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는 천의 얼굴을 가졌다고 합니다. 매 작품마다 다른 캐릭터를 보여주기 때문인데요. 이는 진짜 그 역할에 몰입했을 때, 가능한 일입니다. 그래야만 눈빛, 시선, 표정, 말투 하나 하나가 캐릭터와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이종석은 또 하나의 얼굴을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지금 이종석은 SBS-TV '닥터 이방인' 박훈, 그 자체입니다. 어렸을 때 받은 상처가 커 슬픔과 분노를 품고 사는 있는 인물인데요. 동시에 따뜻한 인간미를 가진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감정선이 복잡할 수록 연기는 어려울 수 밖에 없는데요. 오히려 이종석은 매회 연기력을 업그레이드하고 있습니다. 탁월한 감정 연기로 제 역할을 110% 소화하고 있죠. '닥터 이방인'은 이종석의, 이종석에 의한, 이종석을 위한 드라마라는 평이 나올 정도니까요.

 

안방극장을 울렸던 감정 연기는 어떻게 탄생했을까요? 스타캐스트가 이종석의 감정 연기 비하인드를 공개합니다. 캐릭터의 심리 변화에 따라 표정과 연기 스타일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주목해주세요.

 

 

▶ 박훈 vs 이종석 ① 안타까움   

 

박훈은? 1회. 북한에서 송재희와 강제로 이별 당하는 장면. 송재희는 박훈의 유일한 안식처였습니다. 그런데 북한 요원들에 의해 강제로 헤어지게 되는 상황. 눈 앞에서 송재희를 떠나보내는 박훈은 그야말로 멘붕 상태.

 

이종석은? 얼굴 근육을 섬세하게 사용했습니다. 두 눈은 미세하게 떨렸고 입가는 살짝 굳어 있었습니다. 믿을 수 없는 현실에 대한 두려움과 연인과 헤어져야 하는 안타까움을 표현한 것인데요. 두 눈에 가득 고인 눈물로 몰입 지수는 2배 상승.

 

비하인드? 열정으로 만든 장면이었습니다. 지난 4월에 촬영이 이뤄졌는데요. 저녁에는 아직 싸늘한 공기가 가시지 않을 때였습니다. 이종석은 추운 날씨와 살수사의 비 공격을 온몸으로 맞아야 했습니다. 빗 속 열연에 스태프가 모두 숨죽이며 지켜봤다는 후문. 

 

빗 속 열연

 

 보호본능 자극 

 

 

▶ 박훈 vs 이종석 ② 슬픔

 

박훈은? 1~2회. 박훈이 잇따라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보내는 장면. 북한에서는 아버지를 잃었고, 헝가리에서는 송재희가 추락했습니다. 하루아침에 혼자가 된, 박훈의 절규가 그려졌던 신입니다. 

 

이종석은? 수준급의 연기력으로 브라운관을 장악했습니다. 빨갛게 충혈이 된 두 눈과 손 끝의 긴장감으로 박훈의 심리를 100% 대변했습니다. 얼마나 캐릭터에 몰입해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었죠. 동시에 이종석이 드라마 원톱으로 거듭난 순간이었습니다.

 

비하인드? 이종석의 연기에 절대 영향을 끼친 장면 중 하나입니다. 김상중과의 마지막 신이 바로 그것. 김상중이 죽어가는 장면을 촬영한 후부터 김상중 이름과 아버지라는 단어만 들어도 눈물이 솟구친다고 하네요. 

 

"손끝까지 연기 중"

 

LTE 감정 몰입

폭풍 오열

 

 

▶ 박훈 vs 이종석 ③ 절망

 

박훈은? 2회. 북한 요원을 피해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리 위로 도망친 박훈과 송재희. 하지만 더이상 도망갈 수 없게 길이 막혀버린 상황. 북한 요원들이 겨누는 총에 체념과 절망감에 빠졌던 장면입니다.

