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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 배우와 연기해줘"…김중희, 1000가지 얼굴들

[Dispatch=정태윤기자] 시작은, 일본 악역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그다음은, 연쇄살인마(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그리고 북한 초능력자(무빙)로 각인시켰다. 

또 새로울 수 있을까. 의심하기가 무섭게, 처음 보는 얼굴로 돌아왔다. 찌질한 꼰대 상사(내 남편과 결혼해줘) 역할. 이번 변신 역시 성공적이다. 

무엇보다, 김중희라는 배우 자체에 주목하게 했다. 네티즌들은 "거기에 나왔던 그 사람 맞냐"며 작품 속 '숨은 김중희 찾기'를 시작했다.

"매번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자는 것이 배우로서의 목표입니다. '이 사람이 저 사람이었어?'라는 말을 작품마다 듣고 싶어요. 연기를 잘했다는 말보다 더 기분 좋죠." (이하 김중희) 

'디스패치'가 최근 김중희를 만났다. '악의 마음'의 살벌한 '남기태'도, '내 남결'의 얄미운 '김경욱'도 없었다. 그저 의욕 넘치는 한 명의 배우가 앉아 있었다. 그는 어떻게 수많은 자아를 탄생시킬 수 있었을까.

◆ "연기 외길만 팠다" 

김중희는 학창 시절을 일본에서 보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한국에 돌아왔다. 연기에 대한 열망 때문이었다. 연기를 배운 적 없지만, 연극영화학과에 합격했다.

"사실 노래로 대학교에 들어갔습니다. 그때는 노래를 좀 했거든요. 나서는 걸 좋아해서 응원단장도 했었죠. 대학에 입학하고 뮤지컬 작품에도 많이 출연했습니다."

그의 무대를 보고, 뮤지컬 업계에서 러브콜도 많이 받았다. 그러나 그는 단호하게 No를 외쳤다. 

"명확한 꿈이 있었습니다. '무조건 영화배우의 톱을 찍겠다'가 목표였어요. 영화 오디션만 보러 다녔죠. 중간에 다른 곳에 한눈판 적도 없습니다."

한마디로 연기 외길만 팠다. 김중희는 이름 없는 단역부터 시작했다. 지원서를 수백 통 넣어도 오디션의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을 때도 많았다. 

포기하고 싶었지만, 배우의 꿈을 놓을 수 없었다. 그는 "오디션조차 볼 수 없는 암흑기가 있었다. 그때 주변 사람들이 잘될 거라는 믿음을 계속해서 줬다"고 털어놨다. 

"연기를 관두겠다고 선포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때 일주일에 한 번씩 집에 찾아와 준 친구들이 있었어요. 족발과 소주를 사 와서 연기를 계속하라고 하더군요. 그분들 덕분에 끝까지 견뎠죠."

◆ "일본어, 기회를 잡았다"

그에게 터닝포인트가 된 건, 영화 '군함도'(2017년)였다. 처음으로 비중 있는 역할을 맡았다. 탄광의 2인자 '야마다'. 일본인 악역이다. 

"캐스팅이 확정되고, 어머니를 안고 대성통곡했습니다. 부모님 덕에 캐스팅된 거나 마찬가지였으니까요. 일본어를 할 수 있어서 기회를 잡게 됐죠. "

이때까지 일본어로 연기를 해본 적은 없었지만, 해내야 했다. 한글과 일본어 2가지 버전의 대본을 받아 자신의 말투로 고쳤다. 툭 치면 나올 정도로 달달 외웠다. 

결과는 대성공. 크래딧을 보기 전까진, 현지 배우로 착각하게 할 정도였다. 언어뿐 만이 아니다.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 조선인들을 비웃는 악랄한 연기까지 완벽하게 소화했다.

배우 김중희의 새로운 챕터를 열었다. 각종 일본인 역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다. 영화 '마약왕'(2018년), '영웅'(2022년), '유령'(2023년), '노량: 죽음의 바다'(2023년) 등. 

"저만의 장기로 배우의 꿈을 이어갈 수 있었어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고민도 있었습니다. 일본어를 할 줄 아니까 일본인 역을 맡는 것이 아닌, 배우 김중희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 "악의 마음, 칼을 갈았다"

'일본인 전문 배우'. 그를 따라다닌 수식어다. 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에서 그 꼬리표를 뗄 기회를 잡았다. 희대의 연대살인마 정남규를 모티브로 한 '남기태'로 분했다.

