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나지연기자] 2013년 1월 1일, 김태희와의 열애를 보도했다. 그리고 1년만에 다시 만났다. 모든 게 달라졌다. 그 때는 군인이었다. 지금은 가수로 섰다. 그 때는 열애를 했고, 지금은 컴백을 했다.
짧다면 짧은 시간, 하지만 길다면 긴 시간이 흘렀다. 많은 게 변했다. 주위도, 본인도….
"여라가지 구설에 올랐어요. 변명의 여지가 없는 부분도 있고, 또 억울하게 몰린 부분도 있어요. 그렇다고 누굴 원망한 적 없어요. 대중은 충분히 절 질책할 자격이 있고요. 제가 변하고 받아들이면 되는 부분이었어요.
비(본명 정지훈)는 인터뷰 내내 '진정성'을 강조했다. 여러가지 껄끄러운 질문에도 최선을 다해 답했다. 거짓을 빼고 진짜를 말했기에 막힘이 없었다. 구랍 26일, 정규 6집 '레인 이펙트'로 돌아온 비는 그랬다.
비는 더블 타이틀 '써리섹시'(30 Sexy)와 '라 송'(La Song)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 열애, ▶ 논란, ▶ 컴백, ▶ 미래에 대한 것들을 털고 넘어갔다. 어쩌면 가장 불편(?)할지 모를 '디스패치'가 질문했고, 비가 답했다.
◆ 열애 그 후 : 2013년 1월 1일. 계사년 첫 열애설의 주인공이다. 상대는 미녀스타 김태희. 당시 비는 군복무 중이었다. '디스패치'의 보도로 1998년 데뷔 이후 첫 공개 열애를 시작했다. 어땠을까. 비는 연애와 사랑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 Dispatch (이하 D) : 잘 지냈나. 얼굴이 좋아 보인다. 가벼운 질문으로 시작하겠다. 다들 궁금해하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연인 김태희 씨와는 여전한가. 궁금하다.
▷ 비 : 잘 만나고 있다. 다만, 최근에는 서로 스케줄이 너무 바빠졌다. 그래서 예전만큼 자주 만나진 못한다. 전화나 문자로 안부를 물으며 잘 지내고 있다.
▶ D : 사랑을 해서 그런가. 노래 가사를 보면 더 달콤해진 것 같다. 사랑 이야기도 있다. 연인을 염두해두고 만든 노래는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실제로는 어떤가.
▷ 비 : 사실 그렇게 스위트 한 편이 아니다. 대놓고 표현하지 못한다. 물론 내가 쓴 곡 중에 사랑 노래가 있는데, 김태희를 염두한 곡은 아니다. 회사에서도 나를 의심하긴 하는데…. (웃음) 그 곡은 3~4년 전에 만들었다. 누구나 다 (열애 사실을) 알텐데 그렇게 정공법으로 가겠나. 그렇게 밖에 들릴 수 밖에 없는 건 이해한다. 오해할 법도 하다.
▶ D : 올해로 벌써 서른이 됐다. 너무 앞서가는 얘기 같기도 하지만, 이제 슬슬 결혼을 생각할 나이가 되지 않았나 싶다. 지금 공개적으로 연애도 하고 있고 말이다. 결혼 계획은 없나.
▷ 비 : 결혼 생각은 아직 없다. 그 친구도 나도, 아직은 일에 더 집중할 시기인 것 같다. 일을 더 열심히 하다보면 언젠가 그런 시간이 오지 않을까. 결론은 아직은 아니라는 점이다.
▶ D : 일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새 앨범 작업하면서 김태희 씨와 상의한 부분이 있나. 수록곡들을 들려주고 피드백을 들었을 법도 하다. 연인은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가 궁금하다.
▷ 비 : 아직 김태희 씨는 듣지 못했다. (이 때는 신곡 공개 전이었다). 일에 있어서 서로 간섭하지 않는다. 각자 일은 각자가 열심히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앨범 수록곡은 가족들도 듣지 못했다. 이제 들려줘 봐야겠다. 그래도 다른 면에서는 서로 힘이 되는 존재다.
◆ 논란 그 후 : 시작은 핑크빛이었다. 하지만 맘고생도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비는 탈모보행 등으로 각종 논란에 휩싸였다. 설상가상 연예병사의 근무태만이 수면 위로 오르며 집중 포화를 맞았다. 그는 사과할 부분은 사과했고, 해명할 부분은 해명했다.
▶ D : 열애설 보도 후, 탈모보행 사실이 공개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 뿐만 아니다. 100일 이상 휴가를 나갔다고 알려지면서, 연예인 특혜가 아니냐는 비난에도 직면했다.
▷ 비 : 탈모보행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100% 내가 잘못한 일이다. 정말 죄송하다. 다만, 휴가일수에 대해서는 잘못 알려진 부분이 있다. 100일 이상이 아니다. 모든 군인이 받는 34일 정기 휴가와 2번의 특급전사 포상휴가 등을 합해 총 59일이었다. 잘못 알려진 부분도 있었지만 군인 신분이라 해명할 방법이 없었다. 지금이라도 말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 D : 제대 후에는 일반 시민에 의해 군형법 위반으로 고발 당했다. 연예병사로 복무할 당시 잦은 휴가와 복무규정을 어겼다는 이유였다. 첩첩산중이었던 것 같다. 심정이 어땠나.