 

이종석은? 짧은 장면이었지만 액션, 로맨스, 첩보,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가 어우러졌던 신입니다. 팽팽한 긴장감은 기본 궁지에 몰린 허탈한 심리도 표현해야 했습니다. 시선을 떨구고 고개를 살짝 숙여 절망적인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비하인드? 한류스타 이종석의 위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장면을 찍는 동안 헝거리 여자 팬들이 주위를 둘렀다는 사실. 이종석의 얼굴을 보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로 다리 반대편과 다리 인근은 인산인해~

 

"감정 잡아볼까?"

 

"처연한 눈빛 발사"

 

 

▶ 박훈 vs 이종석 ④ 분노

 

박훈은? 7회. 명우 대학병원 전 병원장 최병철(남명철 분)을 향한 분노 폭발. 최병철은 자신과 아버지를 북한으로 보낸 당사자 중 한 명입니다. 지난 시간에 대한 원망과 독기를 쏟아냈습니다.

 

이종석은? 당당한 연기가 돋보였습니다. 중견 연기자 앞에서도 주눅들지 않고 연기했는데요. 이때는 강렬한 눈빛으로 상대방을 압도했습니다. 다소 느슨해졌던 극에도 긴장감을 불어넣는 1석 2조 효과도 누릴 수 있었습니다.

 

비하인드? 이종석은 케미甲. 또래는 물론 중견배우까지, 그 누구와 연기해도 환상의 호흡을 보여주는 것을 입증했는데요. 자신보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연기가 그 비법이라고 합니다. 촬영장에서 인기 만발인 이유가 아닐까요? 

 

 

"불꽃 카리스마"

 

"누구와도 환상 케미"

 

 

▶ 박훈 vs 이종석 ⑤ 진지

 

박훈은? 극중 박훈은 천재의사. 귀신같은 수술 실력을 자랑합니다. 동시에 환자를 위하는 진짜 의사이기도 합니다. 박훈이 유독 진지해지는 곳도 수술실. 한없이 유쾌하다가도 수술실에 들어서면 180도 변신. 

 

이종석은? 연습만이 살 길이었습니다. 누가 봐도 천재 의사가 되기 위해 쉴 틈 없이 연습했습니다. 쉬는 시간에도 손에는 수술 도구가 늘 있을 정도. 표정 연기도 완벽했습니다. 입술을 굳게 다문 무표정으로 진지 모드로 변신.

 

비하인드? 박훈이 수술 전 치르는 의식(?)의 비밀을 아시나요? 3D 상상 수술인데요. 이는 박훈이 북한에서 자란 천재 의사라는 점을 알리기 위한 장치입니다. CT, MRI 등 의료 기구가 덜 발달해 진단 의학이 발달했다는 점과 천재적인 진단 능력을 보여주기 위한 설정입니다.

 

"수술할 때는 진지하게~"

 

"입술은 닫아야 해"

 

"3D 수술의 비밀?"

 

"이 각도가 좋을까?"

 

"계속 연구해요"

 

 

▶ 박훈 vs 이종석 ⑥ 따뜻함

 

박훈은? 7회. 박훈이 진정한 의사로 거듭나게 되는 계기. 쌍둥이 신생아 중 한 명이 심장이 멈추는 위기에 처함. 박훈이 조심스럽게 아이를 안고 인공호흡과 심폐소생술을 시도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이종석은? 섬세한 표현력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손가락으로 심폐소생술을 하거나, 아이를 품에 안은 채 인공호흡을 하는 설정은 감동을 끌어올린 일등공신이었습니다. 따뜻한 눈빛이 더해져 감동은 2배가 됐습니다.

 

비하인드? 이종석은 물론 촬영 현장까지 감동의 물결이 된 순간들이었습니다. 이종석은 연기에 100% 몰입, 인공호흡이 끝난 후에 잠시 어지러움을 느꼈을 정도였다고. 현장에서는 그의 연기에서 생명의 경이로움까지 느껴졌다는 반응입니다.

