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김지호기자] 영화 '세계의 주인'(감독 윤가은)이 한국 영화 최초로 제 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인 '플랫폼 부문'에 공식 초청받았다.
'세계의 주인'은 어디로 튈 지 모르는 18세 여고생 '주인'의 이야기를 그린다. 그가 홧김에 질러버린 한 마디에, 모두의 세계가 흔들리는 내용이다.
플랫폼 부문은 토론토국제영화제의 유일한 공식 경쟁 부문이다. 지난 2015년 창설됐다. 중국의 거장 지아장커 감독의 작품에서 이름을 따왔다.
감독의 비전과 예술성을 두고 겨루는 상이다. 매해 약 10편 내외의 작품이 선정된다. 한국 영화가 이 부문에 선정된 건 처음이다.
토론토국제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 지오바나 풀비는 "윤가은 감독은 청소년기의 성장통을 섬세하게 포착한다"며 '세계의 주인' 초청 소감을 전했다.
그는 "윤 감독은 내밀한 가족 관계 속에서 단단하게 주체성을 찾아가는 개인의 여정을 깊이 있게 그려낸다"며 "창의적인 감독의 신작을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첫 선보이게 돼 진심으로 영광이다"고 밝혔다.
'세계의 주인'은 장편 상영작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관객상 후보에도 올랐다. 올해 신설된 국제 관객상 후보로서도 투표를 받을 예정이다.
윤 감독은 "온 마음을 다해 만든, 아끼는 이야기를 세계 관객에게 소개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영화 속 인물들을 따라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는 흥미진진한 모험을 즐겨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윤가은 감독은 지난 2012년 단편영화 '손님'으로 끌레르몽페랑 국제단편영화제에서 아시아영화 최초로 대상을 수상했다.
장편 데뷔작 '우리들'(2016)로 제66회 베를린국제영화제 K플러스부문에 공식 초청받았다. 제37회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 제53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시나리오상 등을 거머쥐었다.
두 번째 장편 '우리집'(2019) 역시 호평받았다. 봉준호 감독은 윤 감독을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고레에다 히로카즈와 더불어 3대 마스터"라며 "아역배우를 스크린 위에 살아 숨쉬게 한다"고 극찬했다.
봉 감독은 영국 영화잡지 '사이트 앤드 사운드'와 함께 '전 세계에서 주목해야 할 차세대 감독 20인'을 선정하기도 했다.
봉 감독은 윤가은 감독을 추천하며 "새로운 세대의 한국 여성 감독 중 가장 흥미진진한 사람 중 한 명"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한편, '세계의 주인'은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를 갖는다. 올해 하반기 개봉 예정이다.
<사진제공=바른손이앤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