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송은주·박혜진기자] 허위 진술을 강요했다. 

"(버닝썬) 가드가 신분증을 검사했다고 말하라 했어요." 

A 군이 머뭇거리자, 협박이 들어왔다.

"클럽이 영업정지 당하면 니들 책임인 거 알지?" 

그들은 A 군에 행동 요령도 전했다.

"(경찰이) 너희 출석하라는 말도 안 할 거야. 혹시 전화 오면 시킨 대로만 해"

2018년 7월 7일 미성년자 출입 사건. 모든 건, '버닝썬'의 각본대로 진행됐다. 조작됐고, 무마됐다. 

'디스패치'가 7.7 사건의 당사자들을 만났다. 그들 중 1명은 2000년생으로, 지난해 '미성년자'였다.

◆ 사건

2018년 7월 7일 새벽. 한 아주머니가 '버닝썬'을 찾아왔다. 

"아들이 저 클럽 안에 있어요. 미성년자예요. 아들을 찾아야 합니다." (A 군 진술 재구성)

'버닝썬' 가드는 아주머니의 출입을 막았다. 들어갈 수 없다는 것. 그녀는 휴대폰을 꺼내 112에 신고했다. 

"우리 아들이 미성년자인데 클럽에 있어요. 빨리 출동해주세요." (A 군 진술 재구성)

아주머니는 가드의 안내를 받으며 클럽에 들어갔다. 아들 S를 발견했고, 클럽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경찰(역삼지구대)은 이 사건을 어떻게 처리했을까. A 군에게 경찰을 봤냐고 물었다.

"경찰은 못 봤어요. 출동했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우리가 나왔을 땐 없었어요. 대신 '버닝썬' 사장과 이야기를 했어요. (그제야) 신분증을 보여 달라 하더군요."

이는, '디스패치'가 최초로 보도한 7.7사건 내용과 일치한다. 

"클럽 고위 간부가 나와서 경찰을 상대했습니다. 경쟁 업소에서 허위 신고를 한 것 같다고요. 철저하게 민증 검사를 했다며 경찰을 그냥 돌려보냈습니다."

◆ 조작


그날, A 군 일행이 만났던 클럽 사장. 전직 가드가 밝힌 고위 간부. 동일인이다. 'H 사장'으로 불리는 버닝썬' 영업 사장이다. 이문호 대표와 막역한 사이다.

A 군 일행은, H 사장을 다시 만났다. 장소는 강남의 한 카페. 정확한 날짜는 기억하지 못했다. 사건 발생 며칠 뒤였다.

A 군에 따르면, H 사장은 종이(확인서) 1장을 테이블 위로 꺼냈다. 읽어보고 사인하라는 것. 

"종이에는 버닝썬이 신분증 검사를 철저히 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어요." 

H 사장은 사실을 조작했다. 그리고 허위를 강요했다.

"형 신분증을 보여주고 클럽 안으로 들어갔다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정리하면, H 사장은 클럽의 잘못을 A 군 일행 책임으로 돌렸다. '버닝썬'은 신분증 검사를 철저히 했는데, A 군 일행이 클럽을 속였다는 것.  

'버닝썬'은, 그렇게 사건 경위를 조작했다. 실제로는 어땠을까.

"민증 검사요? 전혀 없었어요. 6월에도 놀러 갔었죠. 그때도 신분증 검사를 안 했습니다. VIP 고객이라 무사통과였죠."

A 군 일행이 이날 결제한 술값은 약 2000만 원 선이다.

◆ 협박

사실, A 일행은 망설였다. H 사장이 내민 건, 가짜였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거짓 진술서였다. 

다음은 A 군이 기억하는 H 사장의 말이다.

"우리는 신분증 검사를 철저히 한 거야. 너희가 (다른 신분증으로) 우릴 속인 거야. 이게 그런 내용이야. 사인해." 

그들은 사인했다. 아니 할 수밖에 없었다고 고백했다. 이어지는 H사장의 말에 기겁한 것. 

"사인을 안 하면 일이 커진다고 했어요. 영업정지를 당하면 손해가 40억 인가?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엄청 손해를 본다고. 그러면 우릴 고소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성년자인 S 군은 2000년생. 나머지 일행은 1999년생이다. '고소'라는 이야기에 겁을 먹을 수밖에 없는 나이다.

"고민을 했죠. 계산도 했습니다. 고소를 당하면 1인당 얼마를 물어줘야 할지…. 무서웠습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죠."

H 사장은 당근도 제시했다. (술값의) 원가를 제외한 돈을 돌려주겠다고 말했다. 

"그냥 시키는 대로만 하면 아무 일 없을 거라고 했습니다. '우리가 알아서 뒤처리할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이죠."

H 사장은 덧붙였다. 

무마

"경찰 조사는 없을 거야. 아마 너희 출석하라는 말도 안 할 거야. 만약 전화가 오면 받아. 신분증 검사를 했다는 말만 하면 돼." (A 군 진술 재구성)

A 군 일행에게 (경찰) 연락을 받았는지 물었다.

A 군은 "기억은 잘 안 난다. 전화가 온 것도 같다"고 말했다.

"그런데 경찰서를 가진 않았어요. 아마 전화 통화만 1번 한 것 같아요. 정확히 언제인지는 기억이 나질 않아요."

강남경찰서는 미성년자인 S 군을 소환하지 않았다. 당시 동행했던 A 군 일행도 부르지 않았다. 전화 통화 정도가 수사의 전부였다. 

7월 7일 '미자' 출입 사건은, 끝이 났다. 

"H사장이 'CCTV는 벌써 다 지웠다'고 말했습니다. '우리가 말만 맞춰주면 끝'이라고 했죠. 경찰 조사에 상당히 자신 있는 모습이었어요."

그렇게, 무마됐다. 경찰은 불기소 의견을 냈다. 무혐의로 종결된 것. 영업정지는 없었다. 강남구청은 어떤 행정처분도 내리지 않았다.

◆ 그리고...

'버닝썬'에 출동한 경찰은, 클럽 내부로 들어가지 않았다. '영업방해'라고 말하는 클럽 가드의 의견을 순순히 받아들였다. 

"클럽 안으로 들어갈 수 없어요. 영업방해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경찰 관계자)

'버닝썬'에 출동한 경찰은, 미성년자를 찾지 않았다. '허위신고'라고 주장하는 클럽 사장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했다. 

"클럽 밖에 나왔을 때 경찰은 없었어요. 만나지도 못했고요." (A 군 일행)

'버닝썬'을 담당한 구청은, 어떤 처분도 내리지 않았다. 경찰과 검찰의 사건 처리 결과를 그대로 따랐다. 

"무혐의로 종결된 사건입니다. 행정처분을 내릴 사유가 없습니다." (강남구청 관계자)

'버닝썬'은 지금까지 100차례 이상 신고를 당했다. 그러나 1차례의 행정처분도 없었다. 그들은, '무법지대' 속에서 영업을 이어갔다. 경찰과 구청의 단속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다. 

누구의 '빽'을 믿었을까. '디스패치'가 만난 익명의 제보자들 말을 덧붙인다.

"C 씨가 경찰 쪽을 알아보고 다녔습니다. 그는 승리 및 이문호와 밀접한 인물입니다. '아오리'부터 '버닝썬'까지, 함께 움직였어요. 승리의 팔라완 생일 파티에도 초대됐고요."

"L 씨는 강남구청은 신경 쓰지 말라고 했어요. 그는 '르메르디앙' 호텔 측입니다. 사건이 터졌을 때도 '구청은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었죠. 자신 있어 보였어요."

'버닝썬'의 유착관계는 7월 7일에 시작된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