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박혜진기자] "음악이 소중한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느껴…더 많은 아이가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함께할 수 있기를."(슈가)
'방탄소년단' 슈가가 자폐스펙트럼장애 아이들을 위해 '민윤기 치료센터'를 세운다. 세브란스병원에 50억 원을 쾌척했다. 아티스트가 낸 기부금으로는 역대 최고액이다.
세브란스병원 측은 23일 '민윤기 치료센터' 착공식을 열었다. "슈가와 자폐스펙트럼장애 환자의 치료와 사회적 자립을 지원하기 위한 전문 치료센터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슈가는 청소년 우울증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왔다. 지난해 11월,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천근아 교수와 소통하게 됐다.
자폐스펙트럼장애 환자에게는 맞춤형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특히 중장기 특화 치료센터 건립 필요에 공감, 기부 의사를 밝혔다.
슈가는 천 교수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치료센터 건립과 자폐스펙트럼장애 소아청소년 환자들을 위한 논의를 해왔다.
음악을 활용한 사회성 훈련을 연구했다. 슈가가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주말마다 10회 이상 직접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다.
슈가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아이들을 만났다. 악기를 연주하며 아이들과 화음을 맞추고, 음악을 통해 상호작용을 했다. 직접 악기를 가르쳐 주기도 했다.
'MIND'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아이들이 악기를 연주하고, 음악에 맞춰 글로 생각을 표현한다. 기존 프로그램에 음악을 접목한 것. 음악을 통해 사회성을 높인다는 취지다.
병원 측은 "아이들의 감정과 언어 표현이 확연히 늘어났다"고 전했다. 실제 3명 이상이 협업 과정에서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데 효과를 확인했다.
천근아 교수는 슈가의 진지한 태도에 감명받았다고 전했다. "재정적 후원을 넘어, 지난 수 개월간 슈가 씨가 보여준 진정성 있는 재능 기부와 봉사활동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이 음악을 통해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하고, 이를 통해 편견을 해소하고 장애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민윤기 치료센터의 목표"라고 전했다.
슈가는 "지난 7개월간 천근아 교수님과 함께한 프로그램 준비와 봉사활동을 통해 음악이 마음을 표현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소중한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깊이 느꼈다"고 전했다.
그는 "아이들의 치료 과정에 함께할 수 있었던 것 자체가 큰 감사이자 행복이었다"며 "더 많은 아이가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함께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
민윤기 치료센터는 오는 9월 공사를 마친다. 'MIND' 프로그램을 발전시키고, 자립형 음악 프로젝트 모델을 구축할 예정이다. 전문가 양성 과정도 체계화한다.
자폐스펙트럼장애 환자를 비롯해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음악을 활용한 치료 세션들을 운영할 계획이다. 임상연구, 학술 논문 발표, 프로그램 매뉴얼 발간도 추진한다.
<사진제공=세브란스병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