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구민지기자] "소년들이, 흑화 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세계관이 확실한 그룹이다. 소년이 성장하며 겪는 다채로운 감정을 연작 앨범으로 선보여왔다. 먼저, '꿈의 장' 시리즈. 귀엽고 청량한 무대를 주로 소화했다.
'혼돈의 장' 시리즈에선 좀 더 다크해졌다. 절규하듯 "나를 구해줘, 내 손을 잡아줘"라 노래했다. 세상의 끝에서 "아임 어 루저, 아임 어 러버"라 외치기도 했다.
이번엔, 흑화 끝판왕이다. 올블랙 룩에 가죽 재킷으로 카리스마를 뿜었다. 한층 강렬한 보컬과 퍼포먼스로 팬심을 저격할 준비를 끝마쳤다.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콘셉트의 음악을 들고 왔습니다. 이번 앨범에도 저희 색이 많이 묻어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더 성장한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투바투)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9일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서 미니 4집 '미니소드 2: 서스데이스 차일드'(minisode 2: Thursday's Child) 발매 기념 미디어 쇼케이스를 열였다.
수빈은 "'미니소드 2: 서스데이스 차일드'는 다음 시리즈로 넘어가기 전 앨범"이라며 "소년이 첫 이별 후 느끼는 복합적인 감정, 이를 통해 세상을 알아 가는 소년의 모습을 그린다"고 소개했다.
특히, 목요일(Thursday)에 비유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목요일은 왠지 주말 같은 느낌을 준다. 미성년과 어른 사이의 과도기에서 첫 이별을 겪는 소년의 감정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태현은 "모아(팬덤명)뿐 아니라 K팝을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좋아할 요소가 많은 앨범"이라며 "데뷔 첫 유닛곡도 담았다. 멤버들이 모든 곡 작업에 참여했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앨범 발표 전부터 기대감이 뜨겁다. 선주문량만으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예약 판매 15일 만에 144만 장을 돌파, 데뷔 첫 밀리언 셀러에 등극했다.
태현은 "아직 앨범이 발매되지도 않았는데 많은 분들이 사랑을 보내주셨다. 놀랍고 감사하다. 무대와 투어 등 다양한 활동으로 보답해 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인사했다.
타이틀곡은 '굿 보이 곤 배드'(Good Boy Gone Bad)다. 록 사운드가 가미된 하드코어 힙합 장르. 첫사랑이 깨진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다. 분노와 상실감 등을 표현한다.
퍼포먼스가 압도적이었다. 소년미는 완전히 지웠다. 멤버들은 파워풀한 칼군무를 펼쳤다. 끊임없이 무대를 이동했다. 광기 어린 표정 연기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연준은 "찢어버리겠다는 마음으로 무대에 올라왔다. 잘한 것 같아서 만족한다. '투바투 무대 참 잘한다' 이런 평가를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투바투는 "새로운 콘셉트라 걱정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부담감보단 설렘이 더 크다. 팬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었던 센 콘셉트라 걱정보다는 기대가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물론, 이미지 변신이 쉽지는 않았다. 수빈은 "저희 멤버들이 순한 편이다. 뮤비 촬영 때 화를 내는 연기가 어색했다. 영화나 드라마를 참고하며 몰입했다.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고 털어놨다.
기존 이별송들과도 차이가 있다. 범규는 "연인을 그리워하거나 슬퍼하는 이별송과는 다른 느낌을 완성했다"며 "분노하거나 이별한 나의 모습에 도취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앨범은 참여도 100%를 자랑한다. 범규는 "연차를 거듭할수록 팀워크가 끈끈해진다. 멤버들이 성장을 이루고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번 앨범에서는 음악적 성장도 해냈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트랙에 멤버들이 참여한 건 처음이다. 아티스트로서 성장을 체감할 수 있어서 뿌듯했다"고 말했다. 태현도 "소화할 수 있는 곡과 스펙트럼이 넓어졌고 깊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앨범엔 본인들의 이야기를 녹였다. '오프닝 시퀀스'(Opening Sequence) 태현과 휴닝카이가 작사에 참여했다. '트러스트 펀드 베이비'(Trust Fund Baby)는 연준과 태현이 작사 작업을 함께했다.
특히 연준은 타이틀곡 랩 메이킹에 참여했다.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려드릴 수 있어 영광이다. 완성도 있는 음악을 위해 꾸준히 연구했다. 지금까지 한 랩 중 가장 만족도가 높다"며 미소 지었다.
이날 '트러스트 펀드 베이비' 무대도 펼쳤다. 이별 이후 한계를 느끼고 성숙해가는 소년의 모습을 담백하면서도 몽환적으로 표현했다. 빼어난 가창력이 돋보였다.
이 곡의 제목은 직역하면 '금수저'다. 태현은 "곡 테마를 듣고 공감된 점이 많았다. 가사를 잘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임 아이템을 떠올렸다. (Z세대) 분들이 공감할 것 같다"고 전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데뷔 후 첫 유닛곡도 선보인다. 먼저, '론리 보이'(Lonely Boy, 네 번째 손가락 위 타투). 연준이 랩 메이킹하고 휴닝카이가 작사에 참여했다.
'서스데이즈 차일드 해즈 파 투 고'(Thursday's Child Has Far To Go)는 태현이 작곡과 작사에 참여했다. 범규가 '거울 속의 미로' 이후 2년 만에 프로듀싱했다.
범규는 "2년 전과 비교했을 때 시도하는 장르의 폭이 넓어졌다. 기존의 작업과 다른 방식으로 시도해 봤다. 어떤 장르든 우리 음악으로 만들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생겼다"고 전했다.
투바투는 글로벌 성장세가 놀라운 그룹이다. 지난해 미국 '빌보드 200' 차트에 진입했다. 영국 NME와 미국 롤링스톤이 발표한 '올해의 베스트앨범 TOP50'에도 이름을 올렸다.
휴닝카이는 "좋은 평가 덕분에 행복한 한 해를 보냈다"고 회상했다. 태현도 "저희 노력이 헛되지 않았구나 느꼈다. 추진력을 받아 이번 앨범도 열심히 준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첫 월드투어도 앞두고 있다. 태현은 "기대되고 설렌다. 오프라인 공연에 자신이 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공연에서 날아다니는 그룹'이라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범규도 "너무나 기다려온 시간이다. 여러 도시를 다니면서 최대한 많은 모아를 만날 예정이다. 저희가 에너지를 받은 만큼, 저희도 힘을 줄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목표도 들었다. 태현은 "이번 앨범도 명반으로 불리면 좋겠다. 저희 노래를 믿고 들을 수 있고, 무대도 믿고 볼 수 있다는 얘기가 정설임을 증명하고 싶다"며 웃었다.
다부진 각오도 전했다. "가능하다면 빌보드 200에서 1등을 하면 정말 좋을 것 같다"면서도 "그렇지 않더라도 순위에 연연하지 않고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소망했다.
마지막으로 수빈은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돌아왔다. 설레면서도 걱정이 된다. 새로운 모습도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 (이번 앨범이) 모아 분들께 큰 선물이 됐으면 좋겠다"고 마무리했다.
한편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9일 오후 6시 주요 음원사이트에 신보를 발표한다.
▲ 수빈
▲ 연준
▲ 범규
▲ 태현
▲ 휴닝카이
<사진=민경빈기자, 빅히트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