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박수연기자]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 있는 듯한 느낌을 살렸습니다."(윤종빈 감독)
기존 형사극의 틀을 깬, 신선한 추리물이 등장했다. 현실과 만화, 그 어딘가의 경계에 섰다. 인물의 관계성도 특이하다. 배우 김다미, 손석구가 의심과 공조를 아슬아슬하게 오간다.
손석구는 "관계성을 표현하는 게 숙제였다. 친한 오빠 동생도 아니고, 남매도 아니다. 원수도 아닌 그 어딘가의 사이"라며 신선함을 예고했다.
디즈니 플러스 '나인 퍼즐' 측이 14일 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그랜드볼룸에서 제작보고회를 열었다. 윤종빈 감독, 김다미, 손석구, 김성균, 현봉식 등이 자리했다.
'나인 퍼즐'은 미스터리 스릴러다. 10년 전 미결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이자 현직 프로파일러 '이나'와, 그를 의심하는 형사 '한샘'의 이야기다. 의문의 퍼즐 조각이 등장하면서, 함께 연쇄살인 사건에 뛰어든다.
김다미가 '이나'를 연기했다. 현장에서 범인의 동기를 가장 빨리 파악하는 명석한 브레인. 다양한 내면을 가진 인물이다. 살인 용의자에서 프로파일러가 된다.
김다미는 "과거에 멈춰 있는 어린아이 같은 모습을 표현했다. 솔직하고 감정대로 행동한다. 어떻게 보면 멋대로인 캐릭터다. 그러나 내면에 연약함과 아픔이 있다"고 밝혔다.
윤 감독은 "처음 대본을 봤을 때부터 김다미가 떠올랐다. 거침없고 직설적이고, 독특하지만 밉지 않은 캐릭터다. (김다미가) 가장 잘 살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손석구는 강력팀 형사 '한샘'을 맡았다. 느슨해 보이지만 사건을 꿰뚫어 보는 집요함과 날카로움을 지녔다. '이나'를 용의자로 끝까지 의심한다.
손석구는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집요한 형사다. 10년 동안 유일하게 자기가 풀지 못한 한 사건을 끈질기게 파헤친다"고 설명했다.
개성있는 형사를 연기했다. "현실적인 추리물이라면, 과묵하고 진지한 캐릭터를 연기했을 것"이라며 "가볍다, 귀엽다'처럼 단순한 게 아니라, 의외성을 두려고 했다"고 전했다.
이나와 한샘의 일명 '불신 케미'가 관전 포인트다. 의심에서부터 공조까지 가는 과정에서 미묘하게 변하면서도, 어느 순간 또 의심이 싹튼다.
손석구는 "일반적으로 경험하기 힘든 관계다. 그래서 최대한 상상력을 동원했다. 내가 하는 게 정답일 거라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샘에게 이나는 지켜주고 싶은 존재이면서, 타도하고 싶은 사람이다. 양가적인 감정이 끝까지 이어진다. 티키타카가 귀엽기도 하면서, 진한 의심 속에서 서로를 괴롭힌다"고 덧붙였다.
현장에서도 케미가 돋보였다. 김다미는 "(손석구가) 먼저 다가와 주셔서 좋았다. 현장에서 가장 많이 붙어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많이 의지했다. 소통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손석구는 "장르성이 짙은 작품의 연기가 처음이라 기댈 곳이 필요했다. 알고 보니 성격이 (김다미와) 비슷한 면이 많았다. 덕분에 정말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나인 퍼즐'은 윤 감독의 첫 추리 스릴러 작품이다. 그러나 기존 리얼리티에 기반을 둔 형사극과는 차별점을 뒀다. 연출, 공간, 의상 등 모든 디테일에 힘을 쏟았다.
그는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했다. 현실과 만화 그 중간 지점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 같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리얼리티가 기초가 되는 형사물이나 범죄수사물과 차별을 뒀다. 의상이나 세트, 자잘한 소품부터 현실과 다르게 디자인했다"고 덧붙였다.
캐릭터들의 의상도 신선했다. 예고편에서 김다미는 스쿨룩 느낌의 캐주얼한 정장을 입고 등장했다. 손석구는 전형적인 형사 복장의 틀을 깼다. 늘 비니를 쓰고 현장을 누빈다.
손석구는 "형사가 비니를 쓰는 게 이질적이었다. 하지만 독특한 설정이라 연기할 때 도움이 됐다"며 "우리가 늘 봐왔던 추리물이 아니다. 그게 의상이나 세트에서 많이 드러난다"고 짚었다.
윤 감독은 넷플릭스 '수리남' 이후 새 시리즈물로 돌아왔다. 그간의 작품 활동 중, 사상 처음으로 극본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는 "예전부터 안 해봤던 작업을 시도하려고 했다. 각본을 쓰다 보면 자꾸 비슷해지는 부분이 생기더라. 항상 새로운 작업을 꿈꿔왔는데, 나인 퍼즐이 충족시켜줬다"고 밝혔다.
화려한 특별 출연 라인업도 예고했다. "20년 영화 인생의 모든 인맥이 다 나왔다"며 "회차별로 주인공이 존재한다. 존재감과 연기력을 모두 갖춘 배우들을 총동원했다"고 강조했다.
손석구는 마지막으로 "보시기 전에 스포일러를 조심해라.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누가 범인인지 추리하면 즐겁게 시청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나인 퍼즐'은 오는 21일 6개, 28일에는 3개, 다음달 4일에는 2개의 에피소드를 공개한다. 총 11편을 만나볼 수 있다.
<사진=송효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