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김지호기자] 누군가는 쉽게 말할지 모른다. 전편이 흥행에 성공했으니, 속편은 (당연히) 쉽게 제작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그러나, 현빈은 역시 신중한 배우였다. 의욕은 있었으나, 우려가 컸다. 형보다 나은 아우를 만들어야 했다. 후속편의 의미를 담아야 한다는 전제 조건도 있었다.

"2편이 1편보다 재미 없다면, 새로 만들 이유가 없지 않을까요? 스토리 빌드업이 제대로 돼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죠. 또, 1편의 출연진들이 전원 참석해야 의미가 크잖아요. 멤버가 바뀐다면 이름만 '공조2'지 다른 영화가 되는 게 아닐까…." (이하 현빈)

다행히, 현빈의 걱정은 기우였다. 시나리오는 전편보다 더 유쾌해졌고, 사건도 스케일이 커졌다. 덕분에 '공조1'의 식구들을 모두 모을 수 있었다. 

그럼에도 현빈은 고민을 멈추지 않았다. 촬영 내내 치밀하게, 또 치열하게 캐릭터를 구현했다. 이제, 그 열정의 결과를 대중 앞에 보일 차례다. 

현빈이 지난 1일, 영화 '공조 2 : 인터내셔날'(감독 이석훈)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베테랑 배우로서, 또 한 인간으로서의 성장을 느낄 수 있었다. 

(※ 이 인터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 "2번째 철령, 쉽다는 건 오판이었다"   

다시 만난 림철령 캐릭터. '공조1'보다 5년이란 세월이 더 흘렀다. 2022년 버전의 철령은 여전했다. 잘생기고, 멋지고, 시크하며, 온갖 무술에 능했다.

2번째라 더 접근이 쉽지 않았을까? 이 질문에 현빈은 의외의 대답을 꺼냈다. "제가 멍청했다"며 웃어보인 것. 

"사실, 철령을 쉽게 생각했었습니다. 출연진이 같았고, 시나리오에서 모든 부분이 잘 돼 있었거든요. 1편의 철령이를 그대로 이입시키고, 달라진 상황에서 연기하면 되지 않을까 여겼어요. 헌데 착각이었죠. 멍청하게도, 철령이를 빌드업할 생각을 안 했던 겁니다."

깨달음 이후, 현빈은 철령을 만들기 시작했다. 1편에서 장착했던 복수심을 내려놓았다. 여유로움도 캐릭터 전반에 추가했다. 시나리오를 좀더 맛깔나게 표현하기 위해 고민을 거듭했다. 

"민영(임윤아 분)이 변심하는 부분도 좋았어요. 도움이 많이 됐죠. 그럼으로 인해, 철령이 1편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모습을 2편에서 보여줄 수 있게 됐으니까요. 예를 들면 질투, 그리고 잭(다니엘 헤니 분)에 대한 견제?"

그러다보니 아이디어도 절로 떠올랐다. 극중 잭에게 "끼부리지 말라우"라며 짐짓 따가운 눈총을 보내는 부분이다. 

그는 "헤니와 얼굴이 붙은 상태에서 해당 대사를 하고 싶다"고 이석훈 감독에게 직접 제안했다. "완전히 밀착하든, 마주하든, 크로스가 되든, 가까운 상태에서 하면 더 좋을 것 같았다"고 떠올렸다.

◆ "액션 한 장면에, 심혈을 기울였다"

현빈의 열정은 액션에서 제대로 티가 난다. 맨몸액션, 총기액션, 고공액션, 소화기액션, 파리채 액션…. 한 장면 한 장면이 능숙했으며, 카리스마 넘쳤다. 

"사실, 비법이란 건 없죠. 무술팀이 멋지게 짜주면, 저는 묵묵히 열심히 연습하면 되는 겁니다. 계속해서 반복 훈련을 해야 하죠. 촬영장에선 시간이 제한돼 있고 액션의 양이 많았어요. 한 번 촬영하게 되면 다른 신들보다 훨씬 시간을 많이 할애해야 했고요."

그는 "현장 가기 전, 연습 량에 따라 (액션 연기가) 달라진다. 그래서 준비 작업을 정말 열심히 했다. 무술팀 및 감독님과 계속 액션에 대해 고민했던 것 같다"고 담담히 말했다. 

특히, 진선규(장명준 역)와 차별점이 필요했다. "전편의 철령처럼, 명준의 액션 콘셉트는 날렵함이었다"며 "다른 콘셉트여야 타격감과 재미가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철령의 액션 콘셉트를 묵직함으로 바꿨다"고 짚었다. 

'공조2'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액션 신이다. 내부 총격->곤돌라->옥상 등으로 이어지는 장면. 세트장과 실제 외부를 넘나들며 10일 넘게 공을 들였다. 

"마지막 부분이 심적으로 힘들었던 기억이 나요. 철령이 기둥 뒤에 기대고, 주변에서 수십 발의 총알이 오며 파편이 터지는 장면이죠. 폭약이 어떻게 터질지, 먼지는 얼마나 일지, 소리는 얼마나 클지 아무 것도 예상 안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현빈은 "NG를 내면 너무 큰 일이기에 긴장감과 고민이 많았다"면서 "감독님이 첫 촬영에 OK를 하셨지만, 그럼에도 죄송하게도 결국 다시 찍었다. 제 연기에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지금의 장면이 탄생했다"고 털어놓았다. 

◆ "40대의 변화, 그리고 여유"

'공조1'(2017년) 이후 속편이 나오기까지, 5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현빈은 다양한 작품을 진행했다. 40대를 맞았고, 올해는 결혼도 했다. 곧 아빠가 된다는 소식도 알려왔다. 

그러면서 (인간) 현빈은 달라졌다. 그를 곁에서 본 유해진이 "나이가 들더니 더 여유로워지고, 더 재미있어졌다"고 말할 정도. 이날 인터뷰에서도 안정감이 느껴졌다. 

"1편에 비해 2편에서 철령이란 캐릭터가 달라졌잖아요? 저 또한 다름을 만들 수 있는 요소들이 생기고 있어요. 나이가 들어가고, 경험이 쌓이면서요."

그는 "여유가 생겼고, 한 편으로는 가장으로서 더 열심히 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조심스럽게 해 본다"며 "그런 지점이 연기에 묻어나면 더 좋겠다"고 소망했다. 

물론 변하지 않은 건 있다. 바로, 연기에 대한 열정이다. 

"연기 면에서 저는 언제나 똑같습니다. 늘 안 했던 것들을 찾고 있고, 제가 소화할 수 있는 것들을 고민하고 있어요. 늘 조금이라도 다르다면, 시나리오가 재밌다면, (캐릭터에 상관 없이) 도전하고 싶습니다." 

지금 현빈이 바라는 건, 단 하나. "공조2가 공조1보다 훨씬 재밌다"는 말을 듣고 싶다는 것. "그 한 문장에 제 마음이 다 표현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시사회 이후 '형만한 아우가 있었다'는 평을 보고 너무 기뻤어요. 정말 고민을 많이 했거든요. 전편보다 더 많이 노력했고요. 매 작품마다 흥행을 바라는 건 쉽지 않은 일임을 압니다. 그럼에도 많은 분들이 봐주시길 바라게 되죠. 그러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제 자리에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사진제공=VAST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