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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신록을 믿고 가자"…김신록, 박정자의 얼굴들 (지옥2)

[Dispatch=김지호기자] "어떻게 연기할까요?" (김신록)

김신록의 질문에, 연상호 감독이 주문했다. 시즌1과 완전히 다른, 과감함을 보여달라는 것. 180도 변한 박정자를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

실은, 요청하면서도 우려가 컸다. 연 감독은 "리얼리즘으로 엄청난 주목을 받은 배우에게, 현실과 거리가 먼 연기를 준비하라고 요구한 건, 죽으란 이야기나 마찬가지였다"고 밝혔다.

이 때문일까. 연상호 감독은 무서운(?)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김신록 배우, '지옥' 시즌1으로 잘 되셨잖아요. 시즌2로 연기적 평가가 곤두박질쳐도, 본전 아닙니까." (연상호 감독)

그러나 김신록은 김신록이다. 결 다른 캐릭터도 완벽하게 해냈다. 압도적인 연기로 화제를 모았다. 초월한 듯, 정신이 나간 듯, 몽롱히 부유하는 듯 보였다. 박정자 그 자체라는 평가다.

'디스패치'가 최근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김신록을 만났다. '지옥' 1과 2를 성공적으로 해낸, 연기파 배우의 단단함을 느낄 수 있었다.

◆ "죄인이, 부활했다"

'지옥'의 박정자는 굴곡진 인생을 살아온 캐릭터다. 시즌1에서는 아이 둘을 낳은 미혼모로서 현실적인 연기를 펼쳤다. 고지를 받고, 아이들과 떨어져 지옥까지 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시즌2는 부활자 박정자로 돌아왔다. 지옥2의 시점은 시즌1로부터 8년 뒤. 박정자는 4년 전 부활해 새진리회 안에서 살아왔다. 이후 정부와 새진리회가 만드는 새 상징이 되려 한다.

"연상호 감독님과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 나눈 이야기가 있습니다. 시즌1이 리얼리즘이었다면, 시즌2는 리얼리즘을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는 새진리회 2대 의장 김정칠과의 만남을 떠올렸다. 해당 신은 김신록의 시즌2 첫 촬영. 김정칠이 "지옥은 어떤 곳이냐"고 물었고, 박정자는 "그리움... 절망감.."이라 말한다.

"첫 테이크를 찍었는데, 모두가 아무 말도 없는 거에요. 보통은 찍고 '오케이'라거나 '한번 더' 등 말을 하는데 말이죠. 나중에 들어보니, 모니터 앞이 술렁거렸대요."

실제로, '지옥2' 연출진은 김신록의 연기에 말을 잇지 못했다. 김신록은 실제로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미친 사람과 초월한 사람의 경계선에서, 목에 힘을 뺀 채 대사를 내뱉었다.

"모니터 앞에서 '이렇게 한다고?', '이런 톤으로 가야해? 이게 맞아?' 등 이야기가 오고 갔다고 해요. 그러다 연상호 감독님께서 '김신록을 믿고 가보자'고 하셨다고 들었어요. 그 신뢰에 감사했죠."

김신록은 "그 첫 촬영에서 우리의 톤이 합의된 것"이라며 "그 후부터는 내가 잡은 톤 안에서 자유롭게 연기했다. 크게 상의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 "지옥을 겪은 여자를 연기했다"

그렇다면, 김신록은 박정자를 어떻게 분석했을까. 김신록은 "박정자 그림은 원작 만화책에 일관된 표정으로 그려져 있다. 초탈한 선지자 같은 얼굴이었다"고 떠올렸다.

"한데, 이게 실사영화로 넘어왔을 때는 다를 것 같았어요. 이미 초월해버린다면, 극을 진행시킬 때 힘이 없지 않을까 생각했죠. 실사영화의 역동성을 가질 수 있는 방향을 고민했습니다."

그는 "박정자는 지옥에 대해 '그리움', '절망감'이라 답한다"며 "그리움은 과거도 미래도 아니다. 닿으려는 끝없는 열망에 가깝다. 가려는 힘이니 역동적이고, 닿지 못하니 추락한다"고 부연했다.

"(감정이) 위로 향했다 떨어지고, 향하고 추락하는 거죠. 그런 역동적임을 묘사하고 싶었습니다. 박정자는 지옥을 겪은 후 해체되고 조각났어요. 그 기억은 꿈일 수도, 환각일 수도 있는 거죠."

김신록은 4회, 앉아서 잠자는 박정자를 예로 들었다. "마치 기면처럼, 앉아서 끼무룩 잠드는 것이다"며 "이 사람이 전체적으로 몽유나 가사 상태일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힘없고 부서진 느낌의 발성도 같은 맥락이었다. "박정자는 부활 후 4년 간 갇혀 있었다. 머리조차 정리하지 못해 부스스하다"며 "소리나 움직임들도 일상성을 벗어나도록 했다"고 말했다.

