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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작업할 겁니다"…나홍진, 끝나지 않은 '호프' (간담회)

[Dispatch=정태윤기자] "넘버당 100가지 버전이 있기도 합니다."

나홍진 감독은 집요함의 결정체다. '호프'는 7년에 걸쳐 완성됐고. 세상에 나온 뒤에도 멈추지 않았다. 칸에서 처음 공개한 뒤에도 수정에 수정을 거듭했다.

"최선을 다했고, 오늘도 마지막까지 작업을 할까 고민 중입니다. 미련도 없고 후회도 없습니다. 이 영화를 몇천 번 본 것 같은데 다시는 보지 않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나홍진)

영화 '호프' 측이 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언론배급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나홍진 감독을 비롯해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 등이 자리했다.

'호프'는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호포항 출장소장 범석(황정민 분)이 청년들로부터 호랑이가 출현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온 마을이 비상이 걸린 가운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나홍진 감독의 10년 만의 신작이다. 황정민과는 '곡성' 이후 다시 만났다. 나 감독은 "8년 전 어둡고 무서운 영화를 하려다가 무산되고 지금 시나리오로 갈아탔다"고 밝혔다.

이어 "시나리오를 다 쓰고 5년 만에 연락을 드렸다. 시나리오를 쓰는 내내 범석 역은 황정민 선배를 생각하면서 썼다. 필연적인 캐스팅이었다"고 밝혔다.

황정민에게 이번 영화는 도전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외계인에 맞서 싸워야 했다. 상대의 눈을 보지 않고, 허공에 대해 연기 호흡을 맞춰야 했다.

그는 "상상만으로 연기하는 건 처음이었다. 상상했을 때 극대화할 수 있는 연기가 뭔지 고민했던 것 같다"며 "원래는 상대의 반응에 따라 신이 완성되는데, 이번엔 철저히 계산된 연기를 했다"고 털어놨다.

조인성은 호포항의 동네 청년 '성기'를 맡았다. 역대급 액션을 소화했다. 말을 타며 총을 쏘고, 달리는 차에 매달리고, 목숨을 건 액션을 펼쳐야 했다.

그는 "일주일에 2~3번씩 3달간 연습했다. 외승도 나가고 실제 아스팔트에서 뛰어보고 산을 타보기도 했다. 감을 잡으려고 노력했는데 정말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가장 고생한 장면은 역시 마지막 액션 시퀀스였다. 그는 "호연이와 정민 선배도 호흡 맞추기 힘들었던 장면"이라며 "어렵게 찍은 만큼 위대한 장면이 나와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조인성 역시 상대가 없는 상태에서 극한의 두려움을 표현해야 했다.그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연기를 하는 건 쉽지 않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제가 놓치면 안 되는 건 생존의 에너지였다. 영화를 보면서 느끼셨을지 모르겠지만, 그 무드를 이어가기 위한 호흡들을 중점적으로 생각하면서 연기했다"고 강조했다.

정호연은 스크린 데뷔작이다. 정호연은 호포항의 순경 '성애'를 맡았다. 어떤 상황에서도 제 할 일을 하는 명확한 선악의 기준을 가진 인물이다.

나홍진은 정호연의 캐스팅에 대해 "그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때 황정민 선배가 정호연을 꼭 만나보라고 귀띔해 줬다"고 떠올렸다.

그는 "처음 만나 2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눴는데 너무 재미있더라. 제가 생각했던 캐릭터의 모습을 평소에도 가지고 계신 분 같았다. 어떻게 이렇게 매칭될 수 있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현장에선 어땠을까. 정호연은 "쟁쟁한 선배님들과 스탭들 사이에서 호흡을 맞추는 건 굉장한 도전이었다. 말이 아닌 눈빛으로 대화가 이루어져서 그 속도를 따라잡기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나중에는 한 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좋은 합으로 연기했다"며 "욕설 연기의 경우는 제 옆에서 욕설 연기의 대가 황정민 선배가 계셔서 전작들을 참고했다. 그래서 소장님과 닮은 부분이 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외계인 역에는 할리우드 배우 마이클 패스벤더, 알리시아 비칸데르, 테일러 러셀 등이 참여했다. 나홍진 감독은 크리처 디자인만 3년 넘게 잡았다.

그는 "잡지에서 누군가 오밤중에 길에서 마주쳤을 법한 외계인 이미지부터 시작해서 여러가지 과정을 거쳐 여기까지 왔다"고 설명했다.

외계인이 늦게 등장한 이유에 대해선 "임현식(해솔 역) 선생님이 외계인에 대해 들려주는 이야기 부분을 너무 넣고 싶었다. 시나리에 단계에서도 그 신을 못 버리겠더라"고 말했다.

이어 "저에겐 그 신이 너무 사랑스럽고 좋아서 남겨두게 됐다"며 "그 신이 길어져서 외계인도 늦게 나오게 된 것 같다. 그게 아니면 외계인이 늦게 등장할 이유가 없다"고 전했다.

초대형 블록버스터로 개봉을 코앞에 뒀다. 황정민은 "국내에 이어 오는 9월에는 북미 개봉을 앞두고 있다. 전 세계를 상대로 잘 돼서 다들 행복하게 웃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조인성은 "큰 대의를 가지고 영화에 출연했던 건 아니었다. 영화를 보시고 기억해 주시는 건 관객들의 몫이다. 한국 영화에 유의미한 영화였구나 판단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나홍진 감독은 "최선을 다했고, 오늘도 작업을 할까 고민 중이다. 미련도 없고 후회도 없다. 몇천 번 본 것 같은데 다시는 보지 않는 날이 오면 좋겠다"며 우스갯소리를 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보셨는지 불안하고, 감독으로서 살면서 가장 겪기 싫은 순간이기도 하다. 개봉하는 날까지 제가 할 수 있는 걸 해보겠다"고 덧붙였다.

'호프'는 오는 15일 개봉한다.

<사진=이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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