 

 

"어떻게 연기하면 좋을까?"

 

"이렇게?"

 

 

숙연해진 현장

 

지금까지 이종석의 감정 연기를 살펴봤습니다. 그가 캐릭터에 얼마나 빠져 있는지 알 수 있었는데요. 소속사 '웰메이드 이엔티'는 "이종석이 늘 연기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며 "많은 촬영에도 매번 성실히 장면을 준비해 칭찬을 받고 있다"고 귀띔했습니다.

 

어떤 고민을 하는지, 이종석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 디스패치(이하 D) : 박훈 캐릭터 설정은 어떻게 했나요?

 

"연기했던 캐릭터 중에서 가장 오래 준비하고 고민했던 것 같아요. 박훈의 기본 설정이 좋아서 만화같은 캐릭터로 만들고 싶었어요. 처음 캐릭터를 잡을 때 전형적인 일본 만화 주인공에서 가져온 것이 많아요."

 

☞ D : 가장 중점을 두고 연기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박훈의 감정은 어느 정도 지키면서 다른 캐릭터들과 합을 맞추려고 애를 많이 썼어요. 다른 캐릭터들도 자신의 이야기를 해야하니 아주 힘들더라고요. 그러다보니 박훈의 감정선은 대본에 생략된게 많아서 표정으로 표현을 해야했죠. 보여줄 수 있는게 더 많은 캐릭터인데 9회 이후로 집중을 많이 못한 것 같아 아쉬운 부분이 많습니다."

 

☞ D : 디테일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고 하던데요?

 

"박훈이 환자를 대할 때의 태도, 대사톤, 걸음걸이, 안경, 말투, 의상 등에도 신경을 많이 썼어요. 스타일리스트와도 상의를 많이 했죠."

 

 

☞ D : 연기할 때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박훈은 모든 캐릭터를 상대해야 하는 인물입니다. 그에 따라 톤 조절하는 것이 힘들었어요. 또 씬 하나 건너 박훈의 감정이 바뀌어 그 연결을 매끄럽게 이어주는 것도 너무 힘들었어요."

 

☞ D : 지금까지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무엇인가요?

 

"7회 가리봉 의원에서 박훈의 트라우마를 이야기 하던 장면이요. 김상중 선배님의 얼굴이 떠오르면서 울분이랄까, 그런 감정들이 스물스물 올라 오는데 참 괴로우면서도 신기했어요. 느껴보지 못했던 새로운 감정이었거든요."

 

 ☞ D : 북한신과 남한신에서 캐릭터 구분은 어떻게 했나요?

 

"북한은 박훈에게 트라우마가 되는 곳이죠. 그래서 북한신은 좀 무겁고 예민하고 싶었어요. 반면에 남한에서의 박훈은 해탈한 느낌이랄까? 그런 분위기를 주려고 했습니다."

 

☞ D : '닥터 이방인'을 통해 얻은 것이 있다면요?

 

"현재의 내가 쓸 수 있는 표정이나 감정을 거의 다 써본 것 같아 좋아요. 20회를 마치고 나면 뭔가 새롭게 얻어가는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상, 이종석의 감정 연기의 모든 것이었습니다. 

 

그냥 끝내기에는 아쉬우시다고요? 스타캐스트 독자분들을 위해 반전 비하인드 컷을 준비했습니다. 사실, 이종석은 반전의 소유자였는데요. 연기할 때는 한없이 진지하지만 카메라 불이 꺼지면 애교쟁이로 변신~ 방송에서는 볼 수 없는, 이종석표 애교를 대방출합니다. 

 

"장석주!!!"

 

"선배님, 뿌잉뿌잉"

 

"어이, 박후니~"

 

"김~치 하라우"

 

무공해 미소

 

숨은 종석 찾기

 

"재희야...재희야..."

 

 

 

"너, 좀 무겁다"

 

글=서보현기자(Dispatch)

사진=아우라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