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서보현기자] 과유불급(過猶不及)을 몸소 보여준 첫 방송이었다. 과장된 표정과 목소리, 리액션에 가려 정작 캐릭터와 스토리는 보이지 않았다. 결국 로맨틱과 코미디, 그 어느 것도 인상적이지 못했던 1회로 남았다.
지난 4일 첫방송된 KBS-2TV '빅' 1회. 여주인공 이민정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진 회였다. 그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됐고, 실제로 대부분의 신에 등장해 극을 이끌었다. 브라운관과 충무로를 오가며 쌓은 실력을 보이기에 최적의 조건이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결과는 아쉬웠다. 이민정은 방송 내내 오버연기로 일관했다. 감정이 과잉될수록 캐릭터의 매력지수는 떨어졌고 연기를 보는 재미는 반감됐다. 新 로코퀸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였다.
홍자매표 로코와 스타를 앞세우며 승부수를 던진 '빅'. 1회만으로는 월화극 전쟁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점치기 어려웠다. '빅'이 첫방송에서 드러낸 위기와 이를 극복할 만한 요소를 함께 짚었다.
◆ 임팩트 약했던 첫방송
시청자가 믿고 보는 홍자매표 로코. 개성만점 캐릭터에 재치있는 대사가 홍자매의 전매특허다. 하지만 '빅'은 달랐다. 마지막 10분을 제외하고는 밋밋했다. 시작부터 눈길을 끌었던 '환상의 커플', '최고의 사랑' 등 전작들에 비해서는 임팩트가 약했다.
1회는 18살의 고등학생이 교통사고로 30살의 남성으로 영혼이 체인지되는 설정을 소개하는데 올인했다. 반면 캐릭터를 비롯한 극 속에 숨어있는 미스테리 등은 단편적으로 그려졌다. 호기심을 자극하지도 못할 정도로 스쳐 지나가는 수준이었다.
시청률도 인상적이지 못했다. '빅' 1회는 7.9% (AGB 닐슨미디어리서치 전국기준) 시청률을 보이며 동시간대 꼴찌에 머물렀다. 물론 전작이었던 '사랑비'보다는 다소 높은 시청률이지만 홍자매와 공유, 이민정 등 스타작가와 배우의 조합으로는 다소 아쉬운 성적이다.
◆ 이민정 오버연기는 독
'빅'이 유쾌하지 않았던 결정적인 이유는 이민정의 오버연기에 있었다. 그는 시종일관 CF를 찍는 듯한 과장된 표정과 대사톤을 고수했다. 슬플 때는 얼굴을 찡그리고 기쁠 때는 목소리를 높이는 식이었다. 표정과 말투만으로도 다음 대사와 행동이 예상 가능했다.
내면연기를 할 때도 예외는 아니었다. 하루아침에 약혼자와 제자의 영혼이 바뀐 상황. 이민정은 황당한 기분을 보여주는데 급급했다. 극 중 인물의 미묘한 심리는 전달되지 않았다. 결국 캐릭터에 공감할 수도, 연기에 감동을 느낄 수도 없었다.
상대 연기자와의 호흡도 매끄럽지 못했다. 특히 신인 신원호와 연기할 때가 그랬다. 이민정은 신원호의 부족한 연기력을 커버하지도 못했을 뿐 아니라 겉돌았다. 연기력은 물론 여주인공으로서의 역량이 아쉬운 대목이었다.
◆ 무거워진 공유의 어깨
결과적으로 공유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공유는 이날 '빅'의 가능성을 보여준 유일한 인물. 후반부에 본격적으로 등장해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였다. 그때 안정적인 연기도 보여줬다. '빅' 시청자들이 2회에 대한 기대감을 버리지 않는 이유다.
다행히도 공유는 '빅'에 안성맞춤 배우로 꼽히고 있다. 그는 영화 'S다이어리'의 코미디, 드라마 '커피 프린스'의 로맨스, 영화 '도가니' 속 내면 연기 등 '빅'에서 필요한 요건은 두루 갖췄다. 제 역할을 다하며 이민정의 부담을 덜어주는 내공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빅'의 진검승부는 2회가 될 전망이다. 공유의 실력과 홍자매 특유의 깨알 에피소드가 더해진다면 틈새공략이 성공할 승산은 있다. 연기력으로 무장한 SBS-TV '추적자'와 MBC-TV '빛과 그림자' 사이에서 로코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지 지켜볼 만 하다.
<글=서보현기자, 사진출처=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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