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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무대가 있다는 것"..브레이브걸스, 역주행의 꿈

[Dispatch=박혜진기자] 가요시상식. 스타에겐 당연한 무대다. 하지만 우리에겐 꿈의 무대. 아무나 오를 수 없는 곳이다. 

다른 가수의 백업 댄서로 겨우 무대에 섰다. 주어진 시간은 단 90초. 그리고 내려왔다. 곧장 집으로 향했다. 

우리 자리는 없었으니까….

다른 가수 뒤에서 춤을 춰도 행복했다. 무대를 할 수 있었으니까. 이름이 없어도 괜찮았다. 노래 할 수 있었으니까. 

“저희도 한 번쯤은…저희 이름으로 시상식 무대에 당당히 서고 싶어요. 그게 목표고, 꿈이에요.”

‘브레이브걸스’의 이야기다. 역주행의 신화를 쓴 그들의 꿈은 다소 소박(?)했다. 자신들의 이름으로 무대에 서는 것, 그뿐이었다.

◆ “노래가 간절했어요"

브레이브걸스는 대부분 20대 초반에 연습생을 시작했다. 나이 탓에 데뷔의 문턱을 넘기까지 쉽지 않았다. 

민영은 “20대 중반이 지나니 주변에서 (나이 때문에) 힘들거라고 말리더라”며 “그래서 연기자를 지원할 수밖에 없었다”고 떠올렸다.

용감한형제는 나이를 문제 삼지 않았다. 민영의 재능을 알아봤다. 민영은 “(다시) 노래할 수 있게 돼서 좋았다. 노래가 간절했다. 원래 가수가 꿈이었으니까”라고 말했다.

유정 역시 21살에 연습생을 시작했다. “지인이 연습생으로 (저는 나이 때문에) 제 아는 동생들을 소개해달라더라”며 “욕심이 생겼다. 제가 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유정은 오디션에 지원했다. 용기로 기회를 얻었다. 당시 나이 제한은 23살이 최고령. 유정은 25살이었다. 

유나는 “가이드 가수를 하면서 음악은 계속했었다”면서 “원래는 아이돌에 관심이 없었지만, 작곡으로 유명한 회사라 배워보고 싶어 지원했다”고 말했다.

은지는 “다른 회사에서 5년 정도 연습생 생활을 했다”며 “포기하려는 찰나, 지금의 부사장님이 ‘소녀시대’만큼 유명한 가수를 만들어 주겠다고 하셔서 다시 시작하게 됐다”고 전했다.

◆ 무명, 군통령이 되다

브레이브걸스는 지난 2016년 2월, 싱글 ‘변했어’로 야심 차게 데뷔했다. 하지만, 가요계 진입 장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데뷔 1주일 만에 음원 차트에서 밀려나기 시작했다. 

그해 6월, 미니 3집 ‘하이힐’로 컴백했다. 이때부터 브레이브걸스를 찾는 곳도, 인지도도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였다. 유일한 스케줄은 위문공연이었다. 유나는 “스케줄이 위문열차 밖에 없었다. 부대할 곳이 없었다”고 말했다.

새 앨범을 내거나, 공중파 음악방송에 나가고 싶지는 않았을까. 민영은 “공백기가 너무 길었다. 앨범을 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고 전했다.

“그 공백기 동안, 아무 스케줄도 없고 지쳐있었어요. 그때, 장병들이 저희를 불러줬어요. 군 공연은 무대에 대한 갈증을 풀 수 있는 곳이었어요. (공중파 무대가 아니어도) 행복했어요.” (민영)

브레이브걸스는 약 60건이 넘는 위문 공연을 소화했다. 12시간이 걸려 백령도를 다녀오기도 했다. 무대에 오를 수 있다는 기쁨에, 지칠 새가 없었다. 

◆ 가수, 내겐 사치였을까

언제 어디든 마다하지 않고 위문 공연을 다녔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가수의 삶을 이어가는 건 쉽지 않았다. 결국, 해체를 논의했다. 

실제로, 유정과 유나는 숙소에서 짐까지 뺀 상태였다. 유정은 취업을 위해 한국사를 공부하고 있었다. 유나는 바리스타 자격증도 땄다. 은지는 의류 사업을 준비했다.

유나는 “연예인에 대한 생각을 접었다. 아니, 접어야 했다”며 “하고 싶은 건 음악인데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그 현실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은지는 “이상과 현실은 달랐다. 시간이 지날 수록 불안했다”며 “최소한의 생활을 위해선 직업이 필요했고, 의류 관련 일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가수에 대한 미련은 점점 짙어졌다. 은지는 “아쉬움이 있었다. 무대에 제대로 서보고 싶었다. 이룬 게 하나도 없으니 마음 한편이 찝찝했다”고 고백했다.

“나이가 다 30대니까 당장 내일이 급했어요. 현실적으로 각자 돈을 벌어서 생활해야 했죠. 그러다… 5일 만에 모든 게 바뀌었어요.” (유정)

◆ 무명의 반란, 역주행

브레이브걸스는 “인생 역전”이라고 말했다. 가수라는 꿈을 내려놓았다가, 역주행으로 다시 무대에 서게 됐다.

