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MBC-TV '실화탐사대'에선 "2년 전 한 점집을 찾아갔다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었다"는 여성 양미정(가명) 씨를 만났습니다. 그녀는 강남에 점집을 차렸지만, 현재 손님을 받고 있진 않습니다.
양 씨는 2년 전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여동생과 함께 박수무당 '박도령'을 찾아갔다고 합니다. 거기서 "신내림 굿을 받아야 한다"는 충격적 이야기를 들었죠. 박도령은 만일 양 씨가 거절한다면, 남동생이 대신 신내림 굿을 받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결국 양 씨는 3,000만 원을 내고 신내림 굿을 받게 됐습니다. 보통 신내림 굿에 드는 비용은 1,000만 원 정도라고 하는데요. 양 씨는 무려 3배를 낸 것입니다.
양 씨는 평소 무속 신앙을 믿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1990년대 댄스 그룹에서 활동하고, "희귀병에 걸린 딸을 살리고 싶다"며 각종 방송까지 나왔던 박 도령이 거짓말을 할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양 씨는 "연예인 출신인데 설마 거짓말을 하겠어? 하고 생각했다"고 털어놨습니다. 중년 여성들 여러 명도 "방송을 감명 깊게 봤다"며 박 도령을 찾았다는 겁니다.
하루아침에 무속인이 된 미정 씨. 하지만 뭔가 이상했다고 합니다. 신내림 굿을 받을 당시 조상신이 들어오는 느낌을 전혀 받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미정 씨가 신내림을 받는 영상도 공개했습니다. 미정 씨는 "힘들다"며 제대로 뛰지 못했고, 눈치를 보며 "또 뛰어야 하냐"고 물었습니다.
경력 27년차 무속인은 이 영상을 보고는 "헛지랄 한 거다. 비싼 돈 내고 1시간 줄넘기한 거다"고 황당해 했습니다.
그런데도 그녀가 무속인 생활을 계속한 건 월 300~400만 원을 벌 수 있다는 박 도령의 말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실제로 벌어들인 돈은 월 80만 원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결국 박 도령에게 굿 비용 환불을 요구한 미정 씨. 박 도령과 미정 씨는 6개월 만에 관계를 청산했습니다.
그녀의 양심 고백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박 도령의 개인 인터넷 방송(무속인 전문 개인 방송)이 조작된 거짓말이라는 것입니다. 미정 씨가 손님인 척 하고, 박 도령은 접신한 것처럼 연기했다는 것.
"진짜가 아닌 거죠. 사주는 이미 풀이를 했고 본인이 대본을 다 만들어 놓은 거죠. 마치 접신이 된 것처럼 하는데 연기하는데, 이런 것도 하나의 쇼라는 거죠." (양 씨)
박 도령은 미정 씨에게 디테일한 대사도 알려줬다고 합니다. 즉 손님마다 일종의 매뉴얼이 있었다는데요. 쌀을 뿌리고 부채를 잡고 방울을 흔드는 등 모션들에 대해서도 일일이 강의해줬다고 합니다.
연예인이었던 박 도령이 무속인의 길로 접어든 건 지난 2016년이었습니다. 희귀병을 앓는 딸을 살리기 위해서였죠. 그의 사연은 방송을 통해 알려졌고 많은 사람의 눈시울을 적셨습니다.
박 도령이 처음 신딸을 받기 시작한 건 무속인이 되고 1년 남짓 지난 뒤부터였습니다. 그렇게 4년간 그가 받아들인 신딸만 무려 6명. 다른 무속인들의 말에 따르면 신내림 굿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애동무당이 신딸을 만드는 건 이례적인 일이라고 합니다.
"무속인들도 다 말도 안된다고 해요. 기본이 있고 룰이라는 게 있어요. 병원에서 의사들도 6년간 의과 공부하고 인턴, 레지던트, 전문의가 되듯 솔직히 무속인들도 마찬가지거든요." (박 도령의 신 선생님 인터뷰)
미정 씨의 말에 따르면 박 도령은 신딸을 만드는 것에 집착해 왔다고 합니다. 그는 왜 이렇게 많은 신딸을 만들고 싶어 하는 것일까요?
미정 씨는 "신내림 굿은 생색 내면서 나머지는 자기가 다 먹을 수 있지 않느냐"며 일반 손님에 비해 액수가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27년차 무속인 역시 "신내림 굿은 쉽게 말해 체인점을 내는 거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단계 구조처럼 신딸을 통해 이익을 거둘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화탐사대' 측은 박 도령을 찾아갔습니다. 신딸들의 존재를 묻자 6명이라고 말합니다. 신내림을 받은 지는 4년이 됐다고 했습니다. 또, "신내림을 받을 때 얼마를 받았느냐"고 비용을 묻자 '노코멘트'라고 했습니다.
방송 조작에 대해선 "인터넷 방송은 다 설정이다. 재연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자연스럽게 방송을 진행한 것 뿐이다"고 했습니다.
미정 씨의 신내림에 대해서는 "받은 게 맞다"며 미정 씨의 조상(친할머니)이 온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 제작진이 미정 씨에게 다시 묻자, 미정 씨는 억지로 말한 것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출처='실화탐사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