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박혜진기자] "전 세계의 창작자들이 그들의 창의성을 꽃피울 수 있는 경제적 지원과 재능을 펼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만들어 주십시오."(RM)
'방탄소년단' RM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최고경영자(CEO) 서밋에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RM은 29일 경주 예술의 전당에서 'APEC 지역의 문화 창조 산업과 K-컬처의 소프트파워'를 주제로 약 10분간 발표했다. 창작자의 시각에서 바라본 K팝에 대해 짚고, 창조적 문화 생태계를 위한 관심을 촉구했다.
그는 "제가 태어나고 자란 대한민국에서 APEC의 주역인 여러분을 만나 영광"이라며 "올해 처음으로 문화산업이 APEC의 핵심 의제로 격상된 것에 대해, 창작자의 한 사람으로서 깊은 자부심을 느낀다"고 시작했다.
K문화가 가진 잠재력에 대해 연설했다. "창작자의 시각에서 K팝이 어떻게 국경을 넘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는지, 정성적인 연결의 의미에 대해 개인적인 생각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방탄소년단의 여정을 돌아봤다. "십여 년 전, 처음 해외에 진출했을 때 오늘 같은 영광은 상상할 수 없었다"면서 "영어권 지역에서 한국어로 만들어진 노래를 듣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문화의 장벽이 얼마나 높은 것인지 온몸으로 체감했다"고 전했다.
비영어권 문화로 취급받던 음악을 주류로 이끄는 과정은 높고 견고했다. 스스로 기회를 만들기 위해 공연 전단지를 나눠주고, 거리에서 춤을 췄던 날들을 떠올렸다. 냉정한 현실의 연속이었다는 것.
그는 "하지만 오늘 저는 그 장벽을 넘어, 이 자리에서 여러분을 만나고 있다"며 "핵심 동력은 아미였다. 저희 음악을 매개체로 국경과 언어를 초월한 소통을 이어간다"고 말했다.
아미의 포용성과 연대 자체가 영감이라는 것. "K팝이 강력한 공동체를 만들어내는 이유는 콘텐츠의 특별한 융합 원리에 있다"며 "서구의 음악 요소를 수용하고, 한국 고유의 미학, 정서, 제작 시스템을 융합한다"고 설명했다.
RM은 "K팝은 단순한 음악 장르가 아니"라며 "K팝의 성공은 특정 문화의 우월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한국 고유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세계의 문화를 폭넓게 수용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러한 문화의 흐름이 전 세계 곳곳에서 이어지길 바랐다. "전 세계의 창작자들이 그들의 창의성을 꽃피울 수 있는 경제적 지원과, 재능을 펼칠 기회의 장을 만들어 달라"고 강조했다.
경제적 관점뿐만 아니라 문화적 관점에서도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와 예술은 마음을 움직이는 강력한 동인이자, 다양성과 포용성을 가장 쉽고 빠르게 전달하는 매개체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RM은 "창작자들이 마음껏 창의성을 꽃피울 때, 국경을 넘어서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며 "이들의 콘텐츠는 모든 종류의 '다름'을 넘어서, 진실된 이해와 포용의 길을 열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연대의 힘을 길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 역시 아티스트로서, 여러분이 열어주실 더 넓은 기회의 장 위에서 마음껏 뛰어놀며, 음악을 통해 용기와 희망, 그리고 포용의 가치를 전하는 것으로 기여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인사했다.
<사진제공=하이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