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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이 인간군상은, fine"…'파인', 캐릭터의 find

[Dispatch=박수연기자]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욕망을 품고 한 배에 탄다. 들려온 소문 때문이다. 그 바다에 가면, 값비싼 유물을 실은 보물선이 잠들어 있단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전국에서 몰려든 '촌뜨기들'이다. 보물을 캐러 모였지만, 면면은 엉성하다. 사기꾼, 건달, 범죄자까지, 출신 성분도 제각각이다.

작당은 했지만, 실력도 정보도 없이 판만 키운다. 일은 더디고, 의심만 커져 간다. 이 기묘한 공조는, 끝까지 유지될 수 있을까?

강윤성 감독이 또 한 번 장기를 발휘했다. '카지노'(2022)로 보여준 인간 군상극을, 신안 앞바다에 펼쳤다. 욕망에 사로잡힌 이들이 속고 속이는 과정을 집요하게 좇는다.

세계관도 촘촘히 엮었다. 웹툰 원작을 바탕으로 디테일을 풍성하게 채웠다. (원작에 없던) 조연들의 서사까지 하나하나 살을 붙였다.

(※ 이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 얽히는 욕망

'파인: 촌뜨기들'은 1970년, 신안 앞바다를 배경으로 한다. 전국 촌뜨기들이 바닷속에 묻힌 값비싼 도자기를 손에 먼저 넣기 위해 몰려든다. 끝없는 탐욕전을 펼친다.

1화는 오희동(양세종 분)의 성장기로 시작된다. 삼촌 오관석(류승룡 분) 밑에서 자란 희동은 어린 시절부터 범죄에 손댄다. 돈이 되는 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함께한다.

강 감독의 전작 '카지노'는 차무식(최민식 분)의 위인전에 가까웠다. 혼자서 극을 이끌었다. '파인'은 조카 희동의 존재를 추가했다. 관석이 진지하게 무게를 잡을 때면, 희동의 날티와 가벼운 성격이 분위기를 환기한다.

3화까지는 '집결의 시간'이다. 각자의 욕망을 품은 인물들이 하나둘씩 신안으로 모인다. 그들의 서사가 매화마다 차례로 소개된다.

하지만 캐릭터가 많아지며, 전개는 다소 루즈해진다. 인물들은 쌓이는데, 이야기는 제자리 걸음이다. 반복되는 건달들의 기싸움은 다소 식상하고, 긴장감도 옅다.

그 흐름을 바꾸는 인물이 양정숙(임수정 분)이다. 정숙의 감춰뒀던 욕망이 폭주하기 시작한다. 막혀있던 문제를 자금으로 밀어붙이고, 본격적으로 판을 키운다.

◆ 임수정의 폭주

가장 눈에 띄는 건 단연 임수정이다. 드라마 '멜랑꼴리아'(2021) 이후 4년 만의 복귀작이다. 청초함을 벗고,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감행했다.

양정숙은 천 회장의 새 부인이자 흥백산업의 실세다. 돈 냄새를 맡는 순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자금줄을 쥐고 촌뜨기들 위에 군림했다.

외형부터 확 바꿨다. 과하게 부풀린 보브컷과 날카롭게 솟은 아치형 눈썹, 강렬한 레드립까지. 정숙의 욕망을 외형에 그대로 투영했다.

정숙은 당대 여성상에서 완전히 벗어난다. 욕망과 야심으로 가득찬 인물이다. 의상실 뒷방을 은밀한 공간으로 삼고, 희동에게 "이리 와서 사랑해 줘"라며 선을 넘는다.

외모와 말투는 고상하지만, 입에서 나오는 대사는 전혀 다르다. "도둑질하려면 크고 빠르게 하고 떠야지" 라는 한마디로 본색을 드러낸다.

배에 오르지 않았는데도, 누구보다 존재감이 뚜렷하다. 눈빛, 대사, 표정 하나하나에 디테일이 살아 있다. 임수정은 앞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내면까지 공들였다"고 말했다. 그 노력이 고스란히 보였다.

◆ 류승룡의 무게감

류승룡은 늘 장르물에 강했다. 영화 '명량'(2014), '극한직업'(2019), 드라마 '킹덤'(2019), '무빙'(2023)… 매 작품마다 전혀 다른 얼굴을 드리웠다.

이번에도, 류승룡이 류승룡했다. 다수 장르물에서 보여줬던 류승룡표 연기를 또 한 번 발휘했다. 오관석이라는 캐릭터에, 섬세한 시선을 더해 생동감을 부여했다.

여타 작품 속 악당과는 한 끗이 달랐다. 촌뜨기들의 리더지만, 누구보다 성실하다. 잽싸게 상황을 파악하고 묵묵히 제 갈길을 갔다.

메모에 집착하는 설정도 눈길을 끈다. 뻔한 악당이 아니다. 그날의 행적을 꼼꼼히 기록하는 모습으로 사기꾼의 전형을 탈피했다.

한 마디로, 찰떡같은 싱크로율이다. 건달 앞에서도 밀리지 않는다. 진지한 얼굴로 불쑥 던지는 유머는 작품 전체 분위기를 환기한다. 흔들림 없는 열연으로 극의 균형을 단단하게 붙들었다.

◆ 캐릭터 맛집

개성 강한 인물들이 극의 활력을 살렸다. 강윤성 감독은 "캐릭터의 향연"이라 예고한 바 있다. 실제로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톡톡 튄다.

양정숙의 운전기사 임전출(김성오 분), 부산 사기꾼 김교수(김의성 분), 보물찾기를 의뢰한 송사장(김종수 분), 송사장이 꽂은 촌놈 나대식(이상진 분) 등이 차례로 나온다.

특히 목포 건달 벌구(정윤호 분)의 존재는 '킥'이었다. 고향 전남 사투리를 맛깔나게 살렸다. 허세 가득한 말투와 몸짓으로 극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이동휘도 심홍기 역으로 합세했다. 그는 강 감독과 '카지노'에서 호흡을 맞췄다. 공권력을 앞세우지만, 정숙의 검은돈을 받는 부패 경찰. 눈빛 연기 하나로 모든 걸 설명했다.

단점도 있다. 쉴 새 없이 등장하는 인물들 탓에, 몰입이 분산된다. 캐릭터의 개성은 확실했지만, 개개인의 서사를 깊이 있게 조명하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의 중심은 흐트러지지 않는다. 사공은 많았지만, 역할은 분명했다. 결국 모두가 하나의 욕망을 향해 달려간다.

'파인'의 볼거리는 이미 넘친다. 이제 남은 건 떡밥 회수다. 장대하게 펼친 이야기를, 잘 마무리할 일만 남았다.

촌뜨기들의 공조는 언제까지 유효할까. 누가 먼저 배신의 칼날을 빼들까. 자금줄은 확보됐고, 공권력의 감시도 뚫렸다. 선수들은 본격적으로 배에 올라탔다. 이제, 보물을 건질 시간이다.

'파인: 촌뜨기들'은 총 11부작이다. 매주 수요일마다 2개의 이야기를 선보인다.

<사진제공=디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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