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 칸(프랑스)=특별취재팀] 칸은 레드카펫도 달랐다. 연인들의 애정을 과시하는 장소, 춤을 추는 댄스 플로어, 우애를 확인하는 장, 팬서비스의 진수를 선보이는 무대로 시시각각 변했다. 레드카펫이 특별한 이유. 바로 스타들의 특별한 퍼포먼스가 있기에 가능했다.
16일(현지시간) 오후 5시 30분 프랑스 뤼미에르극장에서 제 65회 칸국제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이 열렸다. 이 자리엔 개막작 '문라이즈 킹덤' 주연 배우와 경쟁부문 심사위원, 각국 셀러브리티가 총출동했다. 많은 별들이 모인 만큼 레드카펫에는 볼거리도 즐길거리도 넘쳤다.
브루스 윌리스는 동료 여배우 틸타 스윈튼과 반가움의 볼키스를 나눴고, 62세가 된 빌 머레이는 댄스 타임을 가지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알렉 볼드윈은 26살 연하 연인을 번쩍 들어안으며 애정을 드러냈고, 애드워드 노튼은 단체 손키스를 날리며 여성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올해로 꼭 65살이 된 칸국제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한 스타들의 화려한 레드카펫 퍼포먼스를 디스패치 특별취재팀이 에피소드별로 정리했다. 과연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도 많았다.
'26세 연하 약혼녀를 번쩍~!'
◆ 알렉 볼드윈 : "여친 안고 올라가요"
연인과의 애정과시. 칸 레드카펫처럼 좋은 장소도 없었다. 영화배우 겸 감독 알렉 볼드윈(54)에게 그랬다. 볼드윈은 26살 연하인 연인 할라리아 토머스(28)와 함께 개막식 레드카펫에 올랐다. 시작은 평범했다. 여느 연인처럼 팔짱을 끼고, 눈빛을 주고받으며 레드카펫을 걸었다.
퍼포먼스가 등장한 건 그 다음 장면. 토머스는 롱드레스 자락 탓에 걷기 힘들어했다. 그 순간 볼드윈이 기사도 정신을 발휘했다. 연인을 두 팔로 번쩍 안아올려 레드카펫 계단을 성큼성큼 올랐다. 드라마틱한 핑크빛 장면에 레드카펫 여기저기서 부러움의 탄성 소리가 터져나왔다.
"손을 흔들며 댄스, 댄스"
◆ 빌 머레이 : "레드카펫 댄스타임~!"
레드카펫이 댄스 플로어로 변하기도 했다. '할리우드 명배우' 빌 머레이(62)에겐 레드카펫도 축제의 장이었다. 개막작 '문라이즈 킹덤'을 들고, 칸 레드카펫에 오른 머레이는 시종일관 환한 미소를 보였다. 칸에 흠뻑 빠져든 모습. 그래서일까. 레드카펫 퍼포먼스도 명불허전.
머레이가 칸 레드카펫을 걷는 도중 팝송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가 흘러나왔다. 빠른 리듬에 흥겨움을 감출 수 없었는지, 머레이는 레드카펫 위에서 스텝을 밟으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영화제를 즐기는 멋진 모습이었다. 순간 팬들과 취재진의 모든 시선도 머레이에게 고정됐다.
"다정하게 볼뽀뽀, 쪽~"
◆ 브루스 윌리스 : "여배우와 뽀뽀를…"
레드카펫 위에선 우애도 넘쳤다. 게막작 '문라이즈 킹덤' 주연 배우들이 그랬다. 특히 남자 주인공 브루스 윌리스와 여주인공 틸다 스윈튼의 레드카펫이 특별했다. 두 사람은 시간차를 두고, 각각 다로 의전차량을 타고, 레드카펫에 들어섰다. 그래서인지 반가움은 2배가 됐다.
레드카펫을 걷다가 만난 윌리스와 스윈튼. 레드카펫을 걷는 것도 멈추고 서로를 보고, 반가움의 볼키스를 주고 받았다. 팬 서비스로 점철된 영화제 레드카펫에서 할리우드 스타들의 개인적인 친분을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장면. 좀처럼 함께 볼 수 없는 스타라 더 인상 깊었다.
"멀리서도 제 손인사 보이죠?"
◆ 이완 맥그리거 : "손 흔들고, 흔들고"
영국 배우 이완 맥그리거도 칸 영화제에 참석했다. 제 65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 자격으로 개막작 레드카펫을 밟은 것. 평소 과묵하기로 유명한 맥그리거지만, 레드카펫 퍼포먼스는 남달랐다. 모든 것이 팬 위주였다. 팬들의, 팬들에 의한, 팬들을 위한 레드카펫이었다.
의전차량에서 내린 맥그리거는 앞에 모인 팬들에게 다가가 일일이 사인을 건넸다. 팬들과 눈을 맞추기도 했다. 절정은 레드카펫. 맥그리거는 레드카펫을 오르며 쉴 새 없이 손을 흔들고 또 흔들었다. 행여 멀리있는 팬은 보이지 않을까 팔을 길게뻗어 동서남북 인사를 전했다.
"드레스 퍼포먼스는 내가 최고!"
◆ 에바 롱고리아 : "드레스를 펼쳐라~"
레드카펫의 꽃. 바로 여배우다.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우아하게 걷는 여배우처럼 레드카펫과 잘 어울리는 건 없다. 에바 롱고리아의 퍼포먼스가 그랬다. 롱고리아는 로레알 모델로 칸 레드카펫을 밟았다. 이미 3번이나 칸을 찾은 경험이 있는 그녀는 퍼포먼스의 여왕이었다.
롱고리아는 팬들에게 사인을 건넸다. 이후 오랜 시간 레드카펫을 천천히 거닐며 취재진들에게 포즈를 취해줬다. 천천히 공을 들여 다른 포즈들을 취했다. 절정은 레드카펫 끝에서 펼쳐졌다. 롱고리아는 뒤로 돌아 꽃모양으로 장식된 긴 드레스 자락을 계단 밑으로 화려하게 펼쳤다. 이후 얼굴만 살짝 뒤로 돌린 극적인 자세로 팬들에게 인사했다. 한송이 장미 같았다.
<칸영화제 특별취재팀>
글=임근호·나지연·서보현·김수지기자
사진=김용덕·이호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