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강내리기자] 임상수 감독이 영화 '돈의 맛' 탄생비화를 밝혔다. 전작 '하녀'에서 느꼈던 아쉬운 부분들을 이번 영화를 통해 풀어보고 싶었다는 것. 관객이 자기동일시 할 수 있는 캐릭터를 주입, 돈과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비춰보고 싶었다는 설명이다.
15일 오후 4시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영화 '돈의 맛'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임상수 감독을 비롯해 주연배우 윤여정, 백윤식, 김강우, 김효진, 온주완 등이 참석해 영화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어놨다.
'돈의 맛'에서 눈에 띄는 점은 크게 두 가지다. 첫번째로, 이번 영화에는 임상수 감독의 전작 '하녀'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들이 일부 등장한다. 윤회장 일가가 집안에 마련된 프라이빗 영화관에서 감상하는 작품은 '하녀'인 것. 극중 상류층 집안에서 고용한 하녀들이 출연하는 부분도 전작을 떠올리게 한다.
실제로 임 감독이 '돈의 맛'을 구상하게 된 계기는 '하녀'다. 그는 "'하녀'를 찍고 나서 스스로 미진한 부분이 있다고 느꼈다. 특히 하녀에 등장하는 전도연 캐릭터에 대해 관객들이 자기동일시 못한다는 평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주영작' 캐릭터를 통해 관객들의 공감을 더 얻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극중 김효진이 연기하는 나미는 '하녀' 속 어린 소녀 '나미' 캐릭터와 부합한다. '하녀'에서 나미는 하녀 은이(전도연 분)을 따르는 여섯살 소녀였다. 이 영화에서 나미는 윤회장 일가의 면면을 보고 자란 상속녀다. 집안에서 유일하게 돈에 휘둘리지 않으며, 부당한 부분들에 대해 고민하는 인물이다.
김효진은 "처음 촬영을 시작할 때부터 '하녀'의 나미가 자랐을 때 모습이라고 알고 연기했다. 어릴 때 나미가 다른 누구보다 소통하고 지냈던 은이의 죽음을 본 뒤, 가족들에 어떤 감정을 가졌나 생각하면서 연기했다. 잘못을 저지르고도 죄책감을 모르는 극중 어머니의 모습을 보니 슬펐다"고 전했다.
두번째로, '돈의 맛'은 상류층 사회의 단면을 비춘다. 회장가가 사는 대저택, 그들이 숨겨둔 '돈의 방'이 등장한다. 임 감독은 "있는 사람들은 돈가지고 싸우고, 없는 사람들은 돈돈 하는 세상이다. 모욕투성이 인생을 끝내보자는 생각으로 만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늦게 도착한 영화인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임 감독은 영화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돈의 맛'으로 그는 2회 연속 칸 영화제에 진출하게 됐다. 그는 ""구상할 때는 신처럼 하고, 작업할 때는 노예처럼 하라는 말이 있다. 지난 겨울 추울 때 밤잠 제대로 못자고 고생하면서 모든 스태프들이 함께 일했다. 따뜻하게 보상받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전했다.
한편 '돈의 맛'은 돈의 맛에 중독된 대한민국 최상류층의 숨겨진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돈에 지배된 사람들의 얽히고 설킨 욕망을 노골적으로 표현해냈다. 제65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으며, 오는 26일 현지에서 공식 시사회를 갖는다. 국내에서는 오는 17일 개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