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이명주기자] 2016년 3월, 두산매거진이 배포한 보도자료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W코리아의 유방암 인식 향상 캠페인 수익금 5,000만 원을 전달했다."
두산매거진에 따르면, ‘Love your W’의 2016년 기부액은 5,000만 원. 수익금 전액을 기부했다. 전달자는 박용만 전 회장. 기부처는 한국유방건강재단이다.
2025년 10월, 국회 보건복지부 이수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W코리아의 후원금 자료를 공개했다. 보건복지부를 통해 제출받은 18년치 기부금 내역이다.
이수진 의원에 따르면, W코리아가 18년 동안 한국유방건강재단에 후원한 금액은 3억 1,569만 원. 두산매거진이 밝힌 기부액(11억 원)의 1/3 수준이었다.
2016년의 경우, 기부금이 10배 부풀려졌다. W코리아 보도자료에 적힌 기부액은 5,000만 원. 그러나 보건복지부가 한국유방건강재단에 확인한 기부금 액수는 500만 원에 불과했다.
W코리아는 2023년에도 유방암 파티를 열었다. 박혜원 부회장까지 참석해 술잔을 들었다. 하지만 두산매거진의 23년 기부액은 0원. (참고로 당시 셀럽 거마비도 0원.)
2008년, 2009년, 2017년, 2018년, 2019년, 2020년, 2021년, 2022년, 2023년에는 기부를 건너 뛰었다. "20년간 수익금 11억을 기부했다"는 주장에 대한 증명이 필요하다.
W코리아가 민간단체에 (남몰래) 후원금을 전달했을 수도 있다. 그렇다 해도 의문은 풀리지 않는다. 보건복지부는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 등 유방암 관련 비영리 민간 단체도 관리하고 있다.
결국, W코리아가 기부처를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2016년 후원금이 10배 이상 차이 나는 이유도 해명해야 한다. (W코리아는 자사 홈페이지의 2016년 파티영상을 비공개로 돌렸다.)
'디스패치'는 지난 16일, W코리아의 유방암 장사를 보도했다. 패션 브랜드에 3,000만 원, 주얼리 브랜드에 500만 원을 받았다. 그리고 국내 스타들을 ’공짜‘로 불러 해당 브랜드 옷과 주얼리를 착장시켰다.
W코리아는 ‘자선’이라는 열쇠를 이용, 브랜드의 지갑을 열었다. 스타들을 포토월에 세웠고, 라이브를 켰고, 챌린지를 시도하며, (릴스) 콘텐츠를 만들었다.
’W코리아‘ 이혜주 부사장이 이 모든 파티를 지휘했다. 그는 공교롭게도, 이 잡지사가 기부금을 낸다는 한국유방건강재단의 이사 명함도 갖고 있다. 그에게 유방암은 어떤 인식일까.
한 유방암 환우는 '디스패치'에 “어떤 환우가 모엣샹동을 마시고, 다이슨 드라이기를 쓰고, 향수를 뿌릴 수 있냐”면서 “내가 겪는 고통이 누군가에겐 수익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취재ㅣ이명주기자, 사진제공=이수진의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