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정태윤기자] 6,000:1
나영(21)과 윤채(15)가 '더 데뷔: 드림 아카데미'에 들어오기 위해 뚫은 경쟁률이다. 아시아, 유럽, 남미, 호주, 필리핀 등. 각국에서 K팝 걸그룹을 꿈꾸는 소녀들이 모였다.
나영은 3번째 오디션이다. 엠넷 '보이스 코리아'와 KBS-TV '우리가 사랑한 그 노래 새가수'에서 이미 보컬로 인정받았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걸그룹에 도전했다.
윤채는 첫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K팝 아티스트를 꿈꾸며 학원에 다녔다. 기회를 잡아야겠다는 강한 끌림으로 '드림아카데미'에 참가하게 됐다.
그렇게 한국 대표가 됐다. 두 사람은 이번 오디션을 위해 처음으로 미국땅을 밟았다. 낯선 나라, 게다가 경쟁까지 해야 한다. 힘들지 않았을까.
"참가자들과 서바이벌인지 모를 만큼 돈독해요. 그래서 견딜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나 쟤 이겨야 돼' 이런 마음이 없어요. 다 잘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나영)
'드림 아카데미'의 차별점이기도 하다.
"글로벌한 프로그램이다 보니, 특유의 자유로운 분위기가 있어요.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의 경직된 느낌이 아닌, 자유로움. 그게 바로 '드림아카데미'의 매력입니다." (윤채)
◆ 소녀들, 미국에 가다
미국을 주무대로 펼쳐지는 글로벌 오디션이다. 심지어 언어, 문화 모든 게 다른 참가자들과 겨뤄야 한다. 나영과 윤채는 어떤 마음으로 도전했을까.
나영은 "2번의 오디션 경험이 있다. 첫 번째는 경험 삼아 나갔다. 그 다음은 2등을 했다. 그 다음은 1등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나영은 실제로 '드림아카데미' 1차 미션에서 당당히 1등을 차지했다.
"한국이 아닌 전 세계 사람들이 선택한 1등이잖아요. 그래서 더 기분이 좋았습니다. 상상도 못한 결과라 아직도 실감이 안 나요." (나영)
윤채는 K팝 걸그룹을 꿈꿨다. 연습생 생활을 하다 마무리한 후 오디션에 참가하게 됐다. 겨우 15살의 나이. 그럼에도 두려움은 없었다.
"만약에 데뷔를 못 하게 되더라도 두렵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큰 글로벌 오디션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큰 경험과 배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윤채)
윤채 역시 좋은 성적을 거뒀다. 18명 중 톱 6에 올랐다. "생각지도 못하게 높은 성적을 받아 기뻤다"며 "2번째 미션에선 더 보여드릴 게 많다"고 자신했다.
◆ "이기겠다는 마음 보다는…"
오디션, 즉 경쟁이다. 미션마다 누군가는 떨어진다. 게다가 타지에서 겪는 서바이벌. 몇 배는 더 힘들었을 것. 그러나 두 사람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나영은 "언제 이런 기회로 미국에 갈 수 있겠냐. 힘들지 않고 오히려 재미있다"며 "연습에만 집중하고 있어서 다른 생각은 안 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채는 "처음에는 외국의 밈을 잘 몰라서 대화를 따라가기 힘들었다. 요즘에는 친해져서 편하게 대화한다"며 "기존의 경직된 오디션은 찾아보실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갈 때마다 상대를 이겨야 한다는 압박감이 컸습니다. '드림아카데미'는 서바이벌인지 자꾸 잊게 돼요. 멤버들끼리 하나 된 기분을 느껴요." (나영)
'드림아카데미'는 대립 구도를 과감히 들어냈다. 대신 참가자들의 실력 위주로 조명했다. 개개인의 역량을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게 한 것.
나영은 "'나 쟤 이겨야 해'라는 마음이 없다. 글로벌을 무대로 하는 오디션이지 않나. 때문에 나의 매력을 전 세계에 보여주겠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소녀들, 한국에 오다
18명의 연습생은 지난 19일 한국에 입국했다. K팝 시스템을 배우기 위해 하이브를 찾았다. 참가자들은 사옥에 방문한 것만으로도 들떴다.
윤채는 "몇몇 참가자는 한국 연습생이 됐다는 것에 기뻐했다"며 "이곳에서 배우는 모든 게 한국 시스템이라는 것 그 자체로 즐거워하더라"고 전했다.
2번째 미션이 진행 중이다. 총 4팀이 르세라핌의 곡으로 경연을 펼쳤다. 나영의 주특기는 노래. 보컬로만 승부했던 첫 번째 미션에선 1등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번 미션은 춤도 소화해야 했다. 나영은 입소 전 2달 간 춤을 배운 것이 전부. 더 이를 악물고 연습했다. 그 결과, '피어리스'에서 완벽한 보컬에 준하는 퍼포먼스 실력을 입증했다.
윤채는 "K팝 댄스와 노래는 전부터 많이 연습해 왔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가 선보인 곡은 '안티프레자일'. 파워풀한 댄스와 보컬, 여유 있는 표정 연기로 남다른 무대 매너를 뽐냈다.
이번 미션에서 무려 4명의 탈락자가 나온다. (내색하지 않았지만) 분명 부담도 클 것. 두 사람이 지치지 않고 달릴 수 있었던 건, 전 세계 팬들의 응원 덕분이었다.
"한글, 영어, 처음 보는 언어의 댓글까지…. 매일 자기 전에 번역 어플로 돌려보면서 하나하나 다 읽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응원해 주시는 게 실감 나요!" (윤채)
◆ Dream
기존의 오디션 프로그램과는 180도 다르다. 한마디로 K팝의 확장이다.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K팝의 세계화를 실현한다는 원대한 꿈을 품고 있다.
이들이 그리는 '드림아카데미'는 어떤 모습일까. 나영은 "저도 상상이 안 된다. 아마 누구도 가지지 못한 색이 나올 것 같다. 그래서 특별하다"고 자부했다.
"멤버가 완성된다면, 정말 다양한 장르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첫 번째 앨범은 K팝, 2번째는 팝 아티스트 느낌? 꿈꾸는 모든 것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나영)
아직은 연습생이다. 첫 인터뷰에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방시혁 의장님이 저희 이름을 알더라"며 마냥 신기해 했다. 평범한 소녀들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꿈을 이야기할 땐 돌변했다. 그 누구보다 자신 있고 또렷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또, 그 목표를 향해 두려움 없이 과감하게 나아가고 있었다.
나영은 "아직 저희의 드림은 진행 중이다. 앞으로 보여드릴 모습이 많다.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한국 팬분들도 응원 부탁드린다"고 인사했다.
윤채는 "수줍음도 많고 낯을 가려서 아직은 제 끼를 모두 발산하지 못했다. 더 적극적으로 많은 매력을 보여드리겠다. 계속 지켜봐 달라"고 덧붙였다.
<사진제공=하이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