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나지연·강내리기자] "장동건이 멋있어서 시청하게 됐어. 잘생겼지, 멋있지…. 안 볼 수가 없잖아?"
지난 16일, 오후 11시. 경기도 부천에 위치한 한 찜질방에서 만난 주부 김 모씨(46세). 2층에 위치한 TV 앞에 앉아 SBS-TV 주말드라마 '신사의 품격' 시청을 마친 그녀에게 질문을 던졌다.
"찜질방까지 와서 본방사수를 한 이유가 무엇이죠?"
지난 토요일. '디스패치' 취재진은 서울 강남 L 찜질방, 광진구 H 찜질방, 영등포 S 찜질방, 부천 S 찜질방을 찾았다. 주말극 시청자 선호도를 살펴보기 위함이었다. 드라마가 끝난 뒤에는 생생한 리뷰도 들었다.
▲ 해당 드라마 시청이유, ▲ 캐릭터별 호감도, ▲ 극에서 아쉬운 점 등에 대해 간단히 묻고 답했다. 다짜고짜 던진 질문에 허심탄회한 답변이 돌아왔다. 때론 평론가보다 더 생생한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한 마디로 찜질방에서 들은 진짜 시청자 감상평이다.
☞'신사 vs 닥터진'을 선택한 이유는? : 의외로 주인공이 미치는 영향이 컸다. '신사'는 장동건이 멋있어서, '닥터진'은 박민영이 예뻐서 본다는 쿨한(?) 대답이 나왔다. 이 외에 '신사'는 어른들용 로맨스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고, '닥터진'은 단순히 사극이라 시청한다는 다소 엉뚱한 이야기도 등장했다.
▶ 신사
- 원래 장동건을 좋아했다. 멋있고, 잘생겼다. 그래서 '신사'를 보게됐다. 보면서 더 좋아졌다. 장면장면이 사람을 설레게 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런 점이 매력적이다. ( 김한솔·19·여성· 광진구 H 찜질방)
- '신사'는 장동건이 멋있어서 시청하게 됐다. 그리고 스토리가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서 좋다. 로맨틱 코미디는 20대가 즐기는 러브 스토리가 많았는데 40대 연령층도 즐길 수 있는 이야기 인 것 같다. 오늘 장면 중 김하늘 몸을 모자이크 하는 신 등이 그렇다. 기발하다. ( 박 모씨·44세· 주부·부천 S 찜질방)
▶ 닥터진
- 박민영 때문에 이 드라마를 본다. 화면에 너무 예쁘게 잘 나온다. (김 모씨·50대 남·강남 L 찜질방)
- 원래 드라마는 잘 챙겨보지는 않는다. 그래도 주말극 중에는 '닥터진'은 장르가 사극이라서 좀 더 나와 잘 맞는 것 같았다. 그래서 앉아서 보게됐다. (서 모 씨·57세·회사원·부천 S 찜질방)
☞해당 드라마가 매력적인 까닭은 : 찜질방에서 만난 시청자들은 스토리 전개나 작은 에피소드 하나에 매력을 느꼈다. '신사'의 경우 상상력을 자극하는 솔직담백한 40대의 사랑 이야기, 깨알같은 패러디 장면에 호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았다. '닥터진'은 이범수의 리얼한 연기, 진지한 의술 이야기에 몰입했다.
▶ 신사
- 공감되는 스토리가 많았다. 아무래도 요즘 다른 드라마들과 달리 캐릭터가 나이대가 있어서 리얼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많았던거 같다.
오늘(7회분) 김하늘이 차안에서 술마시는 장면이 왠지 짠했다. 마치 내 이야기인 것 같았다. 공감이 됐다. 나는 주부이지만, 밖에서 일도 한다. 가끔 집에 들어가기 싫을 때 있는데, 그런 점이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다른 드라마에는 없는 장면이다. (한혜순·52·여·광진구 H 찜질방)
- 신사는 대사 하나하나가 깨알같다. 성인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40대의 사랑을 다루는 드라마답다. 장동건이 녹음기를 들으면서 김하늘 옷 갈아입는 모습을 상상하는 장면. 정록이가 태산이에게 "메아리 팬티는 작다"고 말하는 이런 것들이 좋다. 그냥 대사로 끝나는게 아니라 장면을 상상하게 한다.
패러디도 그렇다. 오늘은 '약속' 패러디가 나와서 더 좋았다. 영화 OST가 함께 나와서 당시 그 영화를 봤던 때가 생각났다. 우리 나이 또래의 패러디가 나와서 웃을 수 있었다.
그동안 로맨틱 코미디는 20대 사랑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는데 이건 중년의 사랑이다. 신선하고, 좀 더 리얼한 것 같다. 20대 사랑 이야기처럼 억지로 풋풋하려고 하지 않고 숨기지 않고 있는 그대로 드러내서 진솔한 느낌이다. 이제 20대 사랑 이야기는 식상한 것 같다. (복현규·31· 남· 제조업·영등포 S 찜질방)
▶ 닥터진
- 이범수의 연기가 좋다. 중심을 잡는 사람이 필요한데, 진지할 때는 진지하고 웃길 때는 웃길 줄도 아는 것 같다. 전작 '자이언트'를 인상깊게 봤는데, 여전히 매력적이다. ( 이 모씨·40대 남·강남 L 찜질방)
- 이 드라마는 매회 등장하는 특정 줄거리가 매력적이다. 오늘 같은 경우 기생을 살리기 위해서 송승헌이 고민하는 장면이 나왔다. 페니실린을 개발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하는 신이었는데 내가 과거로 돌아가도 그런 고민을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더 생생했다. ( 박 모 씨·50대· 남· 부천 S 찜질방)
☞캐릭터 호감도는? :'신사'와 '닥터진'은 4~5명의 주인공이 극을 이끌어간다. 그 중 찜질방에서 느낀 캐릭터별 호감도 순위는 어땠을까. '신사'는 단연 장동건이 호감도 1위였다. 코믹 캐릭터로 변신한 이종혁과 남자다운 김수로, 그 다음이 김민종이었다. 게시판에서 김민종이 호감도가 높은 것과는 조금 다른 반응이었다. '닥터진'은 이범수, 남자 시청자가 많은 특성상 박민영. 다음이 송승헌, 마지막 김재중 순이었다.
