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정태윤기자] "잘.생.겼.다."

부인할 수 없는, 그의 첫 인상이다. 183cm 훤칠한 키와 뚜렷한 이목구비를 갖췄다. 청춘 멜로와 딱 어울리는 교복 비주얼도 숨멎 포인트. 그래서 의문이 들었다.

"(얼굴만큼) 연기도 잘 할까?"

답은, Yes 였다. 생존하기 위해 좀비와 처절히 사투를 벌였다. 친구를 잃고 뜨거운 눈물도 쏟아냈다. 첫사랑을 향한 순애보로는 과몰입을 유발했다.

배우 로몬(23)의 인기가 뜨겁다. 그는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이하 '지우학')이 발굴한 신선한 얼굴. 싸움 잘하는 前 일진 '이수혁' 캐릭터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정말 후회 없이 열심히 했습니다. 작은 그릇이지만, 최대한 가득 채우려고 노력했죠. 인기요? 얼떨떨하죠. 설날 선물을 아주 크게 받은 기분이에요." (로몬)

'디스패치'가 최근 로몬과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어떻게 수혁이가 됐을까. 지금은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로몬에게 '지우학'을 물었다.

◆ "실은, 데뷔 6년차입니다"

사실, 로몬은 혜성처럼 등장한 신인이 아니다. 15세 때부터 드라마와 영화 출연을 시작했다. '전설의 마녀'(2014년)와 '닥터스'(2016년) 등이다.

특히, 드라마 '파수꾼'(2017년)에선 고등학생 사이코패스 역할도 연기했다. 그럼에도 아직 대중에겐 낯설다. 빛을 볼 날을 기다리며, 묵묵히 내공을 쌓았다.

로몬은 '지우학'에 캐스팅됐던 순간을 떠올렸다. "이렇게 큰 역할로 넷플릭스에 나온다는 것 자체가 꿈만 같았다"며 "설렘과 기대감 넘치는 마음으로 연기했다"고 회상했다.

수혁에 임하는 마음 가짐도 남달랐다. 멋있는 비주얼만 고수하려 하지 않았다. 현실 고등학생을 연기하기 위해, 오히려 망가지려 노력했다.

'맨수'라는 별명도 유쾌하게 그려냈다. 맨발에 운동화를 신어, 발 냄새가 난다는 설정. 로몬은 직접 아이디어를 내, 애드리브를 선보였다. 발가락 사이를 양말로 닦았다. 

"저를 멋있게 봐 주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잘생기게 나오고픈 욕심이 없었어요. 멋을 부리는 건, 연기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 "수혁이 되는 법, 체력부터 기르자!"

수혁은 한 때 일진이었다. 하지만 마음을 다잡고 바르게 살려고 노력하는 학생이다. 친구들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앞장섰다. 때문에 좀비와의 강도 높은 액션 신이 많았다.

로몬은 몸부터 만들었다. 이미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지만, 본격적인 액션은 처음이었던 것. 그는 "첫 훈련을 받고 3일 동안 한의원에 다녔다"고 말했다.

이어 "먼저 체력을 길러야 했다. 매일 한강을 달렸다. 평균 10km씩 러닝도 뛰었다. 틈만 나면 훈련장에 출근 도장을 찍으려 했다"며 “수혁은 주로 때리는 역할이라서 더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그래서 탄생한 짜릿한 장면. 돌연변이 좀비 윤귀남(유인수 분)과의 계단 액션 신이다. 예상치 못한 파워에 밀리면서도 발차기를 날렸다. 현실 고등학생의 주먹질도 표현했다.

"귀남이와 계단에서 싸우는 장면은 (촬영) 5개월 전부터 연습했습니다. 정말 힘들었지만, 연습 때보다 감정이 더 잘 나왔어요. (유)인수 형과의 합이 좋았던 것 같아요."

이재규 PD의 조언도 있었다. 수혁이 아닌 로몬의 입장에서 고민해보라는 것. 로몬은 “나라면 어땠을까 하고 생각을 많이 했다. 저와 수혁이가 만나는 접점을 찾아 연기했다”고 전했다. 

아쉬움은 없었을까. 로몬은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2년 동안 촬영하면서 많은 고생과 노력을 기울였다. 정말 후회 없이 했다”고 자부했다.

◆ "또래 배우들과 함께 성장했다"

로몬에겐 반가운 얼굴들도 있었다. 조이현(최남라 역), 유인수, 함성민(한경수 역), 이은샘(박미진 역) 등이다. 이들과는 웹드라마 '복수노트'(2017년)에서 함께 한 인연이 있다.

그는 "캐스팅 보드를 확인했는데 아는 얼굴이 많았다. 바로 인수 형이 알바하는 카페로 달려갔다. ‘우리 같이 작품 한다’며 즐겁게 이야기를 나눴다"고 회상했다. 

덕분에 실제 같은 반 친구들처럼 촬영할 수 있었다. 애드리브가 넘쳐나는 현장이었다. 방송실에서 간이 화장실을 만드는 장면, 옥상 신 등이 즉흥 대사로 완성됐다.

"옥상에서 불을 피우는 신이 있었어요. '불을 피우는데 잘 안 된다'는 지문이 다였죠. 저희가 고군분투하는 모든 상황이 애드리브였습니다. 그래서 더 리얼했던 것 같아요."

우정과 함께 풋풋한 로맨스도 피어났다. 수혁은 좀비에 물려 감염된 남라를 지키기 위해 나섰다. 서툴지만 듬직한 모습으로 여심을 사로잡았다.

로몬은 "남라와의 로맨스는 거의 순서대로 촬영했다. 덕분에 자연스럽게 감정을 쌓아갈 수 있었다"며 "극적인 상황이라 더 진정성 있게 다가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 "로몬의 전성기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지우학’은 K-좀비의 새 역사를 썼다. 공개 직후 보름간 넷플릭스 전 세계 TV 쇼 부문 1위를 달성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뉴질랜드 등 총 37개국에서 정상을 찍었다.

로몬의 인기도 핫하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방송 전) 22만 명에서 464만 명까지 급증했다. 수혁과 남라는 '아랍두부' 커플이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로몬은 "최근 스스로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연예인 된 것 같다'는 말이다. 아직 실감이 안 난다"며 "설날 선물을 아주 크게 받았다"고 쑥스러워했다.

그에게 '지우학'은 졸업장 같은 작품이다. 로몬은 “모든 걸 끝내고 나니, 마치 미국 하버드 같은 명문대를 나온 듯한 자부심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주연으로서 시즌2도 기대하고 있다. "수혁이라면 친구들을 지키지 못한 죄책감에 빠져 있을 것 같다"며 "무술과 싸움 연습을 열심히 해서 업그레이드된 액션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바랐다.

로몬의 전성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지우학에선 제 두 손에 들어오는 그릇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걸 가득 채우려 노력했고요. 지금은 그보다 더 큰 그릇을 채우는 과정입니다. 남들보다 느리지만, 계속 성장하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거예요. 그게 제 매력입니다. 항상 최선을 다하는, 태도가 좋은 배우가 될게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사진제공=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