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나지연기자] 그야말로 첩첩산중이었다. 한 고비 넘으면 또 한 고비가 왔다. 때론 주저앉고 싶을 때도 있었다. 포기하려고도 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그녀를 잡은 건 음악이었다.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것. 그게 가장 큰 행복이었고, 또 그녀를 일으킨 힘이었다.


"마치 실패한 것 같다는 좌절감을 느꼈죠. 하지만 덕분에 자신을 진짜로 돌아볼 수 있었어요. 여러가지 일들을 겪었는데, 결국엔 내 삶과 음악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 계기였어요"


여가수 '아이비'가 돌아왔다. 2년 반만에 새 미니앨범 '인터뷰(INTERVIEW)'를 내놓고, 가수로 다시 한 번 대중앞에 선다. 이번엔 감성 발라드다. '섹시 퀸'이라는 수식어를 벗고, 감성과 진심을 담아냈다. 31살, 달라진 나이처럼 20대의 굴곡을 가사를 통해 털어놨다.


2012년 4월, 새롭게 시작될 아이비의 음악이 궁금했다. 26일 서울 종로의 한 한식당에서 만난 그녀는 한결 여유 넘치는 모습이었다. 앨범 이야기가 나오자, 진심 가득한 말로 자신의 음악관을 전했다. 다시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가수 본연의 행복도 덧붙였다.   

 

 

◆ "많은 시련들 겪으며 더 단단해졌죠"


아이비, 그녀만큼 다사다난했던 가수가 또 있을까. 중요한 순간, 개인적인 스캔들이 발목을 잡았다. '터치미'로 어렵게 컴백했지만, 방송사와 갈등이 불거졌다. 다시 재기를 꿈꿀 때, 소속사 문제가 생겼다. 결국 기나긴 소송을 이어가야 했고, 가수 인생은 흐릿해졌다.


"늘 문제가 생기고, 커리어에 스크레치가 났어요. 한 마디로 희망적인 일이 없었죠. 그러니 우울할 수 밖에요. 나만 상처받고, 운이 없다고 자책했어요. 그래서 화나는 일이 생기면 미니홈피에 어린아이 같은 행동도 했어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성숙하지 못한 잘못된 행동이었죠"


2010년 '터치미' 활동 후, 아이비는 달라졌다. 남을 탓하기 보단 나를 탓했다. 숨기 보다는 자신을 드러냈다. 블로그 활동을 통해 여러 사람들을 만났고, 신앙을 통해 마음을 다스렸다. 그리고 무엇보다 '음악'은 서른 한살 박은혜, 그녀를 치유해 준 유일한 힘이자 해결책이 됐다.


"나 자신을 진짜로 돌아 본 시기였어요. 그간 블로그를 하며 여러 사람들을 만났는데, 소통하는 법을 배우게 된 것 같아요. 교회에서는 연예인 합창단도 하면서 힘을 얻었죠. 무엇보다 곡을 쓰고, 가사를 만들면서 기뻐하게 된 것 같아요. 음악이나 인생이나 더 단단해진 것 같아요"

 

 

◆ "노래하는 것 기뻐…음악, 치유의 힘"


아이비는 인기 절정의 여가수였다. '유혹의 소나타'로 섹시퀸 반열에 올랐다. 데뷔하고 채 2년이 되지 않았을 때였다. 무서울 것 없이 질주하던 시기였다. 하지만 그 절정의 시기, 겪었던 모든 시련 후 가수 '아이비'의 입지는 좁아졌다. 하지만 그녀는 조급하지도, 욕심내지도 않았다.


"여러 일들을 겪으며 욕심을 많이 버리게 됐어요. 하루하루 행복하고, 충실하는 게 목표고 행복이 됐죠. 음악도 마찬가지에요. '가수로서 예전의 명성을 되찾아야겠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아요. 무리인 것 같기도 하고요(웃음). 전 음악으로 '마이웨이' 오직 제 갈 길을 갈 뿐이죠"


얼마 전 아이비는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녹화하며 다시 무대에 올랐다. 2년 반만에 선 무대. 쉽지는 않았다. 사실 아이비는 데뷔 7년차지만, 무대 경험은 많지 않다. 고작 2년 남짓이 활동기간의 전부다. 그래서 무대 하나하나를 배워가며, 음악에 대한 절실함 치유의 힘을 알게됐다.


"활동을 수월하게 못해, 무대 경험이 많이 부족한 것 같아요. 사실 예전엔 여러가지를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컸는데, 이젠 음악에 대한 애절함 절실함이 더 많아요. '스케치북' 녹화 때도 그랬죠. 무대 자체가 너무 떨리면서도 좋았어요. 음악을 더 사랑하게 됐고, 마음도 다잡게 됐죠"

 

 

◆ "진심 통하는 노래, 함께 공감하고파"


욕심을 버렸더니, 음악은 더 즐거워졌다. 그리고 상처를 치유하는 힘도 됐다. 특히 직접 곡을 쓰면서 많은 걸 알 수 있었다. 자신의 색을 담을 수도 있게 됐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법도 깨달았다. 직접 그녀가 쓴 노래 가사 안에 그런 그녀의 진심어린 감성을 제대로 담겨냈다. 


"쉬는 동안 곡 작업을 많이 했어요. 직접 작곡도 해봤고, 작사도 해봤죠. 특히 작사가 중요한 것 같아요. 30살이 넘어서면서 공감대 형성이라는 부분이 크다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새 앨범에 담긴 노래들도 가사를 가장 많이 신경썼죠. 아마도 여성분들이 많이 공감하실 것 같아요"


그렇게 자신감 있게 만든 앨범이 바로 '인터뷰'다. 타이틀 곡은 유명 작곡가 '슈퍼창따이'가 만든 발라드 '찢긴 가슴'이다. 사랑에 상처받은 여자의 애절한 마음을 표현한 곡이다. 절제된 편곡과 '아프다'라고 직설적으로 말하며 가슴을 울리는 가사, 한층 깊어진 아아비의 목소리가 돋보인다.


"앨범 전체에 힘을 많이 뺐어요. 예전엔 나 이런거 잘할 수 있다고 자랑하는 듯한 음악도 있었는데 이번엔 그런 생각을 덜었어요. 타이틀 곡 '찢긴 가슴'은 처음 듣자마자 확신이 들었어요. 녹음도 단 2시간 밖에 안걸고요. 바이브레이션 자제했다. 말하듯이 불렀는데 그래서 느낌이 더 있죠"


음악에 대한 진심은 2배가 됐다. 그래서 '아이비'는 꿈꾼다. 여전히 노래하는 사람 즉, 가수를 말이다. 인터뷰 말미 아이비는 이렇게 말했다. "열심히 하는 가수이고 싶어요. 음악으로 진심이 통했으면 좋겠어요. 결국 가수는 그렇잖아요? 노래로 말해야 하는 사람이니까요"


스킬이 아닌 진심, 욕심이 아닌 마음을 담아낸 가수 아이비. 그래서 그녀의 컴백이 더 기대된다.


 

<사진제공=폴라리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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