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정태윤기자] "Like a star dose, when it dies 찬란한 빛을 낼 거야" ('보이저' 中)
별은 죽는 순간 찰나의 빛을 내고, 그 잔해가 새로운 별을 만들고, 또 새로운 우주를 창조한다. 끝은 오히려 새로운 시작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의 '데드 앤드'는 작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말한다. '막다른 길'(Dead End)이 아닌 '끝 그리고'(Dead And).
이별이 아닌 그 다음의 기대를 전한다. 이건 작별이 아닌, 새로운 시작의 선언이다.
'디스패치'가 최근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를 만났다. 한결같은 열정을 들었다.

◆ DEATH 그리고 DEAD
엑스디너리 히어로즈가 17일 8번째 미니 앨범 '데드 앤드'(DEAD AND)를 발매한다. 지난해 발매한 미니 7집 '러브 투 데스' (LXVE to DEATH) 이후 약 6개월 만에 선보이는 앨범이다.
전작에 이어 이번에도 죽음을 키워드로 가져왔다. 가온은 "'러브 투 데스'는 죽을 만큼 사랑했던 이야기를 했다. 그 죽음 다음은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나온 앨범"이라고 소개했다.
죽음이라는 단어는 엑디즈가 오래 품어온 소재다. 주연은 "죽음으로서의 그리움, 그리고 새로운 시작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하고 싶어서 자꾸 그쪽으로 접근하게 된다"고 털어놨다.
가온과 건일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모든 생명체가 공감할 수 있는 주제가 죽음인 것 같아서 선택하게 되는 것 같다"며 "작업할 때 격한 익스트림한 상상을 많이 하는 것도 영향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앨범 제목도 그 연장선이다. 막다른 길을 의미하는 'Dead End'를 'Dead And'로 변형했다. 가온은 " '끝, 그리고'라는 열린 구조로 완성했다. 과연 끝이 진짜 끝일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앨범"이라고 전했다.

◆ 끝의 기억
멤버들 각자에게도 끝의 기억은 선명했다. 가온은 고등학교 3학년 JYP엔터테인먼트에 입사하며 그동안의 모든 과거와 작별한 순간을 떠올렸다.
그는 "입시 준비를 열심히 했었는데, 연습생으로 들어간 건, 인생의 큰 도박이었다"며 "지금 와서 보니, 그 과거와 작별하고 오히려 더 빛나는 내가 돼 있었다"고 말했다.
오드는 중학교 때부터 고등학교까지 이어온 운동을 무릎 부상으로 그만뒀던 순간과 아이돌을 준비하다 회사의 권유로 밴드로 전환해야 했던 때를 언급했다.
그는 "당시에는 정말 혼란스러웠다. 그러나 그렇게 끝을 맺었기 때문에 다음 단계로 시작할 수 있었다"며 "끝을 슬퍼하기보다 무언가를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걸 중점적으로 생각하며 살아가게 됐다"고 회상했다.
정수는 새로운 시작이 아닌 이별 그 자체의 감정을 가사에 녹이는 데 집중했다. "제일 친한 친구와 작별한 경험이 있다. 그때 느낀 공허함과 허무함 등을 생각하며 타이틀곡 가사로 풀어냈다"고 털어놨다.