김중희는 외면부터 내면까지 정남규(13명을 살해하고 20명을 다치게 한 인물)가 되기 위해 몸부림쳤다. 먼저, 방을 온통 정남규의 사진으로 도배했다.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순간에도 정남규만 생각했다. 더 많이 죽이려 매일 10km 달리기를 한 실존 인물처럼, 뛰는 연습도 했다. 매일 토하고 뛰기를 반복했다. 

"말 그대로 칼을 갈았습니다. 우울하고 힘들었지만, 정말 노력했어요.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했습니다. 저의 몫이니, 당연히 열심히 해야 했죠."

살짝 벗거진 헤어스타일, 빨간 트레이닝복과 마스크, 그리고 살인을 하며 쾌락을 느끼는 섬뜩한 표정까지. 마치 정남규를 삼킨 듯한 싱크로율을 완성했다.

그는 "정남규가 현장 검증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마스크를 내리고 씨익 웃는다. 실제로 정남규가 했던 행동이 생각나 아이디어를 제시했다"며 "그 사람으로 사니, 어떤 포인트를 넣어야 할지 보이더라"고 덧붙였다.

◆ "내남결은, 친근하게" 

주로 강렬한 캐릭터를 맡아왔다. 그래서 '내 남편과 결혼해줘'의 김경욱 과장이 더욱 반가웠다. 코믹한 비호감 캐릭터. 미팅 전, 웹툰을 완독하고 캐릭터를 완벽히 구축해 갔다.

"악역은 악역인데, 그동안 제가 해온 느낌과는 달라요. 꼰대 상사 느낌. 어떻게 해야 허술해 보일까에 초점을 뒀습니다. 욕을 해도 타격감 없게, 무서운데 무섭지 않은 진상이 핵심이었죠. 특유의 방정 맞은 웃음소리도 만들었고요."

비호감 역할에 대한 부담은 없었을까. 그는 "이미 많이 해와서 전혀 부담 없었다. 그 캐릭터를 표현해야 한다면 망가짐도 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가벼운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에 대한 후련함이 컸다. 김중희는 "밝은 장르이다 보니 저도 촬영하면서 즐겁더라. 촬영장에서 김과장 만의 웃음소리를 내며 돌아다녔다"고 전했다.

역할이 가벼워졌지만, 치밀한 노력은 변함 없었다. 원작의 푸근한 몸매를 만들기 위해 살도 찌웠다. 갑작스런 증량으로 식도염이 왔을 정도.

"원작과 싱크로율을 높이려고 허리둘레를 2개나 올렸습니다. 그런데도 티가 안 나더군요. 저만의 김경욱을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회사 다니는 친구들에게 상사들의 특징도 물어봤고요. 분장도 더 과하게 했죠. 얄밉지만 재미있다는 말을 들을 때 성취감을 느꼈습니다."

◆ 배우 김중희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최고 시청률(닐슨코리아 기준) 13%까지 찍었다. 포상 휴가까지 선물 받았다. 김중희에게도 의미가 남다른 작품이다. 

그도 그럴 것이, 역할이 아닌, 김중희를 알린 작품이다. 그는 "드라마가 사랑받은 만큼, 저라는 배우를 알리는 터닝포인트가 된 것 같다"고 털어놨다. 

"전작들이 다시 회자되면서 '이 사람이 그 사람이었어?'라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종방연 때의 모습도 많이 화제 됐고요. 매번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것이 목표인데, 열심히 준비한 것에 대한 보상을 받은 기분이에요." 

오랜 시간 기다렸다. 지난 2011년 '가문의 영광 4: 가문의 수난'. 이름도 없는 단역으로 시작했다. '군함도'를 찍기까지 6년이 걸렸다. 그 긴 시간 동안 한눈팔지 않고 버텼다. 그리고, 드디어 빛을 봤다.

"노력하는 과정이 길면 길수록 기회가 왔을 때 더 크게 빛나는 것 같아요. 한 우물만 판 것이 답이었던 것 같습니다. 기차는 어차피 오게 돼 있어요. 그 자리를 떠나지만 않으면 탈 수 있는 거죠. 내 몫을 꾸준히 하고 있으면, 언제가 나에게 기회는 옵니다." 

그의 소감은 생각보다 덤덤했다. 그리고, 미래를 말하는 입은 단단했다.

"제가 보여드린 건 30% 정도밖에 안 되는 것 같아요. 다 하고 싶어요. 로맨스, 휴먼, 누아르 등…. 갈 길이 멉니다. 배우란 과정이 8, 보여주는 게 2라고 생각해요. 그 8을 재미있게 잘 쌓으면서 하나하나 해나고 싶습니다." 

<사진제공=길스토리이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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