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김지호기자] 배우 신민아와 김선호가 만났다. 사람 냄새 물씬 나는, 섬세한 대본도 주어졌다. 게다가 따뜻한 연출이 로맨스를 밀고 당긴다. 

그래서, tvN '갯마을 차차차'(극본 신하은, 연출 유제원)는 힐링이다. 

'갯마을 차차차'의 원작은 영화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2004년)이다. 엄정화와 故 김주혁이 티격태격 케미를 자랑했다.

전체적인 스토리는 똑같다. 서울 출신 치과의사 윤혜진이 바닷가 시골마을에 치과를 차린다. 백수지만 못 하는 게 없는 '홍반장' 홍두식을 만나 썸을 탄다. 

영화는 드라마에 비해 다소 심심한 편이다. 혜진이 마을 사람들과 친해지는 과정이 투박하게 그려진다. 두식에게 푹 빠지는 이유도 명쾌하지 않다.  

반면 '갯마을 차차차'는 원작보다 훨씬 업그레이드된 디테일을 보여준다. 우선 주인공들 캐릭터에 풍부한 입체감을 불어넣었다. 

윤혜진(신민아 분)은 고슴도치에 비유된다. 어린시절 엄마가 일찍 돌아가신 상처, 짝사랑남에게 당한 충격 등으로 가시를 세우고 있는 것. 

하지만 그녀의 내면은 따뜻하기 그지 없다. 카드값에 허덕이면서도 여기 저기 후원한다. 임플란트 안 한다는 동네 할머니와 싸우더니, 그 집에 찾아가 "재료값만 받겠다"고 제안한다. 

가출한 사춘기 소녀 오주리(김민서 분)와도 친해졌다. 주리가 발이 삐어 마을 가요제에서 춤을 추지 못하자, 선뜻 무대에 올라 살신성인 댄스를 펼치기도 한다.

혜진 캐릭터를 완성하는 건, 누가 뭐래도 신민아다. 원작 엄정화의 세련된 이미지에 전매특허 러블리를 끼얹었다.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2010년)보다 더 현실감 있게 귀엽다.

하이라이트는 5회 술주정 신. 홍두식(김선호 분)과 술을 마시고 해맑게 뛰어노는가 하면, "나 김연아 같지"라며 동네 운동 기구에 올라탔다. 횟집 수족관 옆에서 팔짝 뛰며 포즈를 취했다. 

디테일도 빼놓을 수 없다. 3회, 두식의 등에 업혀 하이힐 한 짝을 떨군 장면이다. 콩콩 한 발로 뛰어 신발을 신으러 갔다. 신민아라 귀여웠고, 신민아라 엄마 미소가 나온 신이었다. 

홍두식 역시 원작보다 더 매력적인 남자로 그려진다. 뭐든지 다 잘하면서, 선하고 소탈하다. 자격증만 있는 줄 알았더니, 서울대 공대 장학생 출신의 엄친아다.

자신만의 철학도 굳건하다. 혜진이 돈과 성공을 말한다면, 두식은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을 말한다. 행복, 자기만족, 세계평화, 사랑…. 현실엔 없는, 판타지적 인물이다.  

모두를 궁금하게 만드는 비밀도 있다. 대학 졸업 후 5년 동안 사라진 것. 힌트는 5회, 두식의 악몽에서 나왔다. 어둠 속에서 피투성이 손이 다가왔다. 두식은 괴로워하며 깨어났다.

김선호는 이런 두식의 매력을 완벽하게 살려냈다. 꽃미남 비주얼로 온갖 작업복을 소화했다. 바닷가에서 서핑하는 모습 역시 CF 속 한 장면이었다.  

연기도 로코 최적화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신민아를 향한 눈빛은 달달 그 자체. 특히 4회, 신민아의 얼굴을 식혀주며 "뜨겁다, 너무"라고 말하는 신은 열렬한 호응을 얻었다. 

김선호는 5회 빗속 바닷가 데이트에서도 심장 폭격 신을 만들어냈다. "그냥 놀자, 나랑"이라며 씨익 웃었다. 세상 청량한 미소로 여심을 두드렸다. 

유제원PD의 센스있는 연출도 엄지 손가락을 치켜올리게 만든다. 그 대표적인 예가 4회 "뜨겁다 너무" 신. 혜진의 마음이 녹는 순간을 얼음이 녹는 컵으로 보여줬다. 

마지막으로, 매회 펼쳐지는 바닷마을 사람들의 각양각색 에피소드가 소박한 감동을 더한다. 혜진이 마음의 문을 열고 마을에 스며드는 과정도 훈훈하기 그지 없다. 

덕분에 시청률도 고공행진 중이다. 1회 6.8%(닐슨코리아, 케이블 기준)로 시작해 매회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12일 6회 방송은 10.2%까지 뛰어올랐다. 

연기, 연출, 대본 등 삼박자가 맞아 떨어졌다. 모든 캐릭터가 살아 숨쉰다. 힐링도, 로맨스도, 코미디도, 놓치지 않았다. '갯마을 차차차'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사진출처=tvN, '홍반장'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