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김지호·박혜진·이아진기자]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이다.
남자 : (여자가) 먼저 침대방으로 들어갔어요. 당연히 그린 라이트라 생각했죠.
여자 : 제가 남자 손목을 잡고 안방으로 갔어요. 빨리 재우고 (집에) 가려고요.
같은 시각, 같은 장소, 그러나 다른 진술. 안방의 기억마저 충돌했다. (침실로) 들어간 순서, (침대에) 걸터앉은 이유, 서로 주장이 다르다.
누군가는 거짓말, 아니 거짓 진술을 하고 있다. 문제는 진술의 신빙성을 입증할 방법이 많지 않다는 것. 아직은, 서로의 입만 쳐다봐야 한다.
'디스패치'가 톱스타 오빠의 BJ 성폭행 의혹을 취재했다. 피의자는 '지수 오빠'로 알려진 A씨, 피해자는 BJ로 활동 중인 B씨다.
먼저, 두 사람의 진술이 일치하는 부분이다. A와 B씨의 입장은, 법률대리인이 대신 전했다.

# 변하지 않는 것 : 식데
A씨가 'SOOP'(구 아프리카TV)에 접속했다. 우연히, 입장한 곳은 B씨의 개인 방송. 그는 별풍선 3만 5,000개를 쐈다. 약 350만 원어치다.
A씨는 '식데권'(식사 데이트)을 획득했다. 그리고 4월 15일, 청담동 한 이자카야에서 만났다. 저녁 6시 30분에 들어갔고, 밤 10시에 나왔다.
'식데'는 2차로 이어졌다. 둘이 향한 곳은, A씨의 집. B씨는 "(1차에서) 상당히 젠틀했다. 스킨십을 하지도 않았다"며 집에 따라간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택시로 이동하는 도중에 배달 음식을 주문했다. 두 사람은 주방에서 야식을 먹었고, 술을 마셨다. 그다음, 소파로 자리를 옮겨 TV를 틀었다.
여기까지, 두 사람의 기억은 일치했다. 문제는, 소파 이후의 상황이다.

# 엇갈린 기억들 : 안방
주방->식탁->거실->소파->안방->침대. 양측이 복기한 동선은 일치했다. 하지만 이동 순서가 달랐다. 먼저, 남자 A씨의 기억이다.
"여자가 먼저 소파에서 일어나더니 안방으로 갔습니다. 여자 먼저, 그것도 혼자 침대로 갔어요. 당연히 그린 라이트로 받아들였죠." (A씨)
여자 B씨는, "A씨의 착각"이라고 반박했다.
"A씨가 졸피뎀을 먹어서 '졸리다'고 말했어요. 그래서 제가 A씨 손목을 잡고 침대로 끌고 갔습니다. (빨리) 재우고 집에 가려고요. 식데 후기 방송도 해야 했고요." (B씨)
남자는 왜 이동 순서를 강조하는 걸까? A씨에 따르면, '유혹'이라는 것.
"남자 혼자 사는 집인데, 여자 혼자 안방에 들어갔습니다. 어떻게 해석할까요? 저를 재우려고 그랬다? 경찰 간이 시약 검사에서 검출된 게 없어요." (A씨)
여자 측은 "BJ의 직업적 특성"이라며 "전혀 이상할 게 없는 행동"이라고 해명했다.
"A씨는 '큰손'입니다. 혼자 놔두고 갈 수 없었죠. 잘 보여야 하거든요. A씨가 졸리다니까…빨리 재우고 집에 가려고 안방으로 데려간 겁니다." (B씨)

# 엇갈린 주장들 : 행위
성범죄는, 폭행 또는 협박이 동반된 성적 행위에서 출발한다. 성관계 유무에 따라 '강간', 신체 접촉 여부에 따라 '추행'으로 갈라진다.
그렇다면, 둘 사이에는 어떤 행위가 있었을까. 남자는 "(성관계는) 시도에 그쳤다"고 부인했고, 여자는 "실제 행위가 일어났다"고 반박했다.
남자의 주장을 좀 더 들어보자.
"여자가 침대 모서리에 걸터앉아 있었습니다. (제가) 같이 자자며 끌어안았죠. 자연스레 스킨십으로 이어졌습니다. (중략) 그런데 바로 그때…" (A씨)
여자의 이야기는 완전히 다르다.
"A씨를 재우려고 침대에 앉아 있었습니다. 하지만 계속 같이 자자며 (저를) 잡아당겼습니다. 너무 놀라서 일어나려 하자, 강제로 침대에 눕혔고요." (B씨)
B씨는 조사 과정에서 A씨의 혐의를 '강간'으로 바꿨다.
"저를 강하게 끌어당겼습니다. 하의도 강제로 벗겼고요. 제가 저항하자 온몸으로 짓눌렀습니다. 그리고 관계를 시도했죠. 그때 제가…" (B씨)

# 엇갈린 주장들 : 동의
성범죄를 구성하는 핵심 요건은, 상대방의 의사다. 자의에 의한 동의인지, 타의에 의한 강요인지가 성범죄 여부를 가르는 기준이 된다.
두 사람은 해당 부분에 대해서도 전혀 다른 주장을 펼쳤다.
먼저, 남자 입장이다. A씨는 "전혀 거부하지 않았다. 진행 과정이 자연스러웠다"면서 "B씨가 원하면 언제든 (관계를) 멈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그때'를 꺼냈다.
"스킨십을 하면서 하의를 내렸습니다. 그때, (그녀가) 화장실을 찾더군요. '씻고 오겠다'면서요. 우리는 각자 화장실로 가서 씻었습니다." (A씨)
여자의 주장은 다르다.
"공격적으로 달려들었어요. 강하게 거부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그 상황을 벗어나고 싶었어요. 그래서 '씻고 하자'는 핑계를 댔습니다." (B씨)

