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김수지기자] 지난 2007년. 소녀시대가 데뷔했다. 당시 가요계에 9명이라는 숫자는 충격이었다. 그동안 4~5인조에 익숙했던게 사실. 게다가 기존 그룹의 2배에 달하는 구성인만큼 멤버들에 대한 집중도를 문제 삼기도 했다.
그로부터 5년 후인 2012년. 걸그룹들이 9인조를 꿈꾸고 있다. 티아라는 멤버 영입과 교체를 단행해 7인조에서 9인조로 변화시켰다. 애프터스쿨 역시 새 멤버 투입으로 8인조에서 9인조로 탈바꿈했다.
이는 9인조 걸그룹이 가진 영향력 때문이었다. 멤버수가 많은 만큼 개인활동으로 인한 공백을 채우기도, 유닛으로 활동하기도 용이하다. 또 퍼포먼스도 5~6명의 걸그룹에 비해 다양한 구도가 가능하다.
9인조 걸그룹들의 깨알같은 멤버 활용법을 살펴봤다.
◆ "개인활동 부담 줄어"
멀티 플레이어가 대세인 시대다. 걸그룹 역시 가수 뿐 아니라 연기와 예능을 병행하고 있다. 이때 그룹 활동과 맞물리는 경우도 있다. 멤버수가 적었을 때는 공백이 크게 느껴졌지만, 9인조가 된 후에는 빈자리를 채우기가 수월해졌다.
앞으로 활발한 개인활동을 기대할 수 있다. 멤버 개인의 특성을 살려 연기와 예능 진출을 적극적으로 시도할 수 있다. 또 유닛 활동도 활발화된다. 성향과 특기가 비슷한 멤버들끼리 따로 또 같이 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
애프터스쿨 측은 "9인조로 전환하면서 멤버들의 개인활동이 좀 더 자유로워졌다"며 "새로운 멤버 투입으로 기존 멤버들의 개인활동에도 부담이 덜해졌고, 빈자리도 크지 않게 됐다. 무대에서도 부족함을 느낄 수 없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 "보컬 라인 강화"
멤버가 다양해지면서 그룹의 색도 다채로워졌다. 풍부해진 음악 성향도 기대거리. 보컬에 강한 멤버, 랩을 잘하는 멤버 등으로 나뉘면서 다양한 스타일의 곡을 소화할 수 있게 된 것. 고음과 저음, 노래와 랩을 넘나들 수 있다.
실제로 티아라는 보컬 강화를 위해 멤버를 영입했다. 현재 티아라에서 노래를 부르는 멤버는 소연 뿐이다. 소연 혼자 노래를 이끌어가기에는 부담이 컸던 것이 사실. 노래 잘하는 멤버를 투입시켜 그룹의 실력을 키웠다.
'티아라' 소속사 김광수 대표는 "노래를 잘하는 멤버를 영입했다. 티아라 기존 멤버들과 나이대도 비슷해 그룹 조화는 이뤄질 것"이라며 "향후 티아라가 가수로서 좀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 "무대 퍼포먼스 향상"
가장 화려한 퍼포먼스를 보일 수 있는 인원은 9명이다. 삼각형, 다이아몬드, 일렬 대형 등 다양한 구도를 만들 수 있다. 멤버 수가 많은 만큼 군무가 더 화려하고 절도있게 보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무대의 산만함도 줄일 수 있다. 좁은 무대에 걸그룹과 백업 댄서가 함께 오르면 산만해보이는 것도 사실. 멤버들에게만 시선이 가도록 해 무대 집중도를 키울 수 있다. 퍼포먼스 그룹에게는 효과적이라 할 수 있다.
애프터스쿨 측은 "9인조가 되면서 퍼포먼스가 업그레이드됐다.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한 무대를 꾸밀 생각"이라며 "멤버 그 자체만으로 완성도가 높은 무대를 선보이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장기 활동 가능, 단 경쟁은 불가피"
9인조 걸그룹은 장기활동이 가능하다. 개인 활동이 보장되고 해외 활동을 병행하면서 개인의 특성이 강화되기 때문이다. 멤버 개개인의 개성 강화로 독자활동도 가능해지고, 그룹의 파워도 강화되는 1석 2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SM 엔터테인먼트는 "소녀시대는 기획 당시 개개인이 다 파워를 가질 수 있도록 구성했다"며 "한 명이 어떤 일을 맡아도 돋보일 수 있도록 노력했다. 결국 개인 활동이 합쳐서 소녀시대에 큰 시너지를 냈다"고 평가했다.
단 그룹 내 경쟁은 피할 수 없다. 인원수가 많은 만큼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자신의 특기를 살리지 못하고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주목도는 떨어지고 제 실력을 제대로 살리지 못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티아라는 팀에 저해되는 멤버를 교체하는 식의 서바이벌을 예고한 상태다.
티아라 측은 "만약 다른 멤버들에게 피해가 간다면 과감하게 해당 멤버를 교체할 생각"이라며 "이 방법이 티아라가 한국과 아시아를 넘어 K팝의 중심에 설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한다"는 입장을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