▷ 비 : 이제 조금은 편하게 말할 수 있다. 난 검찰, 경찰, 군부대 3대 기관에서 다 조사를 받았다. 아마 연예인 최초가 아닐까 생각한다. 결론만 말하자면 무혐의를 받았다. 더 이상 어떤 말을 더 할 수 있겠는가. 어쨌든 그런 시련을 견뎌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더 긍정적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D : 결과와 상관없이 여전히 악플이 많다. 아직 좋지않게 바라보는 시선도 있는 것 같다.
▷ 비 : 물론 여전히 좋지 않은 시선이 있는 건 안다. 하지만 충분히 비난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내가 이 자리에 있는 건, 대중들 덕분이다. 그들이 날 낳았고, 키웠다. 부모님 같은 존재다. 혼내는 것도 당연하다. 다만 오해가 있다면 풀어줬으면 좋겠다.
▶ D : 정말 대중이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이해시켜야 하지 않을까. 그냥 무혐의라는 결과만으로는 달라지는 게 없다. 어떤 방법으로 소통해 나가겠다는 것인가.
▷ 비 :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내 답은 진정성이다. 물론 지금까지 진정성이 없었다는 건 아니다. 이제는 진짜 나를 가감없이 보여주려고 한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도 그런 이유다.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다시 안아주는 게 부모아닌가. 새 소속사에 둥지를 튼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새로운 나를 보여주고 싶었다.
▶ D : 그러고보니 소속사 이야기를 안할 수 없다. 큐브DC에 새 둥지를 틀었다. 비를 발굴했던 홍승성 회장과 10년만에 다시 손잡았다. 여러 구설을 겪은 이후다. 사실 소속사를 정하는 게 쉽지는 않았을 텐데. 큐브로 결정한 이유가 궁금하다. 속내가 있나.
▷ 비 : 구설수가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 감사하게 여러 곳에서 제의가 많았다. 돈을 많이 주겠다는 등 달콤한 조건을 내건 곳도 있었다. 그런데 승성이 형이 답이었다. 무엇보다 나를 잘 아는 분이다. 나도 그 분이 필요했고, 그 분도 나가 필요할 때였다. 함께 한다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을거라고 판단했다.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에서도 '큐브DC'가 최선이라 생각했다.
◆ 가수 컴백 : 비는 '큐브'에 둥지를 틀고 첫 앨범을 냈다. 앨범명은 '레인 이펙트' 즉 비효과다. 타이틀은 2곡이다. 자신이 선택한 '써리섹시'와 주변에서 추천한 '라송'. 총 2개 노래로 활동한다. 비는 수록곡 12개를 직접 작사, 작곡했다. 그만큼 정성을 들였다.
▶ D : 4년만에 새 앨범이 나왔다. 공백기도 길었고, 여러가지 일도 겪었다. 부담이 컸을 것 같다.
▷ 비 : 사실 부담은 크게 없었다. 긴장이 되지만, '놀아보자'는 마음이 더 크다. 예전에는 악을 품고, 독을 품었다. 예를 들어, '판도를 뒤집겠어', '기다려 내가왔어'라는 생각? 지금은 독기를 다 뺐다. 과거 폭죽이 화려했다면, 지금은 담백한 국물같은 노래와 안무를 보여주고 싶었다. 3년 전에 만든 노래도 있고, 제대 후 4개월 간 밤샘 작업하며 만든 음악도 있다. 내 스스로 조심스럽게 평가하면 만족할 만한 앨범이다.
▶ D : 전곡이 자작곡이라 들었다. 앨범 전체적으로 어떤 부분에 가장 신경을 썼나. 또 라이브에 대해서도 안 물어볼 수가 없다. 비는 라이브를 못한다는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 비 : 생생한 느낌을 주려고 했다. 기계음 대신 밴드 세션을 많이 사용했다. 드럼이나 피아노 등 악기에 집중해서 들어주시면 좋겠다. 가창력은 음…. 누군가 내게 '노래 잘해'라고 묻는다면 '음반을 만들 정도는 된다'고 답하고 싶다. 난 댄스가수다. 발라드 가수를 이길 순 없다. 역도 선수가 유도 선수를 이길 수 없듯이. 춤보다 노래가 약한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진영이 형에게 배운 '공기 반 소리 반'을 이용해서 열심히 부르고 있다. (웃음)
▶ D : 더블 타이틀을 내놨다. '써리섹시'와 '라송'을 선보였다. 이 2곡을 타이틀로 선정한 이유가 궁금하다. 그리고 각각 어떤 매력이 있는지 직접 설명해달라.
▷ 비 : '써리섹시'는 가장 비다운 곡이다. 다른 작곡가에게 수많은 곡을 받았다. 그런데 너무 뻔했다. 한 마디로 요즘 유행하는 아이돌 노래더라. 그래서 3~4년에 전에 쓴 '써리섹시'를 꺼냈다. 작곡가 배진렬과 새롭게 살을 붙이고 얹어서 뽑아냈다. 다크하지만 섹시하다.
