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정태윤기자] 교권보호국. 교육부 소속으로, 문제 학교에 공권력으로 직접 개입할 수 있는 교육부 직속 특수기동대다.
현실의 교육 당국은 권고하는 수준에 그친다면, 교권보호국은 한 발 더 나아가 물리적 제압까지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조직이다.
교권보호국은 실재하지 않는다. 이 판타지에 전 세계가 열광했다. 공개 3일 만에 넷플릭스 비영어쇼 글로벌 1위, 48개국 톱 10에 올랐다.
배우 김무열의 인스타그램에는 다양한 국가의 교사들의 메시지로 가득했다. 그는 그 반응 앞에서 기쁨보다 무게를 먼저 느꼈다.
"처벌 이후의 것을 생각하고, 나아가야 한다는 의지와 믿음이 있었습니다. 통쾌함, 카타르시스를 넘어서 생각해볼 수 있다면 다할나위 없이 감사할 것 같습니다. "
김무열은 어떤 마음으로 넷플릭스 '참교육'에 임했을까. '디스패치'가 최근 그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 참선택
'참교육'은 피해자의 편에 서서 학교를 바로잡는 교권보호국의 거침없는 활약을 그린 작품이다. 네이버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웹툰은 흥행작이지만, 일부 에피소드가 인종차별적 묘사와 성차별 표현으로 문제가 됐다. 북미 서비스 중단, 국내 회차 삭제, 장기 휴재가 되기도 했다.
드라마화 소식이 전해지자 논란은 재점화됐다. 처벌 옹호 우려, 제작 중단 요청, 캐스팅 물망에 올랐던 배우가 출연을 고사하기도 했다.
그 자리에 김무열이 들어왔다. 그는 "다루기 어려운 문제를 유쾌한 방식으로 풀어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고 출연 계기를 전했다.
무엇보다 넷플릭스 '소년심판'을 함께한 홍종찬 감독과 함께라는 점도 출연에 큰 몫을 했다. 두 사람은 해당 작품에서 소년범을 다뤘다.
그는 "감독님은 그런 민감한 문제를 진지하게 다루실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며 "신중하면서도, 많은 분이 볼 수 있는 재미로 풀어내려 했다"고 말했다.

◆ 참현장
참교육은 학교폭력, 악성 민원, 촉법소년 등 교육 현장의 예민한 문제를 액션 장르로 풀어냈다. 에피소드 상당수는 실제 사건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10개의 에피소드, 10개의 학교. 매 회차마다 다른 빌런이 등장하고, 교권보호국이 개입한다. 김무열이 맡은 '나화진'은 특전자 출신 교권보호국 감독관이다.
작품을 향한 우려와 걱정을 알았기에,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하게 임했다. 덕분에 현장에서 새롭게 생겨난 대사도 많았다. 2회 학폭 피해 학생에게 '형주야 괜찮아'라고 말하는 장면.
그는 "그 대사를 하면 학폭 피해 학생이 감정을 만드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해봤다. 그런식으로 현장에서 발견하며 추가되기도 하고, 집에서 혼자 고민하다가 제안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매회 에피소드에 출연하는 조연 배우들을 이끌기 위해서도 노력했다. 김무열은 "제가 먼저 다가가고 분위기를 풀어줘야 그들도 생각해온 걸 마음껏 연기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노력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많은 분의 공분을 산 5회 우진 어머니(박지연 분)부터 매회 에피스드마다 배우들이 다 잘해줘서 기억에 남습니다. 매회차가 저에겐 명장면이었어요. 연기 뷔페집에 온 기분이었습니다."

