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구민지기자] 임영웅이라 가능한 공연이었다.
"여러분 어떤 곡 듣고 싶으신데요?"(임영웅)
"15260! 76646! 76139!"
객석에서 팬들이 노래방 번호를 외쳤다. 준비한 곡은 아니었지만, 임영웅은 팬들의 요청을 받자마자 주저하지 않고 즉석에서 노래를 시작했다.
"오래돼서 기억이 잘 안 나는데…, 그래도 불러보겠습니다."
노래방 화면 속 가사를 짚어가며 신청곡들을 완창했다. 어떤 곡이든 감미롭게 소화해냈다. 안정적인 가창력과 무대 장악력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임영웅은 3시간 30분 동안 노래했다. 트로트뿐 아니라, 발라드, 댄스, 랩, 재즈 등 장르를 넘나들었다. 객석을 감동으로 적셨다가도 환호로 들썩이게 했다.
그는 지난 17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2026 전국투어 콘서트 아임 히어로'(IM HERO) 서울 2일차 공연을 열었다. '디스패치'가 이날 공연을 함께했다.

◆ "2026, 다시 시작한 항해"
임영웅이 166m 대형 스크린에 등장했다. 선박을 타고 항해했다. 배는 그대로 무대 위에 진입했고, 임영웅은 리프트를 타고 힘차게 뛰어올랐다. 금세 환호로 가득 찼다.
'원더풀 라이프', '나는야 히어로', '런던 보이'를 연달아 불렀다. 쩌렁쩌렁한 고음으로 압도했다. 댄서들과의 고난도 퍼포먼스에도 음색과 가창은 끝까지 안정적이었다.
"여러분 잘 지내셨어요? 가까이에서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임영웅은 관객과의 '눈 맞춤'에 공을 들였다. 180도 파노라마 스크린으로 시야 제한을 최소화했음에도, 직접 무대 끝과 끝을 누비며 팬들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붉은 조명으로 바뀌고, 색소폰 소리가 귀를 사로잡았다. '연애편지', '우리들의 블루스', '이젠 나만 믿어요'를 재즈 버전으로 편곡했다. 발라드를 경쾌하고 귀엽게 소화했다.
"익숙한 곡들을 새롭게 불러드리는 게 저한텐 또 다른 즐거움이에요. 여러분들도 즐거우셨는지 까마귀가 계속 울어요. 아아아악(웃음)"
임영웅은 응원봉 파도타기를 진두지휘했다. 생일인 팬들을 위해 축하곡도 챙겼다. "저는 여러분을 만난 이후 매일매일이 생일"이라며 특유의 친근한 화법으로 웃음을 이끌었다.

◆ "영웅시대가, 나침반"
돌출 무대에 꽃길이 완성됐다. 임영웅은 그 사이에 앉아 감미롭게 노래를 시작했다. '들꽃이 될게요', '비가 와서'를 선곡했다. 핏대를 세워가며 저음부터 고음까지 압도했다.
"이렇게 큰 공연장에 많은 분들을 모시고, 제가 쓴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또 한 번 느꼈습니다."
팬들은 노래가 시작되기 전부터, 단체 박수로 박자를 맞췄다. 임영웅은 라이더 재킷에 선글라스로 분위기를 바꿨다. '답장을 보낸지'는 춤추면서 파워풀한 랩까지 쏟아냈다.
"즐거운 만큼, 소리 질러!"
임영웅 표 댄스브레이크도 환호를 이끌었다. 중장년층도 빠른 가사를 함께 따라 했다. 박수는 해병대 박수만큼 커졌다. '무지개', '얼씨구'는 팬들과 함께 춤추며 노래했다.
스크린에 팬들의 얼굴이 등장했고, 임영웅은 환한 미소로 노래를 이었다.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그네를 타고 공중에 올라 열창했다. 음원보다 더 음원 같은 실력을 뽐냈다.

