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나지연기자] "늘 새로운 걸 찾고 싶고, 끝까지 가보는 게 좋아요" (씨엘)
씨엘의 말 그대로였다. 이번에도 파격적이었다. 새로운 시도가 돋보인 컴백이었다. 음악, 스타일, 무대연출까지 어느 하나 평범한 건 없었다. 특히 타이틀 곡이 독특했다. 트로트와 일렉트로닉의 결합은 하나의 신선한 충격이었다. 어떤 이는 새롭다 했고, 어떤 이는 너무 낯설다고 했다.
투애니원이 돌아왔다. 지난 8일 SBS-TV '인기가요'에서 신곡 무대를 처음으로 선보이며 1년간의 공백을 깼다. 첫 무대에서 투애니원은 인트로와 타이틀곡 '아이 러브 유(I love you)'를 소화했다. 5분이라는 짧은 시간. 개성 강한 무대만큼 투애니원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으로 엇갈렸다.
강박일까, 아니면 선도일까. 투애니원 컴백. 파격의 호불호를 짚었다. 서로 다른 평가에도 불구 늘 새로운 걸 추구하려 노력하는 투애니원의 진취적인 자세만큼은 높게 평가할 만 했다.
◆ 변신이 미덕 - "과감한 시도 눈길"
투애니원의 시도는 역시나 과감했다. 무엇보다 음악적인 변화가 눈길을 끌었다. 도입부에 트로트 멜로디를 넣고, 후반부 일렉트로닉 음를 합한 것. 지금껏 듣지 못한 새로운 사운드였다. YG이기에, 테디이기에, 투애니원이기에 가능한 곡이었다.
스타일 역시 개성이 넘쳤다. 멤버들은 손목에 색색의 스카프를 묶고, 안무를 소화했다. 손을 움직일 때마다 서로 다르게 흐르는 스카프가 인상적이었다. 가죽 띠를 결합해 만든 탱크탑, 강렬한 호피무늬 스커트와 재킷 등도 또래 걸그룹에서 보지 못했던 튀는 시도였다.
안무나 표정도 강렬했다. 민지와 씨엘은 독무 파트에서 섹시한 웨이브를 시도했다. 여성스러운 실루엣이 살아나는 춤이었다. 자신감 넘치는 표정 역시 '제일 잘나가'는 그룹 다웠다. 평범과 획일을 거부하고, 개성과 모험을 강조한 컴백이라는 평가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 변해야 산다 - "투애니원의 강박?"
하지만 변신을 위한 변신이란 지적도 있다. 새로워야 한다는 강박에 기존 팬들과 호흡에서 약간의 엇박을 내고 있다. 특히 음악에 대한 낯설음이 문제다. 새로운 시도는 높게 평가받을만 하나, 음악 자체에 대한 호감도는 이전 곡들보다 높지는 않다는 반응이다.
'인기가요'의 컴백무대 역시 투애니원의 강박을 보여준 사례였다. 이날 씨엘은 앵무새를 어깨에 달고 등장했다. 노래 중간에는 백조가 나왔다. 이제껏 볼 수 없는 신선한 연출임엔 분명했다. 하지만 꼭 동물을 무대에 올려야했냐는 비난은 피할 수 없었다.
이번 타이틀곡에서 추구한 여성미 역시 보편적 정서를 추월했다. 산다라박의 반삭 헤어, 씨엘의 스터드 박힌 재킷 등은 여전히 '강한 언니'에 가까웠다. 대중적인 여성의 감정을 표현하기에, 그들이 가진 개성과 색깔은 여전히 뚜렷했다.
◆ 그래도 2NE1 - "독보적 포지션 긍정적"
그럼에도 불구 투애니원은 투애니원이기에 독보적이다. 국내 걸그룹 중 투애니원처럼 파격적인 무대를 시도하는 가수는 없다. 의상, 음악, 구성 등 모든 면에서 개성이 살아있다. 단 한번도 똑같은 옷을 입지 않고, 똑같은 무대에 서지 않는 그들이다.
투애니원은 컴백을 앞두고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여성미를 추구하다고 해도, 일반적으로 여성스러운 건 좋아하지 않는다"며 "긴 생머리에 획일적이고, 예측가능한 스타일을 추구한다면 굳이 투애니원이 될 필요가 없다"고 그들만의 개성, 투애니원의 방향성을 단언했다.
이런 자신감은 음원 차트로 증명됐다. 각종 음원 사이트에서 1위를 날고 있다. 한 가요 평론가는 "투애니원의 시도에 대해 호불호가 엇갈리는 건 분명하다. 하지만 정상의 자리에서 계속 도전한다는 것 자체로 가요계에 끼치는 영향은 긍정적이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