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나지연·김수지기자] "한국어를 몰라도 상관없다. 그게 바로 강남스타일"
제프 벤자민은 미국 최고 권위의 '빌보드닷컴'과 '야후보이스', 음악잡지 '롤링스톤' 등에 팝 전문 기사를 기고하는 음악 전문가다. 지난달 31일 미국 '빌보드닷컴'에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빠져볼래, 유명세 탄 한국래퍼"라는 제목의 기사를 쓴 주인공이기도 하다.
싸이는 전형적인 K팝 가수는 아니다. 그동안 해외에 진출한 아이돌 그룹과는 다른 카테고리에 있다. 음악도, 장르도, 심지어 몸매도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 벤자민은 싸이에 대해 연구했고, 분석했다. 그리고 장문의 리뷰로 그를 소개했다.
벤자민은 왜 이 엉뚱(?)한 가수에게 관심을 보이는 걸까.
'디스패치'는 지난 6일 미국 현지에 있는 벤자민과 서면 인터뷰를 가졌다. "싸이는 생소한 K팝 가수였다. 소녀시대나 원더걸스, 빅뱅처럼 인지도가 있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유투브에선 이미 열풍이 불고 있었다. 그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는 말로 답변을 시작했다.

◆ "한국어 가사, 코믹한 장면에 푹 빠졌다"
'강남스타일'의 유투브 조회수는 2,000만이 넘는다. 이 정도면 세계적인 관심으로 해석해도 무방하다. 벤자민이 분석한 돌풍의 힘은 우선 코믹이다. 그의 퍼포먼스는 언어불문이라는 것. 뮤직비디오 속 독특한 유머코드가 전세계 사람들의 배꼽을 훔쳤다는 설명이다.
벤자민은 "싸이의 뮤직 비디오에는 코믹한 장면들이 많다. 이 때 언어는 장애요소가 못된다. 한국어를 몰라도 뮤비를 보면 그냥 웃긴다"면서 "개인적으로는 싸이가 '포미닛' 현아에게 추파를 던지는 장면이 최고였다. 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어와 영어의 조합에도 색다른 매력을 느꼈다는 견해다. 벤자민은 "미국 팬들은 후렴구인 '오빤~ 강남 스타일! 예~ 섹시 레이디즈'를 재밌어 한다"면서 "독특한 언어를 발음하는 것도 재밌고, 또 들리는대로 따라부르는 것에도 재미를 느낀 것 같다"고 전했다.

◆ "웃긴게 다는 아냐, 음악적 진보 돋보여"
하지만 단순히 코믹 요소만으로 싸이를 평가내린 건 아니다. 음악적인 부분도 놀랍다는 게 벤지만의 전언. "전작인 '라잇 나우'와 '예술이야'도 굉장히 진보적인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왜 진작 그의 노래를 주목하지 못했는지 유감스러울 정도"라며 그의 음악성을 치켜 세웠다.
싸이의 독창적인 랩 스타일에 대해서도 놀라움을 드러냈다. "싸이가 구사하는 랩은 한가지로 정형화되어 있지 않다. 그 안에 다양한 캐릭터가 보인다"며 "이 점이 다른 래퍼들 사이에서 단연 돋보이는 부분이다. 긴 시간 동안 실력을 갈고 닦은 내공이 느껴진다"고 감탄했다.
중독성도 빼놓지 않았다. 벤자민은 "'강남스타일'은 전체적으로 음악이 신나는 비트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면서 "오빤 강남스타일이라고 외치는 후렴구가 인상적이다. 계속해서 따라부를 수 밖에 없다. 중독성이 있다"고 말했다.

