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서보현·김수지기자] "원래 밝은 사람…음주사건 이후 힘들어했다"
故 우종완(46)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지난 15일 저녁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 대한민국 최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패션계와 방송계를 넘나들던 우종완. 무엇이 고인을 죽음으로 내몰았을까. 그를 가까이에서 본 측근들은 하나같이 음주사고 이후를 주목하고 있다.
'디스패치'는 지난 16일 우종완이 살던 한남동 P아파트를 찾았다. 현장에서 만난 이웃주민은 안타까움 속에 생전 고인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는 "정말 밝고 명랑한 사람이었다. 늘 웃는 모습이었다"면서 "이렇게 죽음을 결심할지 꿈에도 몰랐다"고 전했다.
하지만 음주사고 이후의 모습은 달랐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몇 개월은 얼굴이 안좋았다. 근심 걱정이 많아 보였다"며 "사건(음주사고)이 있은 후 바깥 출입을 거의 하지 않는다고 들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최근 극심한 스트레스 증세를 보였다고 증언했다. 한 주민은 "점잖은 사람이었다. 이웃에 폐를 안끼칠 정도로 조용한 성격이었다"면서 "그런 그가 1~2개월 전 집안 물건을 부수는 등 소란을 피워 신고가 들어간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그 때도 이상하다고 생각은 했다. 전혀 그럴 사람이 아닌데 왜 그랬을까 의아했다"며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정도로 스트레스가 심했던 것 같다. 안으로 쌓아두던 게 그 때처럼 표출된 게 아닌가 생각든다"고 덧붙였다.
우종완의 측근들은 음주사고 이후의 절망감을 언급했다. 하루 아침에 추락한 자신의 모습을 견디지 못했다는 것. 그도 그럴 것이 우종완은 패션계에서 알아주는 거물이었다. 지금까지 수많은 브랜드를 런칭시켰다.
패션업계에서 함께 일했던 한 지인은 "성공한 패션인이었다. 그런 그가 음주 사고 이후 손가락질을 받자 견디질 못했다"면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쇼핑몰 사업까지 안되자 정신적 압박이 상당했던 것 같다"고 추측했다.
또 다른 지인은 그가 받은 상처를 이야기했다. 그는 "겉으로는 허허실실 웃지만, 알고보면 정말 예민한 사람이다.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이다"며 "한데 음주사고 이후 쏟아지는 악플을 견디기 힘들어했다. 사람들의 왜곡된 시선에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털어놨다.
음주사고, 뺑소니, 악플, 방송퇴출…. 모든 건 기분 나쁜 손님처럼 갑자기 들이닥쳤다. 감성적이었던 한 패션인은 자신에게 일어난 일련의 일들이 용납되지 않았다. 그를 향한 주변의 시선도 감당할 수 없었다.
그렇게 우종완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생전 그를 가까에서 봤던 P아파트 관리인의 이야기가 더욱 가슴 아픈 건 이때문이다.
"정말 에너지 넘치는 사람이었어요. 그 전에는 늘 바빴어요. 외출도 자주 했고. 그런데 6월 부터는 그 횟수가 점점 줄어 들었어요. 거의 집에만 있었던 기억이에요. 다시 예전처럼 힘이 넘치길 바랐는데…."
<사진=송효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