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정태윤기자] 밖에서는 완벽주의자 공무원, 집에서도 마찬가지다. 빈틈없이 살아왔지만, 예상치 못한 순간 인생의 스텝이 삐끗한다.
버티지 못하고 넘어질까 몸에 힘을 꽉 주고 살았던 그가, 정열의 플라멩코를 만난다. 어깨에 힘을 빼고 음악에 몸을 맡기는 순간, 비로소 자유를 느낀다.
조현진 감독은 "플라멩코는 물리적으로 무언가를 부술 수 있는 춤이다. 국희(염혜란 분)도 이 댄스로 무언가를 부수고 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영화 '매드 댄스 오피스'(감독 조현진) 측이 24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염혜란 최성은, 아린 등이 자리했다.

'매드 댄스 오피스'는 24시간 완벽하게 살아오던 공무원 국희(염혜란 분)가 조금 망해버린 인생 앞에서 플라멩코 스텝을 밟으며 몰랐던 희망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염혜란이 빈틈없는 구청 과장 '김국희'를 맡았다. 국희는 24시간을 분 단위로 설계하며 단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다. 성공적인 커리어와 딸의 취업까지.
그가 그려온 인생 청사진은 완벽히 완성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승진 누락과 딸과의 단절이라는 예기치 못한 균열을 맞게 된다. 우연히 발을 들인 플라멩코 연습실에서 생소한 리듬과 마주한다.
염혜란은 "영화 '쉘위댄스', '빌리 엘리어트' 등 춤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 작품을 좋아한다"며 "어렵겠지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출연 계기를 전했다.

조현진 감독은 "국희는 처음부터 호감으로 다가가긴 힘든 캐릭터다. 그런 주인공을 응원하면서 따라가야 한다. 염혜란 선배님은 빌런도 공감이 가고 경청하게 하는 배우라는 점에서 섭외 1순위였다"고 강조했다.
염혜란은 첫 원톱 주연으로 나섰다. 그는 "원톱이 아닌 최성은(김연경 역)과 투톱이라 생각하고 찍었다"며 "주인공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 걸 느꼈다"고 털어놨다.
이어 "중압감이 올 때마다 지금까지 했던 것처럼 똑같이 하자는 마음으로 찍었다. 빠지는 회차가 거의 없어서 체력 안배에도 신경을 썼다"고 덧붙였다.
고난도 플라멩코 안무도 직접 소화했다. 몸의 리듬만으로 인물의 억눌린 감정과 해방의 순간을 짜릿하게 표현해 냈다. 긴장을 늦추지 않던 단단한 얼굴에서 투박한 자유가 피어났다.

그는 "촬영 3개월 전부터 연습했다. 선생님께서 단기간 안에 완성되기 어려운 춤이라고 말씀해 주셨다"며 "한의 춤이라서 영혼에 접근한 춤을 춰야 했다. 정말 어려웠다"고 말했다.
특히 사무실에서 펼치는 플라멩코 독무신은 더욱 쉽지 않았다. 그는 "사무실에서 '집에 가고 싶다', '탈출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나. 그 상상력을 재연하는 신이었다"고 설명했다.
염혜란은 "제목과도 연결되면, 시나리오에서 봤을 때도 굉장히 매력적인 장면이었다. 사무실을 박살 내면서 찍어야 했는데, 기댈 곳도 없이 혼자 춤을 춰야 해서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고 떠올렸다.
그 많은 춤 중에서도 플라멩코여야 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조현진 감독은 "플라멩코는 물리적으로 무언가를 부술 수 있는 춤이다. 국희도 이 댄스로 무언가를 부수고 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최성은은 2~30대의 보편적인 얼굴을 그린다. 구청 주임 '김연경'을 소화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공직 사회에 발을 들인 Z세대 공무원이다. 뜻대로 되지 않는 현실에 번번이 부딪힌다.
그러던 어느 날 국희와 함께 플라멩코를 배우며 삶의 전환점을 맞는다. 극 중 국희와 연경은 직장 상사와 부하 직원을 넘어 소울메이트가 된다.
국희는 연경을 통해 딸 해리(아린 분)을 이해하기 되고, 연경은 국희를 통해 조금씩 중심을 잡는 법을 배우고 단단한 내면을 쌓아 나간다.
최성은은 염혜란과의 호흡에 대해 "선배님이 먼저 '이렇게 할까, 저렇게 할까' 의논을 많이 해주셨다. 불안감과 걱정도 먼저 드러내 주셔서 오히려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저도 국희, 연경처럼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압박을 받으며 살았던 사람이다. 저처럼 그런 생각을 해봤던 사람들에게 힘이 되는 영화가 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염혜란 역시 "저처럼 중년의 일하는 여성들이 봐도 좋을 것 같다. 끝없이 성취해야 하고, 육아를 병행해야 했던 사람들이 보면 힐링하게 될 것"이라며 관람을 독려했다.
'매드 댄스 오피스'는 다음 달 4일 개봉한다.

<사진=이승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