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코크의 한 에어비앤비 숙소에서 몰래카메라가 발견됐습니다. 이를 본 가족들의 유쾌한 반응이 화제인데요.

지난 6일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3월 초 아일랜드로 여행을 떠난 뉴질랜드의 바커 가족의 사연을 보도했습니다.

이들은 에어비앤비를 통해 코크의 한 숙소를 예약했습니다. 피곤한 몸을 달래기 전 숙소를 둘러보던 이들은 거실 천장의 화재경보기가 이상하다는 사실을 눈치챘습니다.

사실 가족의 아버지인 앤드류는 IT 보안업체에서 근무하는 직원이었습니다. 숙소에서 와이파이 네트워크를 조사하던 중 화재경보기를 발견했고, 이내 몰래카메라라는 걸 알았죠.

앤드류는 즉각 그 자리에서 몰래카메라 장비를 해킹했습니다. 컴퓨터로 확인해본 결과 몰래카메라는 거실뿐만 아니라 숙소 곳곳에 배치된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는 이 사실을 곧바로 가족들에게 알렸습니다. 그리고 가족들은 유쾌한 반란을 시작했는데요. 바로 보란 듯이 몰래카메라로 가족사진을 찍은 것이죠.

이들은 이 사진을 토대로 에어비앤비에 이 사실을 신고했습니다. 부인 닐리는 "만약 남편이 몰래카메라를 찾아내지 못했다면 어땠을지 끔찍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이 가족들은 에어비앤비 측을 통해 어떤 답도 받지 못했다고 하는데요. "상담원에게 당시 전화했을 땐 '당일 환불은 받을 수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고 합니다.

숙소 주인 역시 앤드류가 몰래카메라에 대해 묻자 곧바로 전화를 끊고 잠적했고요. 다시 후 전화를 걸어 "카메라는 방범용으로 거실에 설치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에어비앤비는 해당 논란이 커지자 뒤늦게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사건 발생 2주가 훌쩍 지난 뒤였습니다. 그것도 뉴질랜드 현지 언론들이 보도를 낸 이후부터였죠.

그들은 "숙소 주인의 활동을 영구적으로 금지시켰다"며 "우리는 숙소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하는 걸 정책적으로 엄격히 금지하고 있고, 이를 위반할 시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어 "현재까지 5억 명의 이용자가 에어비앤비를 이용했지만 이런 일은 드물다"고 밝혔습니다. 숙소 주인 역시 뒤늦게 바커 가족들에게 전화해 몰래카메라 설치를 시인하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고 합니다.

<사진출처=워싱턴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