◆ "싸이, K팝 대중화 기대주"
싸이에 대한 해외의 관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유명 아티스트들의 극찬도 이어졌다. 게다가 저스틴 비버의 회사는 직접적인 미팅도 원하고 있다.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싸이의 미래는 어떨까. 그의 답변은 긍정적이었다.
벤자민은 "미국에서 공부해 영어를 잘 한다는 보도를 접했다"며 "싸이의 뮤비에 대한 관심이 전세계적으로 높다. 이런 상황에서 영어 실력까지 갖추고 있다면, 어디에서 데뷔를 해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싸이가 기여할 부분도 언급했다. K팝 대중화의 발판이 될 수 있을거라는 분석이다.
"소녀시대, 빅뱅, 원더걸스 등은 특정 팬들에게 인기를 모았습니다. 싸이는 이런 한정된 K팝 시장을 넓히는데 큰 역할을 하지 않을까요. 실제로 K팝을 몰랐던 사람들이 싸이를 통해 K팝에 재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벤자민은 인터뷰를 끝내며 거꾸로 기자에게 질문을 던졌다. "왜 싸이가 말타는 댄스를 추냐"는 것. 아직까지 싸이에 대해 알고 싶은 것이 많아 보였다. 알면 알수록 알고 싶은, 그것이 해외 언론까지 사로잡은 '싸이 스타일'아닐까.

<다음은 주요내용 일문일답>
Q. 싸이의 뮤직비디오를 소개한 이유는?
A. 빌보드 차트는 매주 목요일 아침 차트 순위를 공개한다. 이 때 순위를 보고 놀랐다. 당시 싸이는 소녀시대나 원더걸스, 빅뱅, 투애니원 처럼 인지도가 있는 가수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 유투브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강남스타일' 열풍이 불었는데 이런 부분들을 종합해 기사를 쓰게 됐다.
Q. '강남스타일' 조회수 2,000만을 돌파했다. 외국에서 인기를 얻는 이유는?
A. 개인적으로 보기에도 싸이의 뮤직비디오는 정말 웃기고, 재미있다. 장면마다 코믹한 부분이 나온다. 특히 싸이가 '포미닛' 현아에게 추파를 던지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여기에 아름다운 한국 여성들이 많이 등장한다는 점도 플러스 요소가 됐다.
Q. '강남스타일' 중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A. 본격적으로 댄스가 시작되는 부분이다. 싸이가 "오빤 강남스타일/ 예~ 섹시 레이디즈"라고 하는 후렴구다. 한국어를 할 줄 모르는 사람들도 다 같이 즐길 수 있다. 비트에 포커스가 맞춰 있기도 한다. 이 부분이 노래가 히트할 수 있던 결정적 요인이다.
Q. 싸이의 뮤직비디오를 100% 이해하나?
A. 한가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에서 나오는 춤동작이다. 왜 말타기 동작을 선보였는지 궁금하다. 다른 매체에서도 여기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 추후 싸이와 인터뷰 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꼭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다.
Q. '강남스타일'은 한국 라이프 스타일을 담은 노래 가사이다. 외국인들에게 이해가 될까?
A. 이미 많은 미국 매체들이 '강남스타일'에 대한 해설과 부가 설명을 조사해서 방송했다. '올케이팝'에서도 '비하인드 뮤직 : 싸이 오빤 강남스타일"이라는 기사를 통해 노래 속 가사와 한국 문화적인 부분을 많이 짚어줬다.
Q. 싸이의 음악 수준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A. 싸이의 노래 중 '라잇 나우'와 '예술이야'를 좋아한다. 굉장히 진보적인 스타일이라고 생각했다. 랩 스타일 역시 독창적이다. 싸이는 랩을 할때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인다. 이 점이 다른 래퍼들 사이에서 단연 돋보이는 부분이다. 긴시간동안 실력을 갈고 닦은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Q. 미국에서의 성공 가능성 어느 정도로 보나?
A. 싸이가 미국에서 공부를 했고, 영어를 잘 한다는 보도를 본 적있다. 영어는 해외 시장 진출에 꼭 필요한 요소이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뮤직비디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어디에서 데뷔를 해도 잘 될 거라 생각한다.
Q. 싸이의 미국 현지 공략 방법에 대해 조언한다면?
A. 사실 음악적으로만 본다면 '강남스타일'은 미국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싸이는 훌륭한 뮤직비디오를 만들었고, 코믹한 요소들을 포함시켰다. 여기에 미국인들이 재미를 느끼고 있다. 마니아 층에 머물고 있는 K팝을 대중화시키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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