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김지호기자]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무려, 160명의 예비 스타들이 오디션에 뛰어들었다. 약 4달 동안 서로의 매력을 겨뤘고, 최종 8인이 '알파 드라이브 원'이라는 프로젝트 그룹으로 모였다.
사실, 최립우는 이 오디션의 승자가 아니다. 그의 최종 순위는 10위. 방송 초반에는 3~4위 권을 유지했으나, 마지막 회에서 아쉽게 데뷔에 실패했다. 다시, 연습생 신분으로 돌아간 상황.
그러나, 최립우는 좌절하지 않았다. 눈물로 2주를 보냈지만, 곧 오뚝이처럼 일어났다. '보이즈 2 플래닛' (이하 '보플2')을 통해 생긴 별명, '끈기장미'를 입증했다.
"사실 이 꿈은, 처음엔 단순히 저의 것이었어요. 제가 좋아서 이 길을 걷기 시작했죠. 그런데 절 사랑해주시는 분들이 너무 많이 생겼어요. 그 때부터, 이 꿈은 저만 위한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절 사랑해주시는 만큼 보답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다. 제가 위로 받는 것을 좋아하는 만큼, (팬 분들에게도) 위로를 돌려드리고 싶어졌다"며 "지치지 않을 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어느 가을, 서울 성수동 FNC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최립우를 만났다. 데뷔가 결정되기 전, 그의 솔직한 마음을 들었다.

◆ "K팝 가수를 꿈꾸다"
최립우의 국적은 대만이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K팝 마니아였다. 누나가 K팝에 관심이 많아 노래를 듣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따라 부르게 됐고, 춤추게 됐고, K팝 가수를 꿈꾸게 됐다.
"어릴 때부터 노래하고 춤추는 걸 좋아했거든요. 유치원 때 친구랑 슈퍼주니어의 '쏘리 쏘리'를 장기자랑으로 했어요. 원더걸스 선배님의 '노바디'도 했었고요. 제 첫 K팝이에요.(웃음)"
그는 "K팝은 사람들을 신나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장르다. 퍼포먼스로 봤을 때도, 다른 장르보다 임팩트가 크다"며 "그 많은 꿈들 중에서도, K팝 가수가 가장 좋았다"고 미소 지었다.
그러다 운명처럼, 기회가 주어졌다. FNC 엔터테인먼트의 캐스팅 팀에서 최립우의 인스타그램에 DM을 보낸 것. 그는 "갑자기 익명 계정으로부터 '아이돌에 관심이 있냐'는 DM이 왔다"고 말했다.
"처음엔 사기라고 생각했어요.(웃음) 프로필 사진도 없고, 이름도 뭔가 이상했고…. 그런데 메시지 답장하는 것쯤이야, 손해가 없잖아요? 그래서 바로 '관심있다'고 답했고, 대만 현지에서 미팅을 하게 됐죠."

◆ "대만 소년, 연습생이 되다"
최립우가 한국 땅을 밟은 건, 지난 2022년 9월이다. 그는 이전까지 비행기 자체를 타본 적이 없던 소년. 해외 출장(?)도, 한국 기획사도, 모든 게 처음이었다.
"피원하모니 선배님들의 뮤직비디오와 무대 등을 유튜브를 통해 봤어요. 와, 진짜 멋지더라고요! 만일 이 회사에서 데뷔한다면, 나도 이런 걸 할 수 있을까 하는 즐거운 상상을 했죠."
그로부터 3년, 최립우는 연습생 생활에 집중했다. 무엇보다, 입국 당시 그는 한국어를 못 하는 상태. 하루종일 한국어를 익히고, 트레이닝을 받았다. 꿈을 향한 첫 걸음을 내딛었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아예 한국어를 몰랐어요. 춤이랑 노래보다, 한국어를 배우는 데 신경썼었죠. 어느 정도 익힌 후부터 댄스와 노래 위주로 계속해서 연습을 했습니다."
그는 "FNC 입사 전까지 전문적인 트레이닝을 받아본 적이 없다"며 "춤과 노래를 배우는 일은 생각보다 많이 어려웠다. 생각보다 디테일한 포인트를 많이 신경써야 한다고 느꼈다"고 털어놨다.

