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이명구기자] '앗? 유정현이다!'
4.11 총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9일 아침. 무소속으로 출마한 유정현 후보(서울 중랑갑)가 지하철 7호선 사가정 역 앞에서 출근길 주민들과 인사와 악수를 나누고 있었다.
지난 4년간 유정현 의원이었을 그였다. 그럼에도 여전히 '유정현'이라고 느낀 것은 정치에 둔감한 연예기자로서의 직업의식 때문이 아니었을까. 기억 속에 그는 '한밤의 TV연예' 진행자로더 뚜렷히 각인돼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유정현은 1997년부터 2005년까지 '한밤의 TV연예'를 이끈 최장수 MC였다. 선거기간 동안 두어번 그를 지나쳤었다. 계속 아나운서를 했다면 지하철 역 앞 그는 '스타포착' 대상이었을 것이다. 지금도 아나운서 였다면 지하철 역앞에 등장할 일도 없었겠지만.
연예계와 정치계는 사뭇 거리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물론 올 총선에도 재선을 노리는 송일국의 어머니이자 탤런트인 김을동 후보(서울 송파병)를 비롯해 문성근(부산 북구강서을) 등이 국회입성에 도전하고 있다.
크게 보면 김용민 후보(서울 노원갑) 역시 방송인의 범주에 포함시킬 수도 있으니 연예계 인사라 봐야 하지 않을까. 최근 과거 발언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이유도 인터넷방송 때문이다. 총선출마에 이르게 된 것도 팟캐스트 '나꼼수'로부터 시작됐으니 뉴미디어 출신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연예전문매체라는 변명을 앞세워 이번 총선관련 기사는 거의 다루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 아침 출근길에서도 유정현 후보를 그냥 지나치지 못한 이유는? 그에게서 아나운서의 모습 보다이젠 정치인의 포스가 물씬 뭍어났지만 분명한 기사감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일부러 선거운동 현장을 취재 간 것도 아니고 눈 앞에 유정현이 있었다. 폰카도 있는데 사진 한장 안 찍고 기사 한줄 안 쓴다? 연예기자라 할지라도 총선에 대한 예의가 아닌듯 싶었다.
계속되는 악수와 인사로 피곤했는지 유정현은 간혹 양팔을 휘두르며 몸을 풀었다. 폰카를 찍고 있으니 '저 찍으시는거예요? 가까이서 찍으세요'라며 V자로 포즈를 취해줬다. 함께 인증샷을 찍자고 했으나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거절했다. 물론 밝히지도 않았으니 기자인지도몰랐겠지만.
선거기사는 공정해야 한다는 진리 때문에 매우 민감하고 어렵다. 유정현 후보 관련기사를 보니 김정 새누리당 후보가 단일화와 관련 최후통첩을 보냈다는 8일자 소식이 최종이다. 지역구민인 탓인지 이 보도의 진위 여부는 사실 깔끔하지 않다. 왜냐면 단일화와 관련해서는 어떤 정보도 악성루머이며 끝까지 가겠다는 유정현 후보 측의 메시지가 두번이나 휴대폰에 전송돼 있었기 때문이다.
19대 총선에서 유정현 후보가 출마한 중랑갑은 김정 새누리당 후보, 서영교 민주통합당 후보, 이상수 무소속 후보 등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연예기사와 정치기사의 중간쯤에 해당될 이 기사의 의미는 간단하다.
연예계 관련 후보든 아니든 자신의 지역구에 출마한 후보에게 더이상 무관심 해서는 안된다는 반성이다. 4월11일 우리 모두 투표에 참여하자.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자를 꼭 당선시키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지름길은 역시 투표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