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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한소희, '인턴'의 성장

[Dispatch=이아진기자] "열심히는 누구나 하잖아요. 저는 이제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영화 '인턴' 속 젊은 CEO 선우(한소희 분)는 실버 인턴 기호(최민식 분)를 만나 자신을 돌아본다. 한소희 역시 선우를 연기하며 자신의 부족함을 마주했다.

선우의 완벽주의에서 자신을 발견했다. 잘하고 싶은 마음에 자신을 몰아붙이고, 혼자 답을 찾으려 했던 시간도 겹쳤다. 그래서 기호의 조언은 선우뿐 아니라 배우 한소희에게도 닿았다.

또래 배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면서는 미처 알지 못했던 자신의 빈틈을 발견했다. 최민식을 보며 연기뿐 아니라 사람을 대하는 법도 배웠다.

선우가 기호를 만나 한 걸음 성장했듯, 한소희 역시 '인턴'을 지나며 배우로서도 한 사람으로서도 성장했다. '디스패치'가 그 이야기를 더 들어봤다.

◆ "물불 가리지 않았다"

'인턴'은 37년 경력의 기호가 은퇴 후 선우가 운영하는 패션 스타트업 '우투투'에 실버 인턴으로 입사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동명의 할리우드 영화를 한국 정서에 맞게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한소희에게는 기대와 걱정이 공존했다. 원작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작품인 만큼 부담도 컸다. 그럼에도 선우라는 인물은 참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선우는 땅에 발을 붙이고 있는 인물이에요. 어디에든 선우 같은 사람이 있을 것 같았어요. 회사 생활을 표현해 볼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로웠고요."

대선배 최민식과의 호흡도 걱정이 앞섰다. 오랜 연기 경력에 걸맞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고민이 컸다. 그럼에도 한소희는 피하지 않고 부딪혀 보기로 했다.

그는 "선배님의 경력과 세월은 절대 따라잡을 수 없을 거로 생각했다"며 "그 에너지에 부응할 수만 있다면 성공이라고 생각했다. 그냥 물불 안 가리고 뛰어들었다"고 털어놨다.

촬영을 준비하면서는 마음가짐부터 다잡았다. 긴장에 휘둘리기보다, 준비한 것을 온전히 보여주겠다는 생각으로 연습에 매진했다.

"긴장해 봤자 연기에 좋을 건 없거든요. 무엇보다 잘하고 싶었고, 그만큼 충분히 준비할 자신도 있었어요. 현장에서 부족하면 혼나거나 욕을 먹는 것도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했고요. 그래도 다음에는 더 잘하면 되는 거잖아요."

◆ "선우에게서 나를 보다"

선우는 자신의 꿈을 현실로 만든 인물이다. 하지만 회사가 커질수록 책임도 무거워졌다. 한소희는 직장인 친구들에게 회사 생활의 고충을 물으며 선우에게 몰입했다. 그 과정에서 자신과 닮은 점도 발견했다.

"저도 선우처럼 완벽주의 성향이 있어요. 완벽해지려고 하다 보면 시야가 좁아지더라고요. 선우도 저도 어쩌면 의지하는 방법을 몰랐던 게 아닐까 싶어요. 내 판단이 맞다는 오만함이 있었을 수도 있고요."

한소희도 한동안 주변에 기대기보다 스스로 답을 찾으며 달렸다. 연기는 자신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잘하고 싶은 마음에 자신을 몰아붙였고, 정작 몸과 마음은 뒤로 미뤘다.

그래서 기호의 조언은 선우에게만 머물지 않았다. 한소희는 "무엇보다 잘 먹고 잘 자야 한다는 말이 가장 와닿았다"며 "가장 기본적인 조언이지만 바쁜 일상에서 쉽게 놓치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짚었다.

특히 기호와 단둘이 마주한 장면에서 감정이 터졌다. 선우가 술집에서 회사 생활의 무게와 가까웠던 부대표의 배신, 흔들리는 결혼 생활에 대한 감정을 털어놓는 신이다. 기호는 선우에게 아직 젊고 유능하니 마음껏 꿈을 펼치라고 다독인다.

"선배님 대사를 듣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선우가 아니라 한소희한테 하는 말처럼 들리더라고요. 원래 울기로 예정된 장면은 아니었는데, 갑자기 마음에서 폭탄이 터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정말 펑펑 울어버렸죠."

◆ "인생 선배 최민식"

기호의 말이 한소희에게 위로가 됐다면, 최민식이라는 배우는 또 다른 배움을 남겼다. 그의 연기를 가까이서 지켜보는 것 자체가 공부였다.

"선배님은 촬영 직전까지 장난을 치고 사담을 나누셨어요. 그러다가 카메라가 돌면 곧바로 기호가 되시더라고요. 순간의 집중력이 정말 대단하셨어요. 저도 그런 스위치를 터득하고 싶다고 생각했죠."

연기보다 더 감명 깊었던 것은 사람을 대하는 방식이었다. 최민식은 오랜 경력을 정답처럼 내세우지 않았다. 한소희가 해석한 선우를 먼저 받아들였다.

한소희는 "선배님은 자신이 생각한 방향과 제 연기가 다를 때도 '이렇게 해'라고 강요하지 않으셨다"며 "대신 '이렇게 해보는 건 어때?'라고 물어봐 주셨다. 후배의 의견을 굉장히 존중해주셨다"고 회상했다.

최민식의 그런 모습은 한소희가 생각하는 '좋은 어른'과 닮았었다. 스스로 좋은 어른이라고 설명하는 사람이 아니라, 곁에 있는 사람이 자연스럽게 그렇게 느끼게 만드는 사람인 것.

"선배님이 항상 후배들이 본인을 어려워하면 어떡하나 고민하시는 게 보였어요. 그 경계를 풀기 위해 먼저 다가와 주셨고요. 나이와 성별을 떠나 사람 대 사람으로 모든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가 인상 깊었습니다. 저도 누군가에게 '저 사람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발자취를 남기고 싶어졌습니다."

◆ "잘하고 싶다"

그 깨달음은 촬영이 끝난 뒤에도 이어졌다. 한소희는 어떤 사람으로 살아갈지 꾸준히 고민하고 있다. 그 출발점은 자신을 제대로 아는 것이다.

"저에게는 그림이 마음을 돌아보는 장치이기도 해요. 요즘 어떤 생각을 하는지, 무엇에 마음이 끌리는지를 표현하곤 하죠. 그러다 보니 캐릭터의 집에 제 그림이 걸리는 경우도 종종 있었어요. 이번에도 선우의 집도 마찬가지고요."

최근에는 운동을 통해 몸과 마음의 균형도 찾고 있다. 복싱으로 스트레스를 풀고, 헬스도 병행하고 있다. 연기에서는 여전히 부족함을 찾는다. 과거에 출연한 작품을 자주 다시 본다.

그는 "볼 때마다 '왜 저렇게 했지, 저게 최선이었나' 싶다"면서도 "그래도 그때는 분명 최선을 다했던 거다. 지금 부족한 부분이 보인다면 어떻게든 고쳐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물었다. 한소희는 부족함을 외면하지 않고, 계속 채워가는 배우이고 싶다고 했다.

"부족함이 없는 게 오히려 더 이상하다고 생각해요. '인턴'에서는 특히 많은 또래 배우와 함께하면서 제가 부족한 부분을 더 많이 알게 됐어요. 그걸 하나씩 고쳐서 앞으로 어떻게든 더 잘 해내고 싶습니다."

'인턴'은 오는 16일 개봉한다.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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