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ㅣ칸(프랑스)=구민지기자] 칸의 기립박수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 관객들이 일어나 박수를 치는 행위는, 칸으로 오기까지의 노고에 대한 존경을 담는다. 

그러나, 보통 10분 이상 이어지지는 않는다. 영화 '브로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처럼 12분 동안 끊임 없는 박수를 받는 것도 이례적인 일이다.  

'브로커'가 26일(이하 현지시간) 제 7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첫 공개됐다. 반응은 어느 작품보다 뜨거웠다. K-칸느의 정점을 찍는 분위기였다.  

우선 2,500장 티켓은 광속 매진됐다. 표를 구하지 못한 관객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BROKER'라 적은 종이를 들고 극장 밖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간절한 눈빛을 보냈다. 

영화 반응도 역대급이었다. '브로커'가 끝나자, 관객들이 일제히 일어섰다. 곳곳에서 환호성이 터졌고, 12분간의 긴 박수가 이어졌다.  

"박수를 정말 길게 쳤어요. 손바닥이 빨개질 정도로요.(I clapped for a while afterwards, my hands are red as we speak)" (관객 다니엘라)

관객들은 '디스패치'에 영화의 감동 포인트를 전하기도 했다. '린제이'라는 이름의 영화 팬은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였다"고 치켜세웠다. 

관객 안젤라는 "배우들의 연기가 너무 좋았다. 특히 이지은의 자장가 장면, 모두에게 태어나줘서 고맙다 말하는 신에선 눈물이 났다"며 감탄했다. 

하지만 극장 밖에선 시선이 엇갈렸다. 먼저, '할리우드 리포터'는 "모든 주역들이 지워지지 않는 인상을 남기는 작품이다"고 호평했다.

이 매체는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다시 한번 자신의 재능을 보여줬다. 그의 휴머니즘은 언제나 통한다"고 찬사를 보냈다. 

'스크린 인터내셔널'은 "브로커는 가족에 관한 영화지만, 더 나아가 삶의 근본적인 부분을 다룬다"고 칭찬했다. '퍼스트 쇼잉'에서도 "그의 영화에 벅차오르지 않을 수 없다"는 평을 내렸다. 

'버라이어티'는 "브로커는 사건에 날카롭게 집중한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놀라울 정도로 부드러운 포옹으로 이야기를 확장한다"고 짚었다. 

'어워즈 워치' 또한 "브로커는 고레에다 최고 작품 중 하나다. 올해 황금종려상을 충분히 노릴 만한, 놀라운 영화다"고 감탄 또 감탄했다. 

"가슴을 따뜻하게 하면서도 아프게 만드는 영화다. 선택된 가족에 관한 세밀한 초상화다. (고레에다는) 몰입도를 위해 범죄 플롯까지 소화했다." (뉴욕 타임즈)

 비판적인 의견도 있었다. 특히 영국 '가디언'의 평론가 피터 브래드쇼는 별점을 2점(5점 만점)만 찍었다. 그는 고레에다의 명작 '어느가족'엔 5점, '아무도 모른다'엔 4점을 부여했었다. 

그는 "범죄드라마스런 분위기에 비해 캐릭터가 얄팍하다"며 "소영(이지은 분)과 동수(강동원 분)가 결점이 있음에도, 마냥 사랑스럽다며 낭만적인 존재로 묘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영화가 설득력 없이 지나치게 감상적이다. 이는 송강호라는 훌륭한 배우로도 해결할 수 없다"며 "고레에다의 흔치 않은 실수"라고 비판했다. 

'데드라인' 역시 "브로커는 지나친 감상주의 사이에서 왔다갔다 한다"며 "각본이 좀더 타이트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브로커'는 베이비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특별한 이야기를 그린다. 아이를 버리는 미혼모, 아이를 훔쳐 파는 인신매매 브로커 등이 등장한다.

고레에다 감독은 베이비박스를 시작으로 낙태, 입양, 미혼모, 성매매 등 사회 문제를 꼬집는다. 그러면서 생명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고레에다 특유의 휴머니즘을 담은 것.  

즉, 누군가는 '고레에다가 고레에다했다'고 말한다. 칸 현지 관객의 폭발적 반응도 이를 입증했다. 반대로 '고레에다가 고레에다하지 못했다'는 냉정한 지적도 공존한다. 

결국, 최종 판단은 관객의 몫. '브로커'는 오는 6월 9일 국내 개봉한다. 

<사진=민경빈기자, '브로커'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