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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Tfestival] "칸 카르데쉬! 형제의 K팝"…이스탄불, 8·15의 축제

"우리는 형제가 아닙니다." (박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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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피를 나눈 형제입니다."

(튀르키예 말로는 '칸 카르데쉬'라 한다.)

[Dispatchㅣ이스탄불(튀르키예)=김소정기자] 대한민국은 튀르키예와 각별한 관계다.

튀르키예는 6·25 전쟁 당시 가장 먼저 군대를 보냈다.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참전 국가 중 4번째로 많은 약 1만 5,000명의 병력을 지원했다.

전장에서 맺어진 혈맹의 인연은 70여년간 계속됐다. 외교, 경제, 산업 등 전 분야를 아우르며 단단한 교류의 역사를 차곡차곡 쌓아왔다.

이번 광복절은 더 특별했다. 형제의 땅, 튀르키예 이스탄불 한복판에서 K팝과 한글이 울려 퍼졌다.

한국과 튀르키예는 15~16일(한국시간) 이스탄불 '페스티벌 파크 예니카피'에서 '이스탄불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이한 이번 축제는 새로운 무대가 추가됐다.

광복절을 기념해 '코리아 페스티벌' 섹션이 최초 신설된 것. 라인업부터 세심하게 신경썼다. 한국을 대표해 권은비, 에이티즈, 선미, 몬스타엑스가 무대에 올랐다.

이번 공연은 주튀르키예한국문화원이 기획했다. 정아트앤컴퍼니가 공식 협력사로, K팝 공연을 총괄했다. 양일간 진행은 배우 박재민이 맡았다.

"광복의 의미를 함께 기념하기 위한 행사입니다. 자유와 독립을 되찾은 광복절의 가치를 튀르키예 국민과 함께 나누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부석종 주튀르키예 대한민국 대사)

K-팝 무대의 첫 주인공은 권은비였다. 솔로 데뷔곡 'Door'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Hi'와 'Hello Stranger'로 반가운 인사를 건넸다. 권은비는 팬들과 아이컨택을 하며 교감했다.

튀르키예 팬들의 반응은 직관적이었다. 권은비는 "표현을 아끼지 않으시는 거 같다. 에너지가 너무 좋다. 눈만 마주쳐도 너무 기분이 좋아서 저도 모르게 가게 된다"고 웃었다.

세트리스트는 치밀했다. 감각적인 리듬의 'Unnatural'과 두아 리파의 'Levitating' 커버 무대로 열기를 빌드업했다. 하이라이트는 'Underwater'. 전주가 흐르자마자 한국어 떼창이 터졌다.

이날 피날레는 에이티즈가 장식했다. 준비된 곡만 10개. '아드레날린'과 '세이 마이 네임'로 시작해 강렬한 퍼포먼스를 이어갔다. 현장은 단숨에 압도됐다.

쉼없이 킬링 트랙이 몰아쳤다. '배드', '워크', '바운시' 등 히트곡 무대를 연달아 펼쳤다. 멤버들은 무대 위를 자유롭게 누비며, 거대한 떼창과 함성을 이끌어냈다.

튀르키예 에이티니(팬덤명)와의 호흡도 완벽했다. 광장은 에이티즈의 근본인 해적, 카우보이 코스튬으로 물들었다. 관람을 넘어 에이티즈의 세계관을 온몸으로 즐겼다.

완급 조절도 돋보였다. 일렬로 서서 부른 '웨이브'로 벅찬 감동을 전했다. 프리 동선의 '이너프'로 관중과 거리를 좁혔다. 이어 '나사', '아이스 온 마이 티쓰', '게릴라'로 에너지를 재충전했다.

다음날, 현지 시간으로 8월 15일 오후 9시 선미가 무대에 섰다. 공연에 앞서 박재민은 "오늘은 한국에게 의미 있는 날이다. 자유를 찾은 광복의 날"이라고 운을 뗐다.

선미는 튀르키예 미야네(팬덤명)를 향해 "한국과 뜻깊은 관계가 되어서 감사하다. 여러분 덕분에 광복절을 뜻깊게 보낼 수 있게 됐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날 선미는 솔로퀸의 저력을 다시 증명했다. 국적도, 언어의 장벽은 이미 무의미했다. 대표 히트곡 '24시간이 모자라', '사이렌', '가시나'가 잇따라 터져나왔다.

하이라이트는 '꼬리'였다. 선미는 원초적인 캣우먼으로 변신했다. 무대 바닥을 활용한 플로어 안무와 매혹적인 눈빛으로 열기를 지폈다.

몬스타엑스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드라마라마', '러시아워'로 독보적인 아우라를 뽐냈다. 특유의 파워풀한 칼군무로 K팝 대축제의 화려한 마침표를 찍었다.

색다른 팬서비스도 선사했다. 민혁이 '에이티즈' 최산의 '배드' 챌린지를 즉흥적으로 소화한 것. 주헌은 튀르키예 음식을 언급하며 친근한 소통의 분위기를 이끌었다.

감성과 열정을 넘나드는 흐름도 인상적이었다. '더 드리밍', '그로우잉 페인스' 등 감미로운 보컬로 여운을 남겼다. 이어 '버닝업'과 '존'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며 무대를 마쳤다.

이틀간 이곳을 찾은 인원은 무려 약 10만 명. 당초 현지 관계자들의 예상 관객수는 2만명. 5배를 뛰어 넘은 수치다. 선미 팬인 에이률(20)은 "티켓을 구하는 그야말로 전쟁이었다"고 전했다.

현장의 열기는 무대 밖에서도 뜨거웠다. 이들은 공연 감상에 그치지 않고, 주변 곳곳에서 한국 문화의 모든 영역을 향유했다.

K아트, K뷰티, K푸드 등 다양한 참여형 부스가 마련됐다. 방문객들은 K팝 댄스 챌린지, 뷰티클래스를 경험하고, 떡볶이, 양념치킨 등을 즐기며 한국 문화를 체감했다.

가장 줄이 길었던 음식은 '핫도그'였다. 그곳에서 9살 몬베베(몬스타엑스 팬덤명)를 만났다. 그는 사촌언니를 통해 K팝에 입덕했다가 자연스레 K푸드에 빠져들었다.

깜짝 손님도 등장했다. 튀르키예 명문 구단 '베식타시'에서 활약 중인 축구 국가대표 오현규가 방문한 것. 오현규는 현지 매체와 인터뷰하고, 팬들과 반갑게 인증샷을 남기며 또 다른 문화 교류의 장을 만들었다.

베이다(28)는 "음악으로 시작된 관심이 물 흐르듯 음식과 뷰티로 퍼져나가는 것 같다"며 "튀르키예에서 한류는 유행을 넘어 우리의 삶에 깊숙이 스며든 종합 라이프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우연히 유튜브로 접한 K팝은 제 삶의 큰 위로이자 큰 에너지예요. 하루를 시작할 때, 일할 때, 운동할 때 모두 K팝을 들어요. 먼 길을 달려와 선물 같은 무대를 안겨준 가수분들께 정말 감사합니다. 내년에 또 봐요."(메튜·29)

<사진=정영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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