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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내게 아픔을 뱉어줘"…원필, 인간 원필의 진심

[Dispatch=정태윤기자] "마냥 웃고, 마냥 다 좋은 사람은 아니거든요."

이번 앨범은 위로보다 고백에 가깝다. 감정을 덜어내기 위한 음악이자, 숨겨왔던 내면을 꺼낸 기록이다. '행운을 빌어줘'로 다정한 위로를 건네던 원필은, 이번엔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밝음 뒤에 있던 불안과 상실, 답답함까지 모두 꺼냈다. 앨범명 '언필터드'(Unfiltered)처럼 감정을 한 겹 더 벗겨냈다. 걸러내지 않은 마음을 꺼내며 더 솔직한 음악으로 돌아왔다.

"너무 어두운 이야기여서 팬분들이 걱정할 것 같기도 해요. 제가 이 곡을 통해 제 감정을 해소했듯, 듣는 분들도 안 좋은 감정을 던지고 갈 수 있는 감정 쓰레기통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디스패치'가 최근 솔로 앨범으로 돌아온 '데이식스' 원필을 만났다. 그의 새로운 음악 챕터를 확인했다.

◆ Uncharted

원필이 30일 첫 솔로 미니 앨범 '언필터드'를 선보인다. 지난 2022년 2월 발표한 첫 솔로 앨범 '필모그래피'(Pilmography) 이후 약 4년 만의 솔로다.

신보에는 2026년 현재의 원필을 담았다. 그는 "원래 다양한 장르를 좋아한다. 어떤 장르에 국한되고 싶지 않은 마음을 7곡에 녹였다"고 설명했다.

타이틀곡 '사랑병동'을 포함해 '톡식 러브', '어른이 되어 버렸다', '업 올 나잇', '스텝 바이 스텝', '백만송이는 아니지만', '피아노' 등을 담았다. 그가 모든 트랙 작업에 참여했다.

이번 작업의 출발점은 '시도'였다. 원필은 "데이식스 10주년 앨범을 준비하면서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었다. 그 방향성이 솔로 작업까지 이어졌다"고 털어놨다.

"목표는 단순했습니다. 어떤 음악을 할 수 있을까, 들려드릴 수 있을까. 솔로 앨범이니까 욕심이 더 컸어요. 더 다양하게 시도하고 도전했습니다."

Unspoken

타이틀곡 '사랑병동'은 그 결심이 가장 선명히 드러나는 곡이다. 록 발라드 장르에 고조되는 강렬한 에너지의 밴드 사운드가 인상적인 곡이다. 원필은 거친 드럼 비트 위에 호소력 짙은 고음을 더했다.

원필은 "마이데이(팬덤명)분들도 제가 이런 가사, 이런 트랙으로 노래를 부를 줄 생각도 못 하셨을 것 같다"며 "오래도록 상상해 온 트랙이었다. 데뷔 때부터 함께한 (이)우민이 형이 완벽히 구현해 줬다"고 털어놨다.

'사랑병동'은 사랑 노래처럼 들리지만, 출발점은 사랑이 아니었다. 그는 "살아가면서 온전한 진심을 말로 풀어낼 수 없지 않나. 다들 참고 답답한 그 마음을 터트리듯 완성했다"고 말했다.

"살면서 누구나 아픔은 있잖아요. 저는 누군가를 잃어본 경험이 있어서 거기에 대한 상실을 가려두기보다 말하고 싶었어요. 이번 곡을 만들면서 그 감정이 많이 해소됐죠."

뮤직비디오에서 열연도 펼쳤다. 누군가를 잃은 고통을 울부짖음으로 표현했다. 원필은 "특수분장을 하고 카메라 앞에 섰는데, 너무 몰입되더라. 감추고 싶었던 것들을 다 쏟아냈던 것 같다"고 전했다.

Unveiled

타이틀곡뿐 아니라 전곡 모두가 원필의 솔직한 이야기를 담은 곡들로 구성됐다. 원필은 "전역 후 데이식스를 바라보는 대중분들의 시선이 달라졌다는 걸 안다. 그래서 부담감을 느끼기 시작한 것 같다"고 밝혔다.

"예전에는 공연 전에 긴장을 거의 안 했는데, 이제는 긴장이 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마냥 좋은 모습만 보여드리는 게 맞을까 하는 고민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음악만큼은 조금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의 저를 솔직하게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수록곡 '어른이 되어 버렸다'는 어른이 되는 게 싫으면서도 어른이 된다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되뇌며 살아가는 마음을 담았다. 마지막 트랙 '피아노'는 잊히는 게 싫다는 솔직한 마음을 넣은 곡이다.

"'행운을 빌어줘'는 밝기만 했거든요. 인간 원필로서 조금 다른 이미지를 보여드리고 싶다는 게 컸습니다. 어두운 마음까지 다 넣었죠. 다만 팬분들이 너무 걱정만 안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이 노래를 듣고 안에 있는 응어리들을 해소하실 수 있는 창구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의 첫 솔로 타이틀곡 '행운을 빌어줘'는 새해 첫 곡 리스트로 1월 1일마다 차트에서 역주행하고 있다. 이에 필적할 곡이 있냐는 질문엔 잠시 머뭇거렸다. 그는 "그걸 생각하면 못 하겠더라. 대적할 수 있는 곡은 없는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메시지로만 보면, '어른이 되어 버렸다'가 위로가 될 만한 곡인 것 같다"며 "'사랑병동'은 듣는 분들이 안 좋은 감정들을 던지고 갈 수 있는 감정 쓰레기통이 됐으면 좋겠다. 제가 감정을 해소한 것처럼 시원하게 떨쳐내고 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Unfiltered

원필은 데이식스 안에서 늘 따뜻한 목소리였다. 작사, 작곡, 연주를 직접 해온 뮤지션이자, 팀의 정서를 단단하게 받쳐왔다. 그런 그가 솔로로 나설 때마다 조금씩 다른 자신을 꺼내 왔다.

첫 솔로로 다정한 위로를 건넸다면, 이번엔 그 이면을 열었다. 걸러내지 않은 감정, 말하지 못했던 상실, 어른이 되어가는 것과, 잊힘에 대한 두려움까지. '언필터드'는 그가 처음으로 자신의 어두운 면을 정면으로 마주한 앨범이다.

그는 이번 앨범에 대해 "이 시기의 제가 남겨둔 기록"이라고 정의했다. "제 음악적 색깔이 뭐냐고 묻는다면, 아직도 잘 모르겠다"며 "좋아하는 음악은 계속 바뀌고, 장르에 국한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색은 대중분들이 정해주시는 것 같아요. 그냥 정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바라는 건, 늘 같아요. 늙지 않는 음악을 하고 싶습니다. 10년, 20년이 지나도 늙지 않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오는 5월 1~3일까지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도 혼자서 채운다. 원필은 "큰 곳에서 하다 보니 부담도 된다. 그런데 증명을 해내고 싶다. 열심히 합주하면서 준비 중"이라고 귀띔했다.

"이번 앨범으로 마이데이에게 저도 새로운 거 할 수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이야기 해주고 싶어요. 데이식스나 앞으로의 저의 음악이나 걱정하지 않아도 다 생각하고 있다고. 좋은 음악으로 또 올 거니까, 새로운 것도 할 수 있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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