"박정자가 말을 할 때도, 목소리가 남들처럼 균일하지 않다는 포인트를 뒀어요. 돌발적이고, 조각나 있는 상태로 만들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일종의 모자이크처럼 연기했어요."

박정자는 타인의 죽음의 순간들도 예지한다. "박정자는 접속된 세계가 일반인과 다르다. 그 세계가 훨씬 넓다"며 "시공간이 뒤틀렸다는 인식을 갖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지옥, 그건 말로 설명할 수 없어요"

대화를 나눌수록, 깊이가 느껴졌다. 박정자는 그만큼 '지옥' 대본에 대해 고민했다. "시즌 1도 그랬지만, 2는 더더욱 그랬다. 한 문장 한 문장에서 파생되는 사유와 질문이 큰 작품이었다"고 했다.

대표적인 예로, 김정칠의 질문 신을 꼽았다. "지옥이 어떤 곳이냐"는 물음의 첫 대답이다. 박정자는 "그건, 말로 설명할 수 없어요"라고 공허한 얼굴로 말문을 연다.

"그냥 어버버 하거나, 웅얼거리거나, 끔찍해 하는 얼굴을 보여줄 수도 있었어요. '현실성'이나 '실제적 말하기'를 따진다면, 이 문장을 제가 윤색하거나 즉흥으로 바꿔서 하는 게 맞을 수도 있었죠."

김신록은 "하지만 전 이 작품의 대사를 그대로 살리는 게 진짜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그 한 문장이 나중에라도, 누군가에게 뜻하지 않은 질문이나 사유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라 이야기했다.

"저도 '그건 말로 설명할 수 없어요'라는 대사를 연기할 땐 몰랐습니다. 그런데 시청자로 다시 볼 때, '아. 내게 가장 중요한 대사가 그거였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겐 이게 '지옥'의 주제로 느껴졌거든요."

그는 "사람들은 항상 '왜?'를 묻는다. '왜 이런 집에서 태어났을까?', '왜 내가 이런 불행을 겪어야 할까?' 등을 자문한다"며 "그건 결코, 알 수 없기 때문에 묻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감각적으로 우린 알고 있어요. 그 답을 알 수 없다는 걸…. 그렇기 때문에 집착하죠. 그게 종교를 낳기도, 여러 이념을 만들기도 하고요. 지옥은 그 '왜?'를 묻고야 마는 사람들의 속성을 그리는 작품입니다."

김신록은 "그렇다면 이 상황에서 우린 무엇을 물어야 하나. 오히려 그 상황에서 '우린 뭘 해야 할까'를 물어야 하는 것 아닐까"라며 "지옥의 시즌2가 바로 그런 물음에 관한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김신록의 현재, 그리고 과거와 미래"

'지옥2'가 공개되고, 김신록에 대한 찬사가 쏟아졌다. 김신록의 연기 차력쇼라는 것. 그만큼 박정자의 존재감이 강렬했다는 이야기다. 그건, 그의 치열한 고민이 낳은 결실이었다.

"늘 완벽하려고 하는데, 완벽이란 건 없다는 걸 압니다. 그럴 수도 없고요. 하지만, (완벽) 하고 싶다는 목표는 언제나 있죠. 지금도 그렇고요."

그는 열정적인 배우이자, 사람이다. 과거 서울대 재학 시절에도, (갑자기) 연기에 꽂혀 무작정 돌진했다. "나는 배우가 될 거야"라는 생각 하나만으로, 2004년부터 꾸준히 연극 무대에 올랐다.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연기를 너무 못하던걸요? 연극이란 예술을 이해하고, 연기 수업을 훨씬 많이 받고 싶단 생각도 들었어요. 그래서 한양대 대학원을 가고, 워크샵을 찾고…."

돌이켜 보면, 인기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연극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무명이란 개념이 없다. 이름을 날린다는 개념도 없었다. 다만, 좋은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만 있었다"고 회상했다.

"왜 무대에서 경직됐다는 말을 들었을까? 어떻게 하면 유연하다는 말을 들을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했죠. 마치, 퀘스트를 깨는 것처럼 당면 과제들을 해결해 나갔습니다. 그건 지금도 그래요."

김신록의 마인드는 지금도 똑같다. '지옥' 이후로 쏟아진 스포트라이트에도 담담하다. 예전과 달리 '스타'가 돼도 말이다. 그저, 연기에 오롯이 집중하자는 마음이다.

김신록은 "지옥1이 지난 2021년 오픈됐다. 그 때가 막 OTT 시장이 활성화됐던 시기"라며 "OTT와 함께 성장한 배우가 바로 나라고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신록이 다음 목표를 남겼다.

"요즘은 매체와 장르를 불문하고 연기하고 싶다는 것에 꽂혀 있어요. OTT처럼, 앞으로도 어떤 플랫폼이나 매체가 또 생길지 몰라요. 그것과 함께, 연기를 잘 해나가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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