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구민지기자] JYP 연습생, 밴드 연습생, '르씨엘'(밴드), '당신이 잠든 사이에'(연기자), '사랑했어요'(뮤지컬 배우), '섹션 TV'(리포터), '불후의 명곡' 출연(가수)…

가수 문시온이 걸어온 길이다. 어릴 적부터 꿈을 위해 장르를 가리지 않고 도전했다. 묵묵히, 최선을 다해 달렸다. 그럼에도, 아직 대중들은 그를 모른다.

험난한 여정의 연속이었다. 기약 없는 연습생 생활을 버티고, 소속사까지 옮겨야 했다. 그 사이 그의 동기 수지, JB(갓세븐), 프니엘(비투비)은 스타덤에 올랐다.

문시온은 절망적일까?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전 지금도 좋다"며 미소 지었다. "무명이긴 하지만 그만큼 이것저것 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 현재도 그저 감사하다"고 말했다.

"데뷔만 하면 다 잘 되는 줄 알았어요. 그렇지 않더라고요. 솔직히 '포기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죠. 그럴 때마다 더 이를 악물었습니다. 제가 더 노력하면 언젠가 알아주시지 않을까요?" 

지금부터 가수 문시온의 이야기다.

문시온은 학창 시절부터 가수의 꿈을 키웠다. 동아리 활동을 통해 각종 큰 무대에 올랐다. 고양시 주최 노래 경연 대회에서 최종 2위로 뽑히기도 했다. 대형 기획사로부터 연습생 제의를 받았다.

그때만 해도, 그저 탄탄대로일 줄 알았다. 그러나 첩첩산중이었다. 길고 긴 연습생 생활을 버텨야만 했다. 가수 연습생에서 배우 준비생, 다시 밴드 연습생으로 인고의 시간을 버텼다.

D. 어떻게 가수를 꿈꾸게 됐나.

문 : 고등학교 힙합 동아리에서 활동했다. 당시 록 페스타 등 다양한 행사에 참가해 공연을 진행했다. 고양 시청 노래 경연 대회 나갔을 땐 2위를 수상했다. 당시 1위가 '갓세븐' JB다. 여기서 JYP 명함을 받고, 17살부터 연습생 생활을 시작했다.

D. 그런데 다시 배우 연습생 기간을 거쳤다.

문 : 가수 연습생 당시 1년에 1~2번 자체 쇼케이스를 진행했다. 그때마다 연극 주인공을 맡았다. 연기 쪽으로 재능이 있는 것 같다는 평가를 많이 받았다. 자연스레 연기를 배우기 시작했다. 학교도 연극 영화과로 진학했다.

D. 준비한 시간만 따져도 엄청 긴 편이다.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문 : 가수나 배우 지망생은 누구나 겪은 일이다. 저만 특별히 힘들다거나 괴롭다고 느끼진 않았다. 금전적인 어려움은 아르바이트로 해결했다. 일을 병행하면서 생활비를 벌었다. '나도 잘 될 거다'라는 생각으로 버텼다.

D. 또다시 밴드 연습생 생활을 시작했다.

문 : 대학교 2학년이 됐을 때 지금의 소속사로부터 밴드 제의를 받았다. 이미 연기 활동을 시작한 터라, 고민도 됐다. "지금의 연기를 놓고 싶지는 않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제 의견을 존중해 주셨다. 영화도 출연할 수 있을 정도로 연기에 대한 지원을 많이 받았다. 밴드 준비도 차근차근할 수 있었다.

문시온의 연예계 생활은 도돌이표였다. 한 고비를 넘으면 또 다른 고비가 찾아왔다. 연습생 기간이 끝이 아니었다. 데뷔 후에도 매 순간 치열한 경쟁 속에 살았다. 여러 분야를 오가며 입지를 다지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D. 2018년 드디어 꿈을 이뤘다. 밴드 '르씨엘'로 데뷔했다.

문 : 데뷔만 하면 다 잘 될 것이라 생각했다. 현실은 그게 아니었다. 음악 방송 출연하는 것부터 힘들었다. 이전에는 연습생들과 경쟁했다면 그 연습생들을 이기고 나온 팀들과 다시 경쟁해야만 했다. 심지어 반응도 크게 얻지 못했다.

D. 데뷔하고서 걱정이 더 많아진 것 같은데.

문 : 주눅 들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다른 팀의 무대와 제 모습을 비교하면 더 못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주변엔 잘 된 친구들도 많았다. 저도 오랫동안 연습하고 준비했는데, 당연히 그 부분은 부러울 수밖에 없었다.

D. 데뷔 후 동기들을 만났을 땐 어땠나.

문 : 수지를 만난 적 있다. 수지가 주인공을 맡은 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 단역으로 출연했다. 반가웠지만 쉽사리 인사를 건넬 수가 없었다. '날 못 알아보겠지?'라는 생각에 그저 연기만 신경 썼다. 수지가 먼저 "오빠"하고 말을 건넸다. 굉장히 고마웠다. 스태프들은 의아해했다. 씁쓸하지만 그게 현실이었다.

D. 어떻게 극복했나.

문 : 회복하는 데 오래 걸리진 않았다. '섹션TV' 리포터로 1년간 활동하면서 이겨냈다. 톱스타들을 만나고 대화를 하다 보니 부담감이 사라졌다. 당시 제작진의 요청은 뭐든 진행했다. 오그라들 수 있는 것까지도(웃음). 밝은 성격에 대한 칭찬을 많이 받았다.