▶ 신사
- '신사' 중에서는 아무래도 장동건이 제일 좋다. 약간 뻔뻔한 듯 하면서도, 꾸준히 한 여자에 집중하는 그런 느낌이 좋다. 바람둥이(?) 같다는 느낌이 있지만 그래도 의상도 잘 입고, 평소 행동 하나하나에도 그런 센스가 있는 남자를 만나고 싶은 게 사실인 것 같다.
이종혁이 웃기다. 드라마에 활력소를 주는 캐릭터라 좋다. 그동안 굉장히 진지한 배우라고 생각했는데 색다른 매력이 느껴졌다. 특히 부인 김정난과 티격태격 하는 모습, 뻔뻔하게 연기하는 모습 등이 너무 귀엽다. '내 안에 너 있다' 할 때 좋았다. (김 모씨·46세·주부 / 박 모씨·44세· 주부·부천 S 찜질방)
- 4인방이 나오는데 다 다른 성격이어서 다양한 캐릭터 보는 것이 재미있다. 외모로 보면 장동건이 제일 잘생겼고 멋있다. 하지만 나는 태산(김수로 분)이가 좋다. 아무래도 극 중 가장 남자답고, 진중한 그런 부분이 있어서 캐릭터 호감이 큰 것 같다. (한혜순·52·여·광진구 H 찜질방)
- 김하늘에게 호감이 간다. 특히 헤어 스타일이나 의상 스타일이 20대 여성들에게 어필하는 모습인 것 같다. 실제로 내 주변에도 김하늘 머리를 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김미현·27세·회사원·부천 S 찜질방)
▶ 닥터진
- 이범수 연기력이 좋은 것 같다. 흥선대원군을 이전 사극과는 다르게 위트도 있고, 진지하기도 한 또 다른 모습으로 그려내는 부분에서 호감이 간다. 박민영은 아무래도 홍일점이기 때문에 튀는 부분도 있고, 극중 굉장히 똑부러지는 여인으로 나와서 좋게 보여진다. (최 모씨·48세·회사원· 강남 L 찜질방)
- 송승헌은 주인공이라서 인상이 남는다. 선한 이미지로 등장해서 좋다. 그런데 현대적인 마스크 때문인지 가끔 사극이 어울리지 않는 것 같기도 하다. 김재중은 글쎄 잘 모르겠다. (한 모씨·35세·부천 S 찜질방)
☞아쉬운 점이 있다면? : 독특하게 찜질방에서는 '신사' 주인공 장동건의 너무 빠진 살(?)을 안타까워 하는 의견이 많았다. 이전 작품들보다 너무 말라서 그 부분이 아쉽다는 것. 반면 '닥터진'은 타임슬립이라는 허구적인 소재에 대해 거부감이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일부 주연배우들의 연기력도 지적사항이었다.
▶ 신사
- 장동건 살이 너무 빠져서 그거 하나가 너무 안타깝다. 뭔가 굉장히 안쓰러워 보인다고나 할까. 이전보다 말라서 옷빨(?)은 한층 살아난 것 같지만 얼굴살이 너무 빠진 탓에 장동건이 나오는 장면을 볼 때마다 조금만 살을 찌웠으면 좋겠다는 그런 바람이 들곤 한다. (이지영·30대·영등포 S 찜질방)
- 사실 스토리 상에서 공감대가 잘 느껴지지 않는다. 부유층, 잘사는 사람들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듯한 느낌이다. 10대라서 그렇기도 하고, 좀 공감 안될 때가 있었다. ( 김한솔·19·여성· 광진구 H 찜질방)
▶ 닥터진
- 과거로 돌아간다는 설정 자체가 요즘에 많이 나와서 별로였다. 장르는 사극인데 허구라는 부분이 있어서 좀 와닿지 않는 것 같다. 참신함이 아쉬운 것 같다. ( 김주영˙ 32세· 회사원· 강남 L 찜질방)
- 김재중이 나올 때 집중이 안된다. 얼굴도 한복은 잘 안어울리는 것 같고, 말하는 게 어색한 부분이 있다. 송승헌은 초반에 조금 연기가 어색했는데 그래도 조금 나아지고 있어서 다행인 것 같다. 그런 부분에서 연기자들의 균형이 안맞는 부분이 있어서 몰입이 힘들었다. ( 한선희·20대·광진구 H 찜질방)
<관련기사>
▷"장동건에 빠진~걸로"…신사vs닥진, 찜질방 시청률은?
▷"무신->신사, 대이동"…찜질방 4곳, 시간대별 시청추이
▷"한 여자를 만나고"…찜질족, '뻥' 터뜨렸던 그 장면은?
▷"4050은 추적자, 1020은?"…新 드라마, 세대별 시청패턴
▷"불혹의 밀당은 뻔뻔해"…장동건, '신사'의 짝사랑 비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