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이아진기자] "이렇게 공연 내내 뛴 적은 처음인 것 같아요." (싸이)
'싸이 흠뻑쇼 썸머스웨그'(이하 '흠뻑쇼')가 어느덧 11번째 시즌을 맞았다. 무대는 더 화려해졌고, 객석의 에너지는 더 뜨거워졌다.
나이도, 국적도 상관없었다. 50대도 스탠딩석에서 뛰었다. 외국인도 물줄기를 맞으며 뛰었다. 싸이는 이에 보답하기 위해 약 4시간을 쉬지 않고 뛰어다녔다.
싸이와 관객들의 호흡은 단단했다. 싸이가 한 소절을 부르면, 관객들이 다음 소절을 이어받았다. 반주가 잠시 줄어들면, 객석의 목소리가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싸이가 지난 27~28일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종합운동장에서 '싸이흠뻑쇼 썸머스웨그 2026'의 포문을 열었다. 약 3만 3,000명의 관객이 함께했다. '디스패치'가 그 첫날을 함께했다.

오프닝 영상부터 터졌다. 주인공은 1,000만 관객이 선택한 박지훈과 장항준 감독이었다. 싸이는 '왕사남'의 단종으로 분해, 박지훈과 연기 대결을 펼쳤다.
싸이와 박지훈이 '강남 스타일' 맞대결을 펼칠 즘, 장항준 감독이 등장했다. 그의 "오케이" 사인이 떨어지자,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그리고 싸이가 용수철처럼 뛰어올랐다.
"지금부터 아낌없이, 남김없이 뛸 준비 됐습니까?" (싸이)
첫 곡은 '나팔바지'였다. 익숙한 전주가 흐르자, 객석은 우렁찬 함성으로 맞이했다. 싸이가 "함성 소리가 장풍을 맞는 것 같다"고 말할 정도였다.
히트곡 퍼레이드가 이어졌다. 싸이는 '연예인', '댓댓', '뉴 페이스', '젠틀맨', '대디' 등을 불렀다. 물대포가 연달아 터졌다. 관객들은 한 손을 높이 들고 뛰었다.
시원한 물줄기에도 열기는 식지 않았다. 관객들은 곡 사이 틈이 날 때마다 "박재상"을 연호했다. 싸이는 "여러분들의 성대 보호를 위해 제 이름을 외치는 횟수를 최대 5번으로 제한하겠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관객들은 성대를 아끼지 않았다. 첫 번째 게스트 화사가 등장하자, 다시 한번 열렬한 함성이 터졌다. 화사는 '마리아', '멍청이', '굿 굿바이' 등 히트곡을 불렀다.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이후 싸이가 민트색 의상으로 갈아입고 다시 무대에 올랐다. '젠틀맨'과 '대디'로 에너지를 이어갔다. 처음부터 끝까지 공연장이 떠나갈 듯한 떼창이 쏟아졌다.
싸이는 특히 '대디'에서 돌출 무대로 뛰어 나왔다. 댄서들에게 "있는 힘껏 춤추자"고 주문했다. 자신도 댄서들과 함께 온몸을 불태우며 포인트 안무를 소화했다.
"아이처럼 웃으면서 행복한 시간 꾹꾹 눌러 담아 가시길 바랍니다." (싸이)
분위기가 잠시 선선하게 바뀌었다. 싸이는 '어땠을까'와 '아버지'를 선보였다. 객석은 잔잔한 떼창으로 화답했다. 저무는 노을이 무대 뒤를 물들이며 감동을 더했다.
2번째 게스트는 성시경이었다. 그는 싸이와 함께 '뜨거운 안녕'을 열창했다. 이어 '너의 모든 순간', '너에게', '거리에서' 등 자신의 히트곡까지 가창했다.

3부의 첫 곡은 '간지'였다. 싸이는 백댄서들과 함께 힙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폭죽이 터지고, 비트가 고조되자 공연장은 또 한 번 뜨겁게 요동쳤다.
'밤이 깊었네'에서는 곳곳에 싸이 라이트(응원봉)가 켜졌다. 싸이는 빛나는 객석을 한참 바라봤다. "10개월 만에 이런 광경을 보니 익숙하다가도 너무 감사하다"고 외쳤다.
3부 하이라이트는 '강남 스타일'이었다. 전주가 흐르자마자, 관객들이 열광했다. 2절 프리 코러스에서는 반주가 잠시 줄었다. 그 순간 공연장은 관객들의 노래 소리로만 가득 찼다.
정규 공연의 마지막 곡은 '위 아 더 원'이었다. 해가 완전히 저물었지만, 관객들은 지치지 않았다. 곡이 끝난 뒤, 싸이는 다시 한번 관객을 일으켜 세웠다.
"태극기가 자랑스러울 만큼 뛰어주세요!" (싸이)
그 순간 객석이 빨간빛과 파란빛으로 물들었다. 싸이 라이트가 태극기를 그린 것. 폭죽이 하늘을 수놓았다. 그 속에서 관객들은 다시 한번 하나 되어 뛰었다.

노래가 끝났지만, 관객들은 진짜 시작은 지금부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다른 공연이었다면 "앙코르"을 외쳤을 순간이지만, 흠뻑쇼 관객들은 숨을 골랐다. 다시 뛸 준비를 마쳤다.
잠시 화려한 레이저 쇼가 펼쳐졌다. 곧이어 싸이가 다시 나왔다. 추억의 K팝 메들리로 앙코르를 시작했다. '바람났어', '쏘리 쏘리', '노바디', '내가 제일 잘나가', '티어스', '판타스틱 베이비', '뱅뱅뱅' 등을 연달아 불렀다.
객석은 순식간에 클럽으로 변했다. 관객들은 이제 뛰기만 하지 않았다. 너도나도 몸을 흔들며 춤을 췄다. 싸이는 '나는 나비', '낭만고양이', '아파트', '그대에게', '여행을 떠나요' 등 국민 명곡 메들리까지 펼쳤다.
"이런 게 히트곡이 많은 가수의 비애인가 싶은데요. 여러분, 안 들은 노래가 한 곡 있지 않아요?" (싸이)
앙코르 섹션이 1시간이 지났지만, 공연은 끝나지 않았다. 싸이는 '챔피언'으로 앵앵콜을 시작했다. '연예인'도 다시 부르며 무대 곳곳을 뛰어다녔다. 관객들과 눈을 맞추며 노래했다.
마지막 곡은 '예술이야'였다. 관객들은 남은 함성을 모두 쏟아냈다. 공연을 마친 싸이는 "마지막 '예술이야'가 정말 예술이었다"며 "앞으로 64일간 대장정을 이어가야 한다. 오늘의 마지막 '예술이야' 무대를 되새기며 열심히 하겠다"고 인사했다.






<사진=정영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