은 앨범"이라고 만족스러워했다.

◆ "미연의 진짜 매력은, 열정이다"

올해 (여자)아이들의 봄은, 눈부시다. '톰보이'로는 "아이들은 죽지 않았다"(I NEVER DIE)는 것을 입증했다. 미연의 솔로 앨범 역시 음원차트를 올킬했다.

그러나 미연은, 성적이 중요한 건 아니라 말한다.

"팀이 데뷔 5년 차가 됐어요. 언제 시간이 이렇게 갔나 싶죠. 한데 사실 크게 달라진 건 없어요. 그저, 조금 더 (아이들이라는 팀에) 자부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게 된 정도?"

미연의 목표는 무엇일까.

"그저 많은 분들이 제 노래를 듣고 좋아해 주신다면 그것만으로도 행복할 것 같아요. 욕심이 있다면, '미연이 알고보니 노래 잘 하네'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그리고 그는, 다시 즐겁게 연습실로 향했다. (참고로, 이날 인터뷰는 밤늦은 시간 진행됐다.)

"노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곧바로 연습실로 달려가요. 그 후론 오랫동안 연습해요. 오늘이 바로 그런 날이고요. 힘에 부치진 않아요. 저는, 제가 좋아하는 일을 즐기고 있거든요."

<사진=이승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