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김지호기자] 세브란스병원이 '민윤기치료센터'를 오픈했다. '방탄소년단' 슈가가 지난해 6월 기부한 50억 원으로 치료실을 마련했다.
세브란스병원 측은 30일,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세브란스병원 제중관 1층에 민윤기치료센터를 열었다. 소아정신과 천근아 교수가 민윤기치료센터 소장을 맡았다.
민윤기치료센터에는 언어·행동치료를 위한 치료실이 마련됐다. 음향·방음시설이 완비된 음악·사회성 집단 치료실도 있다. 보호자 대기 공간에는 자폐스펙트럼장애 미술작가 이규재 작품이 전시된다.
슈가는 지난해 11월, 천근아 교수를 직접 찾아 "음악 재능기부를 하고 싶다"고 제안했다. 이후 올 상반기까지 자폐스펙트럼장애 아이들을 만나며 기타 연주를 들려주는 등 음악 봉사를 진행했다.
슈가와 천근아 교수는 이를 토대로, 치료 프로그램 '마인드'(MIND, Music·Interaction·Network·Diversity)도 공동 개발했다. '마인드'는 음악을 치료에 접목해,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의 사회성을 높여준다.
이 프로그램은 인지 능력이 낮거나 언어에 반응하지 않는 아이들에게도 효과적이다. 아이들이 원하는 악기를 고를 수 있도록 의사 표현을 유도하고, 합주를 통해 자신의 연주 순서를 기다리는 경험을 지원한다.
이에 더해 전문가들의 통합 치료도 이어진다. 소아정신과 전문의는 물론 음악치료사, 언어치료사, 행동치료사, 임상심리사 등으로 이뤄진 전문팀이 다각적 논의로 맞춤형 치료를 지원한다.
세브란스병원 측은 "A군과 B군은 언어치료만 받을 때는 적극적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며 "실제로 슈가가 봉사할 당시, A군과 B군은 스스로 악기를 선택하고 박자를 맞춰 연주하는 등 적극적 관심을 보였다"고 밝혔다.
천근아 교수는 "민윤기치료센터에선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치며 치료 효과를 높이고, 사회성을 교육한다"며 "자폐스펙트럼장애 아이들의 자립 노력을 보며, 장애에 대한 대중 인식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말에는 'MIND' 참여 아동을 위한 행사가 예정돼 있다.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과 청소년 10여 명이 오는 11월, 1박 2일로 행사를 진행한다. 오는 12월에는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연주회를 연다.
<사진출처=디스패치DB, 세브란스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