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정태윤기자] "저를 많이 내려놓은 작품입니다." (박신혜)
배우 박신혜가 1997년으로 돌아간다. 35살 최초의 여성 증권감독관과 20살 고졸 여사원을 오가며 활약한다. 몸도 마음도 아낌없이 썼던 현장이었다.
그는 "20대 때 경험한 것 없이 표현하기에 급급했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은 대사 하나하나가 이해되면서 연기가 됐다. 연기하기에 편했다"고 말했다.
tvN 새 토일드라마 '언더커버 미쓰홍'(극본 문현경, 연출 박선호)가 12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 더링크 호텔에서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배우 박신혜, 하윤경, 조한결, 박선호 PD 등이 자리했다.

'언더커버 미쓰홍'은 오피스 코미디 드라마다. 1990년대 세기말, 30대 엘리트 증권감독관 홍금보(박신혜 분)가 수상한 자금의 흐름이 포착된 증권사에 20살 말단 사원으로 위장 취업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박신혜는 증권감독원 감독관 '홍금보' 역을 맡았다. 홍금보는 개미들의 돈을 슈킹해 딴 주머니 차는 한민증권 사주 일가를 치기 위해 스스로 가방끈을 자르고, 20살 말단 사원으로 잠입한다.
박신혜는 "'지옥에서 온 판사' 이후 즐겁게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를 고민했다"며 "소재가 재미있고, 캐릭터간의 시너지가 좋아서 참여하게 됐다"고 선택 계기를 밝혔다.
작품은 1997년을 비춘다. 그는 "딱히 어려움은 없었다. 저희 대표님이 그 당시에 대기업을 다니시다가 퇴사하기도 이 업계에 들어오셨다. 그간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익숙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저는 초등학생이었지만, 사회적 분위기를 학교 내에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제 한켠에 있던 불편함, 그때 받았던 감정들을 자연스럽게 녹여냈다"고 전했다.

박신혜는 35살과 20대를 오가는 연기를 펼친다. 그는 "어릴 때 데뷔해 많은 분이 제 20살 시절을 기억하고 계시다. 갭을 두기 위해 헤어스타일과 의상에 차이를 많이 두려 했다"고 설명했다.
홍금보는 생머리에 커리어 우먼의 이미지를 살렸다. 쓰리피스에 각진 핏 위주로 준비했다. 홍금보는 힙합바지, 단발머리 헤어핀 등으로 포인트를 줘서 상반된 모습을 완성했다. 여기에 대사의 톤도 다르게 구성했다.
박 PD는 "박신혜 배우가 홍장미와 홍금보의 간극을 어떻게 그릴지 고민을 많이 했다. 비주얼적으로도 연기적으로도 잘 살려줘서 고마울 뿐"이라고 치켜세웠다.

앞서 tvN에서 방영된 '태풍상사'와 비슷한 시대를 다룬다. 박 PD는 "자칫하면 80년대처럼 보일 수 있겠더라. 배우들의 스타일링부터 유선 전화기, 삐삐 등 몇 가지 포인트로 전체적인 풍을 살리려 했다"고 털어놨다.
가장 중요한 건 이야기였다. 그는 "시대 고증도 중요하지만, 각 캐릭터의 관계성, 연대 이야기 등 스토리텔링에 집중하려 했다. 코미디라는 당르적 특성 안에서 어떻게 변화할지 지켜봐 주시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주인공 이름은 90년대 홍콩 액션영화의 황금기를 함께한 홍금보를 떠올리게 한다. 해당 이름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박 PD는 "이 당시까지만 해도 전형적인 여성성에 대한 고착된 이미지가 있었다. 그걸 과감히 뒤집는 여성의 이야기이다 보니, 멋진 정의의 캐릭터를 지니면서도 코믹함을 잃지 않는 홍금보라는 이름이 잘 어울리더라"고 설명했다.

예고편만 봐도 박신혜의 하드캐리를 예고했다. 냉혹한 경쟁 사회 속에서 기득권의 비리를 파헤치며 성장하는 과정을 경쾌하고 호탕한 에너지로 그려냈다.
박신혜는 "저를 많이 내려놓은 작품이다. 몸도 마음도 아낌없이 썼던 현장이었다"며 "13살 때부터 일을 시작했는데, 20대 때는 앞만 보고 달렸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작품의 수가 쌓이고, 가정을 이루고, 한살 한살 성장하면서 그동안 느끼지 못한 감정을 배우고 알아가게 되는 것 같다.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더 다양해지더라. 그래서 연기하기에 더 편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옥에서 온 판사'는 이렇게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과장된 연기를 했었다. 많은 분이 공감해 주셨기에 통쾌하게 받아들여 주셨던 것 같다. 이번에도 공감이 간다면 좋게 받아들여주실 것 같다"고 기대했다.
마지막으로 "저뿐 아니라 연기 잘하는 선배님들과 뉴페이스 친구들이 총출동했다. 신구 조합이 조화로울 것"이라며 "관계마다 재미있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재미있게 즐겨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언더커버 미쓰홍'은 오는 17일 오후 9시 10분 첫 방송된다.
<사진=이호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