# 엇갈린 주장들 : 화장실1
경찰 조사가 시작됐다. 현재까진, 양측의 말(진술)밖에 없는 상황. 남자는 '디스패치'에 여자 주장에 반박할 기회를 요청했다. 여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제가 강제로 관계했다고요? 그랬다면, 화장실에서 씻으면 안 되죠. (강간) 증거를 보전해야 하니까요. 여자 말은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A씨)
"왜 씻었냐고요? 안 그러면 의심할 것 같았습니다. 화장실에 왜 갔냐고 추궁할 것 같았죠. 저는 실제로 씻으면서 (신고할) 시간을 번 겁니다." (B씨)
'디스패치'는 B씨가 (1차) 화장실에서 매니저에게 보낸 카톡 메시지를 확인했다.
여자 : 나 살려줘 진짜 제발 큰일 났어.
매니저 : 왜 왜 전화해
여자 : 나 지금
매니저 : 왜
여자 : 이 새X 집 왔다가
여자 : 지금 강간당할 거 같아
"저도 (관계를) 원해서 씻었다고요? 그럼, 매니저에게 구조 문자를 보낼 필요가 없겠죠. 매니저는 제 톡을 받고 바로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B씨)

# 엇갈린 주장들 : 셋업
남자는 이 또한 여자의 '셋업' 범죄라고 말했다.
"여자가 거부했다면, 시작도 안 했을 겁니다. 억지로 하지도 않았고, 저항하지도 않았어요. 제가 강제로 그럴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그는, 이 모든 것이 BJ 일당의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그 근거는 3가지. ① 자신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② 계속해서 호감을 보냈다, ③ 언제든지 멈출 수 있었다.
① "BJ의 매니저란 사람이 경찰과 함께 현장에 나타났습니다. 카메라로 저를 찍으면서 '너 지수 오빠지? 넌 이제 X 됐다'고 말하더군요. 그들은 제가 누군지 알고 있었습니다."
② "(식데 자리에서) '내 이상형이다', '예뻐 보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청담동 사는 사람은 처음'이라며 초대를 원했죠. 그렇게 집까지 따라왔고, 먼저 안방에 들어갔어요."
③ "관계를 진행하다 (여자의 요청으로) 2번 멈췄습니다. 저는 한 번도 (화장실을) 막지 않았어요. 그녀가 원치 않으면 언제든 그만둘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도 그랬고요."

# 엇갈린 주장들 : 화장실2
화장실에 대한 입장 역시, 첨예하게 대립했다.
여자의 입장을 먼저 들어봤다.
"(1차) 화장실에서 매니저에게 구조를 요청했습니다. 바디워시를 달라며 시간을 끌었죠. 너무 오래 있을 순 없었어요. 의심할까 봐 무서웠습니다." (B씨)
B씨는 23시 53분, 화장실에서 나왔다. 그러자, 다시 A씨의 돌진(?)이 시작됐다는 것.
B씨는 "A씨가 화장실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면서 "화장실에서 나오자 (내) 상의를 벗기고 목에 키스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목, 그리고 입에 키스했어요. (저는) 양치하겠다며 화장실로 피했습니다. 매니저에게 목덜미 키스마크 영상을 전송하며 2차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B씨)
남자의 입장은 달랐다.
"그래서, 강간 주장이 더 이상한 겁니다. 저는 그녀를 막지 않았어요. 멈추라고 할 때 멈췄고, (화장실에) 간다고 할 때 보냈습니다. 그냥 집에 갔으면 됐어요." (A씨)

# 엇갈린 주장들 : 타임라인
그날, 그 집의 타임라인이다.
1차 추행 : 23시 30분~23시 42분
화장실 (1차) : 23시 42분~23시 53분
2차 추행 : 23시 53~23시 59분
화장실 (2차) : 23시 59분~0시 4분
경찰 출동 : 0시 12분
여자는 "남자의 억압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을 쳤다"면서 "그 과정에서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타박상을 입었다. 상해 진단서도 제출했다"고 말했다.
"그만하라고 수십 번 말했지만, 막을 수 없었답니다. 돈을 노린 범죄요? 그랬다면 경찰에 신고를 안 했겠죠. 2차 가해를 멈추길 바랍니다" (이민형 변호사, 동인)
남자는 고개를 저었다. "우리 집 화장실이 2개다. 내가 화장실에서 씻을 때, (집에) 갔으면 됐다"면서 "그녀는 원하는 대로 움직였다. 난 막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유명인 오빠인 걸 알고 있었어요. 금전을 목적으로 한 '셋업' 사건으로 의심됩니다. 돈을 먼저 요구하면 공갈 협박이니까, 경찰에 신고하고 합의금을 노린 거죠." (A씨)
팽팽하다. 한 치의 양보도 없다. 여자는 남자에게 성폭행의 책임을 물었다. 남자는 무고죄로 맞설 예정이다. 그날의 진실은 무엇일까.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