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나지연기자]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기습적인 신곡 발표도, 그리고 그 곡이 박진영이 작곡한 노래라는 것도…. 'YG' 양현석 대표의 선택은 이번에도 달랐다. 이하이의 목소리에 박진영표 발라드를 입히는 반전 선곡이었다.
'괴물신인' 이하이의 신곡 '허수아비'가 베일을 벗었다. 허를 찔린 건, 노래를 만든 작곡가가 박진영이라는 사실. 하지만 박진영이 이하이를 염두하고 만든 곡은 아니다. 이미 오래 전에 곡을 받았고, 몇 년이 지난 지금 이하이의 목소리에 입힌 것이다.
"옷장에서 오랫동안 아껴뒀던 옷을 꺼냈다고 할까요. 마침내 그 옷이 어울릴 사람을 찾았거든요."
신곡이 발표된 오후, 양현석 대표와 통화를 했다. 양 대표에 따르면 '허수아비'는 5년 전에 박진영으로부터 받은 곡이다. 양 대표는 이 곡을 오랜 기간 아껴두고 있었다. 그러다 '소울보컬' 이하이를 만났고, YG 식구들 아무도 모르게 직접 진두지휘를 했다.
하지만 이해되지 않는 한 가지. 왜 하필 5년 전 곡일까. 무엇보다 트렌디한 이하이다.
양현석 대표는 세월을 거스르는 발라드의 힘을 말했다. "댄스 음악은 트렌드를 탄다. 하지만 발라드는 다르다. 세월이 지나도 좋다"면서 "이 곡은 꼭 맞는 친구에게 주고 싶었다. 그게 바로 이하이였다. 소울 보컬과 발라드의 합이 딱 맞았다"고 말했다.
신곡을 발표했지만, 대형 프로모션은 없다. 뮤비도, 티저도 제작하지 않았다. 방송 활동은 댄서 없이 진행된다. 화려했던 데뷔곡 '1, 2, 3, 4'와는 확연하게 다른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신곡 이미지로 사용된 '허수아비' 그림도 이하이가 직접 그린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도 전략은 숨어 있었다. 양 대표는 "허수아비는 감수성이 짙은 노래다. 뮤비를 만들면 이미지에 대한 선입견이 생길 것 같았다"면서 "각자 추억을 떠올리며 자신만의 뮤비를 만들길 바랐다"고 말했다.
특별한 무대 연출이 없는 건, '목소리'를 그대로 전달하기 위함이다. 그는 "대중의 취향은 다양하다. 이하이가 가만히 서서 노래를 하는 모습을 바랄 수도 있다"며 "목소리 자체가 가진 힘이 크다. 그래서 트렌디를 버리고 정면승부했다"고 답했다.
데뷔 24일째. 기습적으로 신곡을 발표한 이유도 덧붙였다. 쌀쌀한 날씨, 따뜻한 보컬이 '딱'이라는 설명. 그는 "요즘 날씨가 많이 추워졌다. 이 곡은 쌀쌀한 요즘 날씨와 잘 어울린다"면서 "가사도 좋다. 옛사랑을 떠올리게 만드는 가사도 요즘과 잘 맞았다"고 전했다.
향후 이하이를 통한 다양한 시도는 계속될 예정이다. 양 대표는 "이하이는 16살 아직 어리다. 좋은 재료는 한 가지 음식 뿐 아니라, 여려가지 음식에 넣고싶다. 같은 마음이다. 소울을 기반으로 하되 장르 한계를 두지 않겠다"고 또 다른 변신을 예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