스타일도 독특하다. 하이힐과 쇠사슬, 얼굴에 새긴 입술 폰트가 포인트다. 입술 폰트의 경우 노래하는 나를 상징한다. 새로운 나를 보여주기 위해 무엇보다 스타일에 가장 힘을 줬다. 안무는 힘을 뺐다. 자리에 가만히 서서 그루브를 타는 식이다. 절제의 미학이라고 보면 된다.
'라송'은 주변에서 추천한 곡이다. 내가 예상할 때는 이곡의 반응이 더 좋을 것 같다. 가끔 사람들은 나같지 않은 걸 기대하더라. 밝고 사이코틱한(?)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좀 더 싼티나는 비라고 하면 쉽겠다. 놀 줄 아는 비를 표현했다. 안무는 재즈 댄스와 비슷한 동작이 많고, 의상엔 빈티지한 무드를 담았다. 이 역시 힘을 좀 뺀 느낌이다.
▶ D : 타이틀곡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앨범 '레인 이펙트'에 대한 호기심도 생긴다. 이번 정규 앨범을 정의하자면?
▷ 비 : 솔직히 이젠 20대 체력이 아니다. 최근에는 인플루엔자 걸려서 일주일 간 앓아누웠다. 그 만큼 앨범 작업에 매진했다. 예전에 진영이 형이 비행기 안에서도 악기 깔아놓고 곡작업을 하고 그러는 모습을 봤다. 왜 그러냐고 했더니 재밌어서 그런다고 했다.
요즘은 그 말이 이제야 이해가 간다. 잠도 안자고 곡 작업을 했는데, 나도 이제서야 그런 재미를 알게됐다. '레인 이펙트'는 골라듣는 재미가 있는 앨범이다. 민요도 있고, 창도 있다. 현아가 피처링한 곡도 있다. 믹스매치라고나 할까. 다양한 스타일의 노래가 담겨있다.
◆ 비의 미래 : 주사위는 던져졌다. 비는 지난 2일, 새 앨범 음원을 공개했다. 뮤직 비디오도 오픈했다. 이제 결과만이 남았다. 가수 외에 또 다른 도전도 시작했다. 할리우드 영화 '더 프린스'를 통해 배우로도 활약한다. 큰 도전을 앞둔 비. 그가 꿈꾸는 미래는 어떤 것일까.
▶ D : 오랜만에 컴백했는데 '동방신기'와 컴백 시기가 겹쳤다. 어쨌든 성적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 비 : 지금은 성적에 연연하지 않는다. '동방신기'와는 오히려 함께 나와 다행인 것 같다. 그래도 아는 사람이 있지 않나. 유노윤호는 친한 동생이다.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서 더 힘이 된다. 이번 무대는 그냥 '야 신난다'하고 같이 즐겨줬으면 좋겠다. 활동 자체를 재미있게 해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 D : 가수 뿐 아니라 배우로도 활동을 재개했다. 할리우드 영화 '더 프린스' 촬영도 병행하고 있다. 정말 바쁜 한 해가 될 것 같은데, 그렇다면 가수와 배우. 어떤 게 더 매력적인가.
▷ 비 : 아무래도 가수 비가 더 익숙하다. 그런데 배우 타이틀도 놓칠 수 없다. 요즘엔 아이돌도 연기를 많이 한다. 해 본 사람은 안다. 카타르시스가 있다. 가수의 경우 3분 30초라는 짧은 무대 위에서 느낄 수 있는 전율이 있다. 하지만 배우는 프레임 안에서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산다는 것이 매력적이다. 둘 다 좋다. 앞으로도 가수, 배우로 잘 성장하고 싶다.
▶ D : 그럼 연예계 활동 외에 꿈꾸는 미래가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 인간 정지훈 말이다.
▷ 비 : 진정성이라는 단어를 굉장히 좋아한다. 사람은 진정성과 진실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나는 그렇게 살아왔는데, 남들이 그렇게 안 느껴줄 때가 많았다. 여러 일을 하다보니 내 마음과 다르게 이상한 일에 휘말리기도 했다.
하지만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성장하는 게 또 사람 아닌가. 나는 남 탓은 절대 안한다. 모든 건 내가 결정한다. 음악도 인생도, 모두 마찬가지다. 그래서 후회하지 않고 살고 싶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고. 남이 아니라 나를 탓하며 진정성 있게 살고 싶다.
▶ D : 벌써 마지막 질문이다. 이제 새해다. 지난 2013년을 돌아본다면? 그리고 2014년에 기대하는 것이 있다면?
▷ 비 : 2013년은 다사다난한 해였다. 희노애락이 다 있었다. 일일이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많은 일을 겪었다. 후회하지는 않는다. 2014년에는 노력한 만큼만 인정받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비는 그래도 비구나'하는 말을 듣고 싶다. 그것만 얻으면 될 것 같다. 여유있게 즐기겠다.
<사진제공=큐브D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