◆ Voyager
신보에는 총 7곡을 담았다. '헬륨 벌룬'(Helium Balloon), '노 쿨 키즈 존'(No Cool Kids Zone), '헐트 소 굿'(Hurt So Good), '라이즈 하이 라이즈'(Rise high Rise), 'KTM', '엑스 룸' 등이다.
이번에도 6명이 함께 완성한 앨범이다. 가온은 "이번 앨범의 분위기 자체가 다른 앨범들과 다르다. 작별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가지고 온 것도 처음이고, 사운드적으로 재미있는 것도 많다"고 강조했다.
"신스 사운드가 정말 많이 발전했어요. 저희가 보여줄 수 있는 무기가 늘었다고 느꼈습니다. 그동안은 기타와 드럼 위주로 갔다면, 지금은 건반에 어쿠스틱 피아노나 신스, 런치패드 같은 디제잉과 비슷한 사운드를 구현하는 요소들이 추가됐습니다. 조금 더 힙해졌죠." (가온)
타이틀곡 '보이저' 역시 신스 리프로 서막을 올린다. 파워풀한 드럼과 휘몰아치는 기타 연주로 몰입감을 끌어올렸다. 섬세한 정서가 수면 위로 드러나는 전개를 그린다. 더 다채로워진 엑디즈의 음악 세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
가사는 돌아갈 수 없는 지점에 도달했음에도 여정을 이어가겠다는 굳은 의지를 노래했다. 지구를 떠나 항해를 이어가는 '보이저 1호'에 빗대어 표현했다. 건일은 가사 중 "Like a star dose, when it dies 찬란한 빛을 낼 거야"를 언급했다.
이어 "별이 죽을 때 찬란한 빛을 내고 잔해들이 새로운 빛을 만들지 않나. 끝을 마주하는 게 새로운 시작을 위한 나에게 더 좋은 일일 수 있겠다는 결말을 남기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 K팝 슈퍼 밴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의 강점은 역시 라이브다. 지난해 월드투어를 성료했고, '롤라팔루자 시카고'에 서기도 했다. '2025년 부산국제록페스티벌', 영국 록 밴드 뮤즈(MUSE) 내한공연 오프닝 스테이지에서 확약하기도 했다.
준한은 롤라팔루자 무대에 대해 "원래 무대에 집중하면 상황이 잘 기억 안 나는데, 그때는 관객들의 표정이 기억난다"며 "즐거워하시는 얼굴을 보면서 '우리가 나쁘지 않게 무대를 했구나' 생각했다"고 겸손히 말했다.
뮤즈의 내한 공연 오프닝 무대에선 뮤즈를 보러면 3만 명의 마음을 뺏었다. 주연은 "뮤즈의 관객이면 밴드 음악을 굉장히 사랑하는 분들 아닌가. 저희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록커들이니, 그분들을 만족시키기보단, 죄송스러운 무대를 남기지 말자는 마음으로 섰다"고 전했다.
"무대를 하면서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끼긴 했어요. 저희를 모르는 분들이 많을 거라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공연을 하니까 즐겨주시더라고요. 덕분에 긴장이 풀리면서 최선을 다한 퍼포먼스를 할 수 있었습니다." (주연)
라이브를 할 때 가장 살아있다고 느낀다. 주연은 "라이브 할 때를 생각하며 곡을 쓴다. 관객들이 즐길 수 있는 구간을 꼭 설계한다. 저희의 의도를 알아차리시고 깃발을 흔든다든지, 점프를 뛰어주실 때 정말 행복하다. 그런게 밴드의 강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 "꿈은 여전히, 백발 밴드"
장르의 경계를 긋지 않는 것, 그것이 엑디즈의 색깔이다. 가온은 "데뷔 이후 쌓아온 자작곡만 66곡, 다른 참여곡까지 합하면 80곡에 달한다. 그 과정은 자신들 만의 색과 사운드를 찾는 과정이었다"고 강조했다.
"색깔이라는 건 절대적인 곡의 양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시도해 보고 싶은 음악적 색깔들이 많아요. 때문에 다양한 것들을 해보는 것이 엑디즈의 색입니다." (가온)
변하지 않는 것도 있다. 오드는 "저희끼리 늘 말하는 목표 중 하나가 백발 밴드다. '숨이 붙어 있는 한 함께하자'는 게 저희가 굳건히 가지고 있는 목표"라고 전했다.
백발 밴드가 목표인 만큼, 서야 할 무대도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주연은 "잠실 주경기장에 서보고 싶다"고 거침없이 말했다. 준환은 "올림픽 개막식 무대에 서 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오드는 "세븐틴 선배님들처럼 대교 위에서 공연하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고 했다. 건일은 "불꽃놀이가 팡팡 터지는 야외 공연장에서 '불꽃놀이'를 부르고 싶다"고 덧붙였다.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