◆ "보플2, 마지막 기회였다"
사실, 거기까진 괜찮았다. 외국어의 장벽도, 실력의 문제도, 모두 예상했던 일이었으니까…. 그보다, 연습생 신분에서 오는 불안정성이 생각보다 컸다.
"2023년 정도였던 것 같은데, 갑자기 슬럼프가 확 왔어요. '아, 포기해야 하나? 난 안 되는 걸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던 시절이 있었죠. 그러면서도 그때까지 해온 게 아깝기도 하고…."
오디션 프로그램 역시 처음에는 주저했다. "제 (차분한) 성격 때문에 방송이 좀 부담스러웠다. 두렵기도 했다"며 "그럼에도, '보플2'는 제게 마지막 기회라고 느껴졌다"고 참가 이유를 밝혔다.
경쟁이 주는 압박감은 상상초월이었다. 몰랐던 곡을 프로처럼 소화해야 한다. 게다가 무대 준비 기간도 짧다. 낯선 연습생들과 파트 경쟁까지 해야 한다.
"2주 정도 준비하고 무대를 선보여야 하는데, 그 과정은 정말 쉽지 않아요. 미션을 받자마자 파트와 구성을 짜고, 조율하고, 연습을 하는데요. 아무래도 준비 기간이 빡빡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죠."

◆ "첫만남, 정말 어려웠다!"
최립우가 뽑은 최고난도 곡은, (의외로) 투어스의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 최립우의 청량 상큼한 이미지와 잘 맞아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은 노래다.
"첫 만남이, 정말 처음에 처음이었어요. 이 노래를 공연하는 것도 처음, 무대에 서는 것도 처음이요! 연습 과정은 정말 행복했는데, 너무 너무 떨리더라고요. 온 몸의 힘이 다 풀릴 정도였어요."
가장 좋아했던 곡은, 하이키의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이하 '건사피장'). "첫 무대보다는 덜 떨었던 것 같다"며 "가사가 정말 공감됐고, 기억에 많이 남은 노래였다"고 말했다.
"거센 바람이 불어와 내 살을 베려 해도, 쓰러지지 않는다는 가사가 마음에 들었어요. 불안한 청춘을 보여주는 무대였는데, 많이 이입됐죠. 저와 잘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마지막 회, 그는 데뷔할 '뻔' 했다. "이젠 시간이 지났으니, 어느 정도 놓아줄 수 있다"며 "아쉽지만, 제가 더 단단해질 수 있는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제가 지금 여기에 있다"고 담담히 말했다.

◆ "내 꿈은, 위로를 주는 가수"
최립우는 현재 데뷔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는 12월 솔로 곡으로 가요계에 출사표를 던질 계획이다. (인터뷰 당시는, 데뷔 미정 상태였다.) 게다가, '보플2' 파생 그룹의 가능성도 열려 있다.
"방송이 끝나고, 제 무대를 전부 돌려볼 수 있게 됐잖아요? 모든 무대를 보며 표정, 힘 조절, 보컬 등 개선해야 될 부분들을 찾고 있어요. 실력 면에서 더 발전하고 싶거든요."
최립우의 1차 목표는, (당연히) 데뷔다. 그의 궁극적인 꿈은 무엇일까. "저는 위로가 많이 필요한 사람이다. 그래서, 저 역시 위로를 줄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만일 데뷔하게 되면요? 팬 분들을 어떻게든 많이 만나고 싶어요. 사인회, 팬미팅, 콘서트…. 어떤 자리든 좋아요. 제 꿈을 함께 해 주시는 분들께, 이건 우리의 꿈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한편, 최립우의 영상과 화보는 향후 '밈'(MIIM) 공식 인스타그램(@myidol_miim)과 유튜브 채널 등 에서 만나볼 수 있다. 최립우가 팬들을 위해 준비한 깜짝 선물도 오픈될 예정이다.

<사진=밈(MI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