들뜨지 않으려 애썼다. 어차피 또 그렇게 지나갈 테니까. “거품일 것 같았다. 또 끝날 거라는 두려움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거품 아닌, 실화였다. 브레이브걸스는 데뷔 6년 만에 첫 1위를 기록했다. 각종 음원차트 1위를 휩쓸었다. 방송가들은 앞다투어 브레이브걸스를 찾았다.

“예전에는 무대에 오를 때마다 끝이라는 생각이 들어 슬픈 마음이 들었어요. 이제는 ‘다음’이 있다는 희망이 있어서 무대를 즐길 수 있게 됐어요.”(민영)

브레이브걸스는 요즘 하루에 1시간을 잔다. 해가 지고 들어가서, 해가 뜨기 전에 나온다. 이동하는 차 안에서의 쪽잠은 일상이 됐다. 

힘들지는 않을까. 브레이브걸스는 “너무 행복하다”고 입을 모았다. 유정은 “3년 5개월 넘도록 쉬었다. 정신이 힘든 것보다 몸이 힘든 게 낫다”고 말했다.

“예전엔 자기 전에 ‘내일은 뭘 해야 하지’ 등 많은 생각을 했어요. 여유가 없었죠. 지금은 여유로운 마음으로 잠이 들어요.”(유나)

“스스로 한심하다는 생각을 많이 지웠어요. 전에는 매일 밤, ‘난 왜 이럴까’라며 모든 일을 제 탓으로 돌렸죠. 지금은 저 자신에게 칭찬해줄 수 있는 넉넉함이 생겼어요.”(유정)

◆ 목표는, 정주행

멤버들은 “저희의 털털한 모습을 좋아해 주신 것 같다”며 “힘든 것도 가감 없이 보여드리다 보니 동네 언니 같은 친근한 매력을 느끼신 것 같다”고 역주행 이유를 꼽았다.

인기를 누리는 만큼 부담도 따른다. 브레이브걸스는 “책임감이 커졌다. 이제부터 정신 똑바로 차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갑자기 너무 큰 사랑을 받으니 부담감과 책임감이 크게 다가오더라고요. 이걸 지키려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이 많아요.”

이제는 정주행이 목표다. 민영은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을 묵묵히 걸어갈 것”이라며 “브레이브걸스만의 색깔을 담은 음악으로 자리매김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멤버들은 “‘제2의 ○○○’라는 수식어가 아닌, 저희의 정체성을 제대로 잡아서 ‘제1의 브레이브걸스’가 되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민영은 “저희보고 ‘희망적인 존재’라고 해주시더라”며 “코로나 19로 힘든 시기에, ‘나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수식어가 부담도 되지만, 저희가 어린 나이가 아니기 때문에 더 잘하고 싶다”며 “물론, 실수할 수 있다. 그때마다 지적해주시면 더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 “30대 걸그룹, 판도 바뀌길”

올해 이루고 싶은 목표를 물었다.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시상식에 가고 싶다. 올 한 해 최고의 가수가 모이는 자리라서 더 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게, 데뷔 6년 동안 시상식에 정식으로 초대받은 적이 없다. “한 번도 저희 이름으로 참여한 적이 없다. 백업 가수로서 간 적은 있다”고 털어놨다.

“백업 무대만 하고 집으로 돌아가야 했어요. 저희 좌석이 없었으니깐요. 이젠 저희 이름으로 무대에 서고 싶어요. 떳떳하게 앉아 무대를 즐기고 싶어요.”

브레이브걸스는 꾸준히 역량을 키우고 있다. 민영은 “비밀리에 작곡가로 활동 중”이라며 “저의 감성을 담은 곡을 따로 작업하고 있다. 언젠가는 밝히겠다”고 귀띔했다.

유정은 “작사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며 “원래 글 쓰는 걸 좋아했다. ‘무슨 경험을 했길래 이런 글을 쓸 수 있지?’라는 느낌을 주는 작사가가 되고 싶다”고 희망했다.

유나는 “평소 사진 찍는 걸 좋아한다”며 “쉬는 동안 작업해서 실제로 어느 가수의 앨범 커버로 채택됐다. 계속 (재능을) 발전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은지는 “패션과 미용 쪽에 관심이 많다”면서 “패션&뷰티 예능도 해보고 싶다”고 바랐다.

또 하나를 꿈꾼다.

“앞으로 걸그룹의 판도가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너무 어린 친구들이 데뷔를 준비하는데, 저희가 늦게 데뷔해도 성공할 수 있다는 사례가 되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오랜 팬들에게 한마디.

“한 오랜 팬이 ‘제가 브브걸에게 줬던 사랑이 가장 작은 사랑이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참 울컥했습니다. 감사하단 말밖에 할 수가 없어요. 그 감사함에 보답할 수 있는 가수가 될게요. 꼭 지켜 봐주세요.”

<사진=이승훈기자(Disp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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