◆ 참액션
김무열은 '참교육'에서 그 어느 때보다 통쾌한 액션을 선보였다. 코리안 존시나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존시나가 인스타그램에 그의 사진을 박제하기도 했다.
정작 그의 머릿속엔 화려한 액션 시퀀스는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교권국은 학생을 합법적으로 제압할 수 있지만, 그 모습이 또 다른 폭력으로 비쳐서는 안 됐다.
김무열은 "특정 무술이나 동작을 고민하기보다는, 학생들과 주먹을 주고 받는 건데, 어떤 마음가짐으로 해야 할지부터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나화진의 힘은 거의 히어로급인데, 아이들에게는 힘조절 하는 모습으로 그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한손을 주머니에 넣고 온 힘을 싣지 않는다거나, 딱밤을 때리는 등으로요."
성인을 대할 때는 자비 없는 얼굴로 돌변했다. 그는 "2회 마지막에 조직폭력배들과 싸우는 신을 더 강렬하게 완성해서 아이들에게는 '상대만 해줬구나'의 느낌을 주려 했다"고 전했다.

◆ 참교육
나화진은 냉철하고 거침없지만, 그 이면엔 사연이 있다. 교사였던 약혼녀 최가윤이 문제 학생에게 목숨을 잃은 것. 그 죽음이 교권보호국 출범의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시리즈 내내 나화진이 교권국에서 활동하는 이유가 사적 복수 때문인지에 대해 의심하는 시선으로 풀어낸다. 10회, 나화진이 가윤을 죽였던 규철을 용서하면서 그의 진심을 보여준다.
김무열은 "그 장면에서 가윤의 뜻을 따라가고 싶다는 나화진의 신념이 드러난 것 같아 가장 마음이 간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책임감에 공감했다. 그는 "나화진이 교권국 문제를 해결하면서 사건에 개입하는 가장 큰 이유는 책임감이라고 생각했다. 그 부분이 좋은 어른의 요소 같았다"고 전했다.
참교육을 통해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 김무열은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마지막에 규철에게 '우리 다시 해보자'라고 말하는데, 역할의 입장에서 생각했을 때 그 말이 정답 같았다"고 설명했다.
"교육 현장의 문제는 너무 어렵고 난해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뀔 수 있다는 희망에 대해 많이 느꼈어요. 그래서 그 대사를 하고 싶다고 제안했죠. 그 말이 참교육이나 나화진을 관통하는 저의 심정적인 메시지입니다."

◆ 참배우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김무열은 코믹한 분위기와 진중한 감정을 오가며 극의 균형을 잡았다. 완력을 조절하는 듯하다가도 순식간에 상대를 제압하는 야생마 같은 매력도 드러냈다.
그는 열광의 이유에 대해 "영웅적이지만, 발칙하고 위험한 상상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화진은 책임을 지는 어른이기 때문에 열광하는 것 같다"며 "남다른 각오로 임했던 캐릭터였다"고 털어놨다.
글로벌 인기도 뜨겁다. 포브스는 "서구권이 아직 발견하지 못한 차세대 글로벌 액션 스타"라며 "그가 왜 지금껏 글로벌 작품의 주인공이 되지 않았냐"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김무열은 "한국의 교육 현장을 무대로 만든 이야기이기 때문에 외국분들까지 이 작품을 사랑해주실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그게 과연 뭐였을까 생각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결국 부모의 마음, 스승의 마음, 교육 현장의 입장들은 다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프랑스, 말레이시아 등 각국에서 '우리 나라에선 이런 일이 있었다'며 메시지를 주세요. '공감하고,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주셨다고 감사하다고'요. 놀랍고 새로운 경험이죠."
시즌2에 대한 기대도 이어지고 있다. 김무열은 "감독님이 반응을 보고 '어떻게 해야 되냐'고 문자를 보내주셨다. 그래서 제가 '시즌2 가야죠'라고 답했다. 관심과 사랑을 무겁고 진지하게 생각해 보려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참교육'의 의미에 대해서도 전했다. "사이다나 도파민을 넘어, 생각해 볼 수 있는 거리가 있다면 더할나위 없이 감사할 것 같다. 처벌 이후의 것을 생각하고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제공=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