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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답답하게, 답답하다"…'살인자 리포트', 밀실의 덫

[Dispatch=유하늘기자] "밀실 소재라고 했을 때 다들 미쳤다고 했어요. 기존에 보지 못했던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조영준 감독)

이 실험은 분명 신선하다. 기자와 연쇄살인범의 숨막히는 인터뷰. 오직 호텔 스위트룸 안에서만 이야기가 진행된다. 인터뷰를 끝내기 전까지, 누구도 이곳을 벗어날 수 없다.

조영준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그는 영화 '채비', '태양의 노래'에서 따뜻한 휴머니즘을 선보였다. 이번에는 정반대의 색깔, 밀실 스릴러에 도전했다.

'살인자 리포트'는, 감독의 도전 욕구가 고스란히 드러난 작품이다. 그러나 밀실극의 벽을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107분이 길고, 또 길게 느껴졌다.

(※ 이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 연기 리포트 | 팽팽함

영훈(정성일 분)은 정신과 의사이자 11명의 목숨을 앗아간 연쇄살인범이다. "여태 저지른 행동이 정당했는지 점검하고 싶었다"며 기자 선주(조여정 분)에게 단독 인터뷰를 제안한다.

영화 대부분은 영훈과 선주의 인터뷰로 채워진다. 서로의 심리를 찌르는 말씨름이 이어진다. 정성일과 조여정은 초반부터 팽팽한 기싸움을 벌인다.

여기까지는 시선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무엇보다 두 베테랑 배우의 연기력이 대단했다. 정성일은 낮게 깔린 목소리만으로 압박을 준다. 흔들림 없는 눈빛과 서늘한 표정이 매력적이었다.

조여정은 내면의 불안을 세밀하게 표현했다. 흔들리는 시선, 짧은 호흡, 억눌린 감정의 폭발까지 완벽했다. '기생충', '히든페이스'에서 쌓은 밀실극 경험이 빛을 발했다.

◆ 인터뷰 리포트 | 치우침

선주의 목표는 단순하지 않다. 범인을 잡고, 특종도 따고, 인질까지 구해야 한다. 강한 의지를 품고 인터뷰를 시작하지만, 곧 영훈에게 주도권을 뺏긴다.

취재는 곧 생존 싸움으로 변한다. 선주는 기자로서의 욕망과 엄마로서의 본능이 충돌한다. 영훈으로부터 자신의 애인과 딸 사이의 사건을 듣고, 결국 이성을 잃는다.

다만, 힘의 균형이 너무 빨리 무너졌다는 점이 아쉬웠다. 영훈은 선주를 쥐락펴락하고, 선주는 끊임없이 끌려 다닌다. 공격과 방어가 고정된 탓에 이야기가 단조로워졌다.

후반부의 반전 장치도 긴장감을 되살리기엔 역부족이다. 의도가 지나치게 노골적으로 드러나 몰입이 깨진다. 예측 가능한 결말로 영화를 마무리했다.

◆ 연출 리포트 | 답답함

단일 공간 설정은 양날의 검으로 작용했다. 장점은 분명하다. 밀실이 주는 압박감은 서스펜스를 극대화한다. 작은 눈빛 교환이나 미묘한 숨소리조차 드라마틱하게 다가온다. 자연스럽게 두 사람의 심리전에 집중하게 만든다.

하지만 그만큼 위험도 크다. 반복되는 배경은 금세 피로감이 쌓인다. 한 공간에서 긴장을 유지하려면, 인물 간 서사나 연출이 끝까지 힘을 발휘해야 한다.

'살인자 리포트'는 밀실 스릴러의 장단점을 모두 보여준다. 초반엔 공간의 특수성으로 몰입을 끌어올렸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서사가 부족해 갈수록 답답해졌다.

제작진은 공간의 단조로움을 피하려 애썼다. 카메라 워킹, 클래식 음악, 조명 변화 등을 적극 활용했다. 하지만 장치들이 지나치게 도드라져, 오히려 집중력을 분산시켰다.

◆ 메시지 리포트 | 모호함

메시지 전달도 아쉬움을 남긴다. 영훈은 자신의 범행을 '정의'로 포장한다. 피해자를 위한 복수라는 명분을 내세운다. 살인이 일종의 치료 행위라는 것.

영화는 열린 결말을 택한다. 병원에 새로운 환자가 찾아오고, 영훈은 생각에 잠기며 끝났다. 작품은 관객에게 사적 복수의 정당성을 묻는 듯한 여운을 남긴다.

다만 이러한 접근은 보는 이에 따라 불편하게 다가올 수 있다. 피해자를 위한 정의와 개인적 복수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찝찝한 메시지를 남겼다.

영화는 스스로 설정한 제약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밀실에 갇힌 건 선주와 영훈만이 아니었다. '살인자 리포트' 역시 서사와 메시지의 한계에 갇혔다.

한편 '살인자 리포트'는 오는 5일 개봉한다.

<사진출처='살인자 리포트' 스틸·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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