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이명주기자] "MBC의 딸에서 MBC 며느리로 돌아왔어요."
'공블리' 공효진이 15년 만에 MBC 드라마에 복귀했다. 로맨틱 코미디가 아닌, 느와르 장르에 도전한다. 여기에 코믹, 액션, 휴먼, 스릴러까지 다채롭게 선사한다.
특유의 사랑스러운 매력 대신 서늘한 카리스마를 내뿜는다. '로코 여왕' 타이틀은 잠시 내려놓고, '원샷 원킬' 스나이퍼가 된다.
공효진은 "소지섭의 '김부장'처럼 복수극이 대세이지 않나. '유부녀 킬러'가 좋은 기류를 탄 것 같다"고 기대했다.
MBC-TV 새 금토드라마 '유부녀 킬러'(극본 김은희, 연출 윤종호·김지훈) 측이 30일 서울 상암 MBC에서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윤종호 감독을 비롯해 공효진, 정준원, 이상이, 무진성, 최우성, 이은샘이 참석했다.

'유부녀 킬러'는 세상에서 가장 살벌한 직업을 가진 워킹맘이 3년간의 육아 휴직을 끝내고 현업에 복귀하며 시작되는 이야기다.
'작품 설계부터 독특하다. 냉혹한 스나이퍼가 사실은 평범한 유부녀이고, 잠시 자취를 감춘 것이 육아 휴직 때문이었다는 설정이다.
윤 감독은 "다른 범죄 스릴러물이 남성을 주체로 한 것과 달리 우리 드라마에선 킬러라는 직업을 가진 워킹맘에 포커스를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 색다른 시도에 설득력을 부여하는 건, 공효진의 저력이다. 공효진은 두루미 전자 영업 3팀 부장이자 저격수 '킹피셔' 유보나 역을 맡았다.
신문사 기자 남편과 4살 딸을 둔 주부이기도 하다. 자신의 신념과 가정의 행복 모두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공효진은 "킬러인데 집에 가면 딸이 기다리고 사랑꾼 남편이 있는 이중적 간극을 자연스럽게 오가는 게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전작들에서 감정이 앞서는 인물들을 주로 연기했다면 이번엔 정말 달랐어요. 감정을 최대한 숨기고 속을 알 수 없는 것처럼 보여야 했죠."
원작 웹툰도 신경 써야 했다. "웹툰이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다. '팬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아야 한다' 해서 제작진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설명했다.
"팬들이 상상했을 법한 보나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어요. 웹툰 속 표정이나 대사를 참고하며 만들어 나갔습니다."
드라마는 공효진이 15년 만에 MBC에 복귀한 작품으로도 주목받았다. 그는 '눈동자', '파스타', '최고의 사랑' 등 다수 명작들을 탄생시켰다.
공효진은 "15년이라는 숫자는 믿기지 않는다"며 "(유독 MBC 드라마가) 캐릭터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작품이 많았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첫 주연작(눈사람)이 있었고, 공블리(파스타)가 되기도 했고요. (웃음) 신드롬급 인기(최고의 사랑)도 끌었죠."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보나의 이중생활이다. 누군가의 엄마이자 아내, 며느리인 유부녀가 일터에선 킬러로 변모한다. 일말의 주저함 없이, 악덕 범죄자에 사적 제재를 가한다.
"킬러라는 직업이 상상하기 힘든 직업이잖아요. '평범한 옆집 언니 같은데 어쩌다가 이런 인생을 살게 됐을까' 그 과정을 따라가는 재미가 있을 겁니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공효진과 남편 역 정준원의 관계성이다. 사랑 넘치는 부부지만, 아슬아슬하다. 정체를 숨긴 아내와 진실을 쫓는 남편의 결말이 호기심을 높인다.
마지막으로 공효진은 "8개월 넘게 촬영했는데 그만큼 많은 것들이 담겨 있다"며 "15년 만에 돌아온 MBC 드라마로 올 여름과 가을을 평정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윤 감독도 "열심히 만들었다"면서 "내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을 돌아볼 수 있는 작품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한편 '유부녀 킬러'는 오는 31일 밤 9시 50분 첫 방송된다.

<사진=이호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