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김희경기자] "딸 초등학교 입학식에 온 느낌입니다. 그만큼 떨리고, 설레고, 기대됩니다." (양현석)
양현석의 표정에는, 긴장감이 가득했다. 그도 그럴 것이 7년 만에 새 걸그룹을 론칭했다. 제작자로서, 또 기획사 대표로서, 고심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단, 목소리에는 힘이 넘쳤다. 오랜 기간 공들여 준비한 만큼, 퀄리티를 보증한다는 자신감이다. "YG의 새로운 시대를 열 걸그룹"이라고 강조했다.
양현석이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모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블랙핑크'의 데뷔 쇼케이스에 참석했다. 기자 간담회를 통해 블랙핑크에 거는 기대감을 전했다.
◆ "YG의 깐깐함…6년을 준비했다"
블랙핑크의 데뷔는 4년 전부터 언론에 보도됐다. 그 때마다 YG가 내놓은 답은 하나였다. "확실히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 보다 완벽한 스타트를 위해서였다.
이에 멤버 구성부터 수 차례 바뀌었다. 케이티 김, 지니 박, 임수아, 이채영, 문수아, 장한나 등 수많은 연습생들이 물망에 올랐다가 제외됐다.
양현석이 고르고 고른 정예 멤버는 4명. 지수, 제니, 리사, 로제다. "팀워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4명이 가장 친했고, 월말평가 때도 좋은 호흡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앨범 작업에도 2년이 걸렸다. "부르는 가수가 OK를 해야 하고, 저와 스태프의 마음에도 들어야 한다"며 "팬들과 대중의 귀까지 만족시킬 결과물을 내야 했다"고 설명했다.
"조금이라도 더 완벽한 콘텐츠를 가지고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제가 욕을 좀 더 먹을 지라도요." (양현석)
◆ "2NE1과 차별화?…굳이 의식하진 않아"
팀의 정체성도 고민거리였다. 투애니원을 그대로 답습한다면, 식상할 거란 우려가 컸다. 그렇다고 YG만의 시그니처 트렌드를 버리기엔 아까웠다.
YG의 선택은, 그래도 'Made by 테디' 였다. 2NE1이 그랬듯, 테디의 곡으로 활동하겠다는 것. 실제로 블랙핑크의 타이틀 곡은 '휘파람'과 '붐바야'. 모두 테디의 자작곡이다.
양현석은 "둘다 테디가 만든 곡이지만, 매력은 전혀 다를 것"이라며 "같은 옷도 다른 사람이 입으면, 느낌이 180도 차이가 나지 않느냐"고 말했다.
단, 차별성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대중성에 보다 신경썼다. 특히 비주얼 적인 면에서 그렇다. 시쳇말로 '덕후몰이' 그룹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몇 년 전부터 외모도, 실력도, 완벽한 걸그룹을 만들고 싶었죠. YG 고유의 색은 갖고 있지만, 전혀 다른 느낌을 주고 싶었습니다." (양현석)
◆ "블랙핑크는, YG의 新 대표주자"
그동안 YG의 대표 걸그룹은 '투애니원'(2NE1)이었다. 하지만 투애니원은 2년 간 공백기를 갖고 있는 상태. 박봄은 자숙 중이며, 공민지는 탈퇴했다.
이에 블랙핑크에 거는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양현석은 "투애니원이 지금 활동하기 곤란하다"며 "그래서 블랙핑크가 YG의 걸그룹 대표주자로 나서야 한다"고 전했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블랙핑크는 이날 데뷔 곡 '휘파람'의 뮤직비디오를 선공개했다. 투애니원스러우면서도, 또 다른 개성으로 승부수를 걸었다.
"음악과 춤 모두, 극도로 예민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빨리 이 친구들을 무대에 세우고 싶어요. 정말 자신있습니다. 믿고, 응원해 주십시오." (양현석)
블랙핑크 역시 각오가 남다르다. 멤버들은 "6년 동안 데뷔를 준비했다"며 "그런 만큼 멋지고, 좋은 무대를 보여 드리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블랙핑크는 8일 오후 8시, 데뷔 싱글 '스퀘어 원'을 공개한다. 오는 14일에는 SBS-TV '인기가요'를 통해 첫 무대를 가질 예정이다.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