D. 연기자, 리포터, 밴드에 이어 지난해에는 뮤지컬 무대에 섰다.

문 : 감사하게도 기회가 주어졌다. 처음 접해 보는 장르라 초반에는 걱정이 많았다. 베테랑 선배들이 큰 도움을 주셨다. (연기할 때) 무의식적으로 무릎을 굽히는 등 평소 자각하지도 못했던 습관을 모두 고쳐야 했다. 쉽진 않았지만 무대에 섰을 때 너무 행복했다.

D. 다양한 분야를 오가는 게 어렵지는 않았나.

문 : 하나만 하기도 힘든 건 사실이다. 연기를 하다 밴드로 데뷔했을 땐, 카메라를 잘 못 찾는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연기도, 악기도, 노래도, 모두 놓치고 싶지 않다. 가능하다면 무엇이든 기꺼이, 열심히 할 계획이다.

문시온은 이번에 또 한 번의 신인이 됐다. 17일 첫 솔로 디지털 싱글 '미스터 론리'를 발표했다. 휴식기 동안 내공을 갈고닦았다. 밴드 음악에서 벗어나 새로운 장르에 도전했다. 이번엔, 퍼포먼스까지 선보인다.

'미스터 론리'는 몽환적인 분위기에 중독성 있는 멜로디가 합쳐진 곡이다. 실력파 뮤지션 TABIAN이 프로듀싱했다. 떠나간 사랑을 그리워하는 고독한 남자의 심경을 가사로 풀었다.

1곡을 만드는 데 꼬박 1년이 걸렸다. 고심에 고심을 반복했다. 인트로, 아웃트로도 끊임없이 체크했다. 적어도, 한 번 듣고 소비되는 음악은 만들기 싫었다.

D. 3년 만의 앨범이다.

문 : 곡을 준비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처음엔 밴드 음악으로 준비했다. 디테일을 하나하나 잡았다. 작업하다 보니 퍼포먼스가 더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녹음하는 데만 1년이 걸렸다. 그만큼 공을 많이 들였다. 가사, 노래, 믹싱, 마스터링, 안무까지 모든 부분을 체크, 또 체크했다.

D. 음악 장르 변화? 또다시 도전인 셈이다.

문 : 도전이라면 도전이다. 밴드 음악일 때도 좋았지만, 제가 느끼기엔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가긴 어려울 것 같았다. 그래서 얼반 팝으로 방향을 바꾸게 됐다. 작곡가들에게 의견을 많이 냈다. 대중들이 편하게 들을 수 있는 곡을 원했다. 지금의 결과물에 만족한다.

D. 댄스도 첫 선을 보인다.

문 : JYP 연습생 이후 8년 만에 춤을 추게 됐다. 초반에는 발 떼기도 힘들었다. 기본기부터 다시 잡았다. 하루에 10시간씩 춤 연습에 매진했다. JB가 조언을 많이 해줬다. 연습이 더 필요한 부분들을 하나하나 짚어줬다. '좋다'는 평가를 받았을 땐 뛸 듯이 기뻤다.

D. 신곡 안무를 짤 때도 열정이 가득했을 것 같다.

문 : 그렇다(웃음). 제 의견을 많이 냈다. 메인 안무 중에 손을 터는 부분이 있다. 힘듦을 떨쳐내고자 하는 의미를 담았다. 수정에 수정을 반복했다. 친구들한테 보여줘도 이 안무는 확실히 기억한다. 노력한 만큼 잘 나와서 다행이다.

D. 밴드로 활동하다 솔로가 됐다. 부담감도 있었을 텐데.

문 : 그렇다. 부담감을 감당하기 위해 계속 연습했다. 뮤직비디오 촬영을 앞두고는 다이어트도 함께 진행했다. 3주간 감자와 계란만 먹었다. 하루는 운동을 마치고 집에 갔는데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저혈당 쇼크까지 왔다. 부담감에 너무 무리를 했다. 다행히 금세 회복하고 촬영도 잘 마쳤다.

"꿈꾸는 도시 위에 난 남겨졌지만" ('미스터 론리' 가사 中)

문시온은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결과가 어떨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럼에도 문시온은 걱정하지 않는다. 자신의 꿈을 위해, 넘어지더라도 끝까지 가보려 한다.

D. 노력은 언젠가 빛을 보게 된다.

문 : 그렇게 되길 바란다.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것 자체가 행복이다. 이번에 곡 작업에 참여하면서 많은 걸 알 수 있었다. 방송 관계자로부터 '얼굴 잘 생기고, 중저음에 춤까지 추는 애들 없다' 칭찬도 들었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 느꼈다.

D. 이번 활동으로 얻고 싶은 것?

문 : 그저, 열심히 하는 저라는 친구가 있다는 걸 알리고 싶다. 대중에게 '이 친구 괜찮다, 멋있다' 하는 인상을 주고 싶다. 그래야 제가 가진 것들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생길 듯하다.

D. 목표가 있다면.

문 : 제 노래가 사랑받았으면 좋겠다. 뮤지컬도 다시 한번 해보고 싶다. 뮤지컬은 2시간 동안 내 에너지를 내뿜어야 한다. 가요 무대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관객에게서 받는 힘도 엄청나다. 공연 마지막 무대에선 울컥한다. 그 감정을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다.

D. 마지막 한 마디.

문 : 이번 앨범은 굉장히 오랜 기간 준비했다. 좋은 모습 보여드리기 위해 많은 땀을 흘렸다. 열심히 준비한 만큼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미스터 론리'는 지친 상황을 헤쳐나가는 이야기다. 힘든 시기에 제 노래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진=이승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