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오명주기자] 한 대학생이 전한 故 박지선의 미담이 다시 한번 모두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한 대학생 A씨는 3일 한 포털 사이트 게시판에 “저는 현재 대학교 3학년 학생이다”며 “8년 전 중학생 시절부터 박지선에게 도움을 받아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A씨는 학창 시절부터 힘든 생활고를 겪었다. “중학교 때 아빠는 뇌경색으로 쓰러졌고, 엄마는 아빠를 매일 간호하느라 우리집은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학교생활도 쉽지 않았다. “학교를 가봤자 졸고, 집중하지 못했다”며 “친구들과도 멀어졌고, 담임 조차 안좋게 보던 터라 학교를 잘 안나갔다”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그때 손길을 건넨 건, 다름 아닌 박지선. “국어 선생님이 박지선 선생님과 고려대 과동기였고, 여차저차해서 제 얘기를 듣고 저를 지원해주시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학생이라면 공부를 하는 게 본분이며, 어느 누구나 꿈을 꿀 수 있는 게 사람이다” (박지선)
A씨는 덕분에 대학교에 입학했고, 꿈을 꿀 수 있었다. “사람으로 살아갈 이유를 깨닫게 해주셨고, 충분히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란 걸 알려주셨다”고 감사해했다.
이와 같은 박지선의 비보에 슬픈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사춘기 시절 정신적으로 나무가 돼주셨던 분이다”며 “제 은혜가 하늘까지 닿았으면 좋겠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박지선 선생님이 이렇게 좋으신 분이라는걸 잘 알고 계시겠지만, 더 많은 사람이 알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적어본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한편 박지선은 2일 오후 자택에서 모친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박지선의 부친이 경찰과 현장에 도착했을 땐, 두 사람은 이미 숨진 상태였다.
현장에서는 유서로 추정되는 메모가 발견됐다. 박지선의 모친이 쓴 것으로 알려졌다. 노트 1장 분량이다. 유족의 뜻에 따라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유족들의 의사를 존중해 부검은 실시하지 않는다. 박지선 모녀의 장례식은 4일장으로 치러진다. 발인은 5일 오전 7시 엄수된다. 장지는 벽제승화원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