◆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 그리워"
"살아가다 보면, 유독 마음에 짙게 남는 장면들이 있어요. 그 감정을 그리움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그리움에서 시작된 이야기, 한 곡씩 들려드릴게요."
임영웅은 '돌아보지 마세요', '아버지'를 택했다. 큰 공연장을 목소리로 꽉 채웠다. 특히, '아버지'는 가사에 공감해 눈물을 훔치는 팬들도 있었다.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는 기타 선율에 맞춰 노래했다. 휘파람도 직접 불었다. 고음에 고음을 더하며 감탄을 자아냈다. 감정에 북받친 듯, 한 소절을 멈칫했다.
"임영웅, 임영웅, 임영웅"
팬들의 응원에 금세 미소를 찾았다. "울컥해서 '노부부' 가사를 놓친 건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 그리워"를 함께 외치며 애정을 표현하자고 약속했다.

◆ "원하면 불러드립니다"
이번 콘서트 하이라이트는 '영웅 노래자랑'이었다. "영웅시대와 특별한 추억을 만들기 위해 준비한 소통 코너"라며 "매 회차 다른 노래들로 같이 노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팬들은 즉석에서 원하는 곡, 노래방 숫자를 외쳤다. 플래카드에 듣고 싶은 곡을 적어오기도 했다. 임영웅은 팬들의 요청을 다 들어줬다. 헷갈리는 곡도 일단 시작했다.
"15260 '사내' 갈까요?, '나쁜 남자'? 안 불러 본 지 너무 오래됐는데 (그래도) 한 번 불러보겠습니다"
'분홍립스틱', '사랑은 창밖에 빗물 같아요', '빵빵', '엄마', 'Q', '홍랑', '마이 러브', '신사랑고개' 등 11곡을 내리 불렀다. 팬들은 진한 트로트에 흥을 터뜨렸다. 모두가 만족했다.
그러나, 그는 '엄마'를 추천받고 망설였다. "오늘 엄마가 와 있는데 안 보고 불러야겠다"며 시작했다. 결국, 눈물이 터졌고 뒤돌아 한참 흐느꼈다. 관객들의 눈도 촉촉해졌다.
임영웅은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뒤돌았다. "어? 우리 엄마 아닌데 울고 계시네"라며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렸다. 노래방 화면 가사를 보며 최선을 다해 노래를 완창했다.

◆ "전 세대 하나된 HOME"
"여러분, 젊고 어리게 살고 싶은 분들은 저를 어떻게 부르라고 했죠?"(임영웅)
"오빠!"(영웅시대)
중장년층이 소리쳤다. 심지어, 아버님들도 '오빠'라고 크게 외쳤다. "공연장에 오신 여러분의 건행(건강과 행복)을 이 자리에서 꼭 찾고 가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임영웅은 '우리에게 안녕', '사랑해요 그대를', '보금자리', 그댈 위한 멜로디'를 연달아 불렀다. 빠른 스탭 안무에도 음정은 완벽했다. 잔망 댄스까지 중간중간 녹였다.
'홈'은 장관이었다. 1만 9,000명 관객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다. 전국적으로 챌린지 열풍을 모았던 곡인 만큼, 다함께 춤췄다. 대형 칼군무로 공연장을 장악했다.
공연은 끝나자, 팬들은 스케치북을 높이 들었다. "영웅 삼촌 보러 왔어요", "임영웅 보면서 태교 중" 등이 적혔다. 일제히 "임영웅 사랑해"를 외쳤고, 임영웅은 다시 무대에 올랐다.
"듣고 싶은 곡이 남으셨어요? 뭐 듣고 싶으신데요~ (사실) 힘들 것 같아서 뺐는데, 영웅시대가 듣고 싶어 한다니 들려드리겠습니다."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 '알겠어요 미안해요', '그대 그리고 나', '인생찬가'를 선곡했다. 객석에 최대한 가까이 붙어서 노래했다. 무대 가장자리를 돌며 90도 인사를 했다.

"이렇게 무대 위에 설 때마다 '내가 왜 노래를 하는지', '왜 계속 살아가야 하는지'를 (고민합니다). 여러분 앞에 서 있는 이 시간, 그 답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제 삶의 나침반이자 답이 되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다시 만나는 날까지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바라겠습니다. 건행!